SBS <신의 선물> 1화에서 김수현(이보영 분)과 그의 딸 한샛별(김유빈 분)이 사진을 찍고 있다.

SBS <신의 선물> 1화에서 김수현(이보영 분)과 그의 딸 한샛별(김유빈 분)이 사진을 찍고 있다. ⓒ SBS


요즘 아이들은 꿈꾸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극성 엄마들 때문이다. 학교, 학원, 집이라는 코스를 돌며 매일 같이 머릿속에 지식들을 강제로 주입 당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다.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 – 14일> 지난 3일 포문을 열었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로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보영의 엄마 연기에 대한 기대는 높았다. 이보영이 맡은 엄마 김수현 캐릭터는 현실적이긴 했지만,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강남 엄마였다.

세상은 알지만, 딸은 몰랐던 열혈 엄마 김수현

<너목들>에서 장혜성(이보영 분)의 엄마 어춘심(김해숙 분)은 무심하지만 정이 많았다. 가난했지만 딸의 꿈을 존중하고 지켜봐 줬으며 딸의 감정을 배려할 줄 아는 어머니였다. 딸을 믿어주고 세상과 타협하는 법을 강요하지 않고 당당하고 솔직하게 살 수 있도록 교육했다.

하지만 <신의 선물>에서 이보영이 연기한 샛별이 엄마 김수현은 세상과 타협하는 법을 먼저 가르쳤다. 꿈이 많아 뛰놀고 싶은 딸의 감정은 무시했다. 미래를 위해 무작정 책상으로 밀어 넣으려 했다. "엄마 거기 자몽주스가 맛있었대"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맛있었대'가 시옷이야? 쌍시옷이야?"라며 매 순간 학습을 강요하는 교육방법은 불편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엄마는 세상의 어두운 면은 잘 알지 몰라도 딸의 어두운 면은 알지 못했다. 샛별이는 학교에서 바보라고 놀림 받고 영어 학원에서는 아무도 샛별이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엄마는 샛별이가 왜 공부를 싫어하는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전혀 알지도 묻지도 않았다.

엄마의 변화, 감동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SBS <신의 선물> 1화에서 김수현(이보영 분)이 딸 샛별의 유괴소식을 듣고 있다.

SBS <신의 선물> 1화에서 김수현(이보영 분)이 딸 샛별의 유괴소식을 듣고 있다. ⓒ SBS


딸의 유괴 사실을 듣는 순간 엄마의 눈빛은 달라졌다. 냉정하고 차갑게 현실을 바라봤던 엄마지만 딸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상황에서 같은 태도를 보일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딸의 납치로 엄마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첫 회에서 엄마는 실수로 집에 들어온 흥신소 대표 기동찬(조승우 분)을 구치소에 넣고 말없이 딸과 함께 놀러 나간 지적장애인 기영규(바로 분)의 뺨을 후려쳤다. 딸에게 위험요소가 될 만한 사람은 '폭력'으로 응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만만치 않다. 죄의식 없이 사람을 죽이는 살인자에게서 딸을 구할 수 있을까.

만약 딸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딸의 꿈을 무시했던 과거의 교육법을 후회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김수현에게 요즘 자식들의 미래만 바라봐 스스로 꿈꾸지 못하게 하는 열혈 엄마의 모습이 투영된 만큼 그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열혈 엄마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사회적 변화를 불러일으킨다면 금상첨화.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선 드라마가 성공해야 한다. 하지만 <신의 선물> 첫 회는 너무 많은 캐릭터를 소개하며 복잡하게 진행됐다. 첫 회는 담담하게 지켜봤지만 2회에서는 스토리 라인을 강화해 인물들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어야 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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