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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MBC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사회를 열어 안광한 MBC미디어플러스 사장을 MBC 신임 사장으로 선출했다.

사실 처음에 대중은 MBC 사장 선임에 관심이 없었다. 누가 사장으로 되더라도 그것은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일 뿐 MBC가 달라질 가능성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이 사장으로 유력하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투표 결과 5표를 얻은 안 사장이 선출되었고 유력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 지사장은 한 표도 받지 못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언론노조 MBC 본부는 어떤 입장일지 궁금했다. 지난 26일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한동수 MBC 노조 홍보국장을 만나 사장 선임 문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 홍보국장은 "두 분(안광한·이진숙) 모두 얼마 전 판결문에서 위법 상태라고 표현한 김재철 체제를 지키는 데 앞장섰던 사람들이고 누가 되든 그 체제가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차이는 없지만 이 지사장이 한 표도 안 나온 것은 의외"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불방사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후 플러스>를 폐지시켰다. 2012년 노조 파업 당시 김재철 사장이 조합원들에 대한 해고 및 징계를 강행할 때 인사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다음은 한동수 MBC 노조 홍보국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MBC 노조 한동수 홍보국장
 MBC 노조 한동수 홍보국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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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초 이진숙 워싱틴 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이 임명되었어요.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십니까?
"이 지사장이 유력했으나 안 사장이 되었는데 저희 입장에선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두 분 모두 얼마 전 판결문에서 위법 상태라고 표현한 김재철 체제를 지키는 데 앞장섰던 사람들이고 누가 되든 그 체제가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다만, 궁금한 것은 이 지사장이 단 한 표도 안 나왔다는 것이 의외죠. 정치적 암약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비토를 당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향후 안 사장이 본부장이나 임원급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 최명길 부국장은 '들러리'였다고 보시나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고 봅니다. 3배수 추천 과정부터 안광한, 이진숙은 나란히 5표를 받았고, 최종 표결에서 그 5표는 모두 안광한에게 갔습니다. 사전에 이들 5명은 의견 조율을 거쳐 안광한으로 굳어졌다고 봐야죠. 애초에 최명길 부국장이 이 구도를 깨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어제(25일) 안 사장이 취임사에서 "MBC 신뢰도를 떨어뜨린 것은 노조의 잦은 파업 때문"이라고 했는데.
"진단이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중립성이나 공정성이 시비의 대상이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까지 MBC 보도나 시사프로에 대한 탄압이 어떤식으로 편파적이었는지에 대한 진단이 정반대인 것 같아요. 진단 자체에 동의할 수 없어요."

- 혹시 이진숙 지사장을 보도국을 장악하는 데 이용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런 전망도 없지 않습니다. 이진숙 지사장이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는 게 '거래'의 결과인지 방문진의 '선택'인지 향후 인사를 통해 드러날 거라고 봅니다." 

- 안 사장 경력이 화려해요.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을 불방시켰고, <후 플러스>를 폐지했고 2012년 노조 파업 당시엔 김재철 사장이 조합원들을 해고 및 징계할 때 옆에 있었죠. 때문에 더 반감이 크지 않나요?
"저희가 파업했을 때 김재철 체제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그 당시 안 사장이 부사장이었잖아요. 인사위원장으로서 징계를 주도했거든요. 그리고 파업 전엔 MBC 공정성의 두 축은 보도와 시사프로였어요. 시사프로에 거기에 경영논리를 들이대고 할 때부터 구성원의 반감이 있었는데 결정적인 것은 부사장하면서 징계남발이죠. 얼마 전에 사장 면접할 때 가슴이 아팠었다는 말은 했다고 해요. 근데 그 당시 징계위에 들어가신 분들은 그렇게 말씀 안하시더라고요. 오히려 김재철 사장 못지 않게 파업에 대해서 정치파업의 프레임를 덮어 씌우고 파업 참여자들에게 적대감을 표현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반감이 클 수밖에 없죠."

- 그럼 해고자 복직 문제는 물 건너간 것일까요?
"물 건너갔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법적 투쟁 중이잖아요. 사측이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지만 그럴 의지는 없어 보이고 사장 면접과정이나 취임사에서도 해고자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죠. 복직에 대해서는 계속 법적 투쟁할 것입니다. 1심에서 나왔던 상식적인 판단이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봐요."

