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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수진 학생은 2년 전 이윤옥 판소리연구소장에게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한지 8개월 만에 전국 국악대회에서 특별상을 받고 지난해 사천와룡문화제, 진주개천예술제에서는 각각 장려상과 동상을 받았다. 뇌병변 1급 장애를 안고 비장애인 학생과 겨뤄 얻은 값진 성과였다. 사진은 (왼쪽부터) 오수진 학생 어머니 김은옥 씨, 오수진 학생, 사천여중 특수학급 이춘희 보조교사, 사천여중 특수학급 권혁신 교사
 오수진 학생은 2년 전 이윤옥 판소리연구소장에게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한지 8개월 만에 전국 국악대회에서 특별상을 받고 지난해 사천와룡문화제, 진주개천예술제에서는 각각 장려상과 동상을 받았다. 뇌병변 1급 장애를 안고 비장애인 학생과 겨뤄 얻은 값진 성과였다. 사진은 (왼쪽부터) 오수진 학생 어머니 김은옥 씨, 오수진 학생, 사천여중 특수학급 이춘희 보조교사, 사천여중 특수학급 권혁신 교사
ⓒ 뉴스사천 심애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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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진이는 끈기가 있고 의욕이 강해요. 책임감도 강하고요. 고등학생이 돼 서도 그 자세 변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사천여자중학교(교장 황성의) 특수학급 이춘희 보조교사는 올해 졸업하는 오수진(사천여중·3) 학생에게 해 줄 칭찬이 너무 많다.

졸업식을 사흘 앞둔 11일, 사천여중 특수학급 교실에서 마주한 수진 학생은 수줍어했다. 긴장한 기색이었지만 질문에 답할 땐 눈을 맞추고 또박또박 말했다.

"명창이 되는 게 꿈이에요."

왜 판소리가 좋으냐는 물음에는 매우 짤막하게 답했다.

"재미있어요. 자신감이 생기고, 노력하게 되요."

명창이 돼서 사람들이 자신의 소리를 들었을 때 '열심히 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학교 3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대에서 판소리 공연을 하고 친구들과 가요를 부를 수 있었던 학예제 란다.

뇌병변 1급 장애. 걷는 것조차 마음대로 잘 안 되는 불편함을, 이토록 불공평한 삶을, 어쩌면 이렇게 아무 불평 없이 기특하게 살아낼까. '힘든 노력'에 대한 이 고집스러운 열정은 어디서 왔을까.

"어머니께서 노력을 많이 하셨어요. 수진이에게 뭐가 필요할까를 항상 생각하시고 이것저것 해 볼 수 있게 하시죠. 끊임없이 그렇게 한다는 건 쉽지 않아요."

사천여중에서 특수학급을 맡고 있는 권혁신 교사는 어머니인 김씨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의 말처럼 수진 학생이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를 하기까지 그리고 판소리 명창을 꿈꿀 수 있기까지는 어머니 김은옥씨의 사랑과 희생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17년이 있었다.

"잘 걷지 못하고 말도 못했던 시절이 있었지요. 