- 사장 선임 직후 이성주 MBC 노조 본부장은 "파업을 하고 싶지 않아도 합법 파업이라는 공간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원하는 건 아니지만 피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라고 했죠. 그러나 파업만이 능사가 아닐 뿐더러 파업을 한다 하더라도 노조원 대부분이 뉴스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실익이 없어 보이는데요.
"이건 위원장의 생각뿐만이 아니라 MBC 구성원이 생각하는 강조점은 파업을 하고 안 하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의 정상화예요. 공정성이 땅에 떨어졌고 해고자들은 못 들어오고 있고 단체협약이 없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현실. 이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강조점이 있는 것이죠. 이런 상태가 지속되어서 파업을 해야 할 상황이 오면 피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하겠다 말겠다 하는 것은 아니에요."

- MBC 노조가 유약해졌다는 말도 있던데요.
"예전의 노조가 강성이라는 말도 그렇고 지금 노조가 유약해졌다는 말에 저는 동의 못해요. 그때는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그런 결정을 했던 것이고 지금은 파업 후유증으로 많은 사람이 해고를 당했고 일터로 못 돌아가고 있고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다시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것은 저희 입장에선 어려운 일이죠."

- MBC 기자 출신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안 사장의 미션은 김재철 체제 유지와 MBC 민영화"로 뽑으셨던데 이 두 가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 사장을 보고 김재철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거고 민영화 관련해선 저희가 먼저 언급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가능성에 대해 말하면 'MBC를 민영화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고 누군가 하더라고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보면 MBC 지배구조가 엉성해요. 그래서 더 쉽다는 얘기도 해요. 가능성보단 민영화를 하려는 의지에 따라 할 수 있다고도 봅니다."

'MBC 새 사장 안광한, 할 말이 없다'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정문에서 안광한 MBC 사장 임명을 규탄하는 묵언시위를 마치고 출근을 하고 있다.
▲ 'MBC 새 사장 안광한, 할 말이 없다'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정문에서 안광한 MBC 사장 임명을 규탄하는 묵언시위를 마치고 출근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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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 침묵시위를 하셨는데 주위 반응은 어떠셨습니까?
"'새사장 오는데 너무 얌전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없진 않았어요. 근제 저희는 그럴 때라고 판단했고 '당신이 뭘 했는지 우린 알고 있다. 우린 당신에 대해 이런 우려를 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 당신이 응답해야 한다'는 메시지 정도를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 현재 언론 상황은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조중동이 윽박지르다시피 해서 진출한 종편이라는 것이 종합편성을 안 하고 보도만 하잖아요. 방송이 친정부적인 매체로 장악된 것 같아요. 신문은 한겨레나 경향이 있지만 방송은  JTBC가 노력하고 있지만 그런 반대 목소리를 내는 매체가 없거든요. 그런 것이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의 판단을 흐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 JTBC 뉴스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JTBC 뉴스 보고 나름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당파성을 떠나서 기존의 지상파 방송매체가 가지고 있던 얄팍함보다 현장성 있게 심층적으로 하려는 시도. 거기에 공정성이라는 부분도 기존의 방송과 달리 노력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MBC 구성원으로서 그런 뉴스를 손석희 사장이 다른 회사에서 진행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어요."

- 그럼 <뉴스타파>나 <국민TV> 같은 대안 언론의 등장은 어떻게 보세요?
"두 가지 생각이 듭니다. 민주주의 다양성을 반영한다는 시각에서 보자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방향이고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존 언론들이 제 역할을 못해서, 제도권 언론의 언로가 막혀 버린 막다른 길에서 대안 언론들이 등장하게 된 점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들어야 하고 알아야 할 뉴스를 이들 대안언론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편으로 현업 언론 종사자로서 상당한 자극과 힘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안언론들은 방향뿐만 아니라 방법에 있어서도 기존 언론이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2년 파업을 하고 이후에는 그것이 내부적이든 외부적이든 어떤 계기들이 있었어요. 사징이 교체된다든지 총선으로 정치구조가 바뀐다든지 했는데 안 사장이 오면서 좋든 싫든 이 체제가 앞으로 3년은 가요. 그동안은 단기적인 계기들을 보고 공학적으로 재거나 숨었다면 이제는 어떤 면에서는 진을 펼치고 노조가 요구하는 것들을 선명하게 요구하면서 MBC 노사관계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일로 치자면 약간 체념하고 지내는 사람도 있고 불 같이 저항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제는 담담하게 무너졌던 틀을 다시 세우는 데 나서야하지 않나 생각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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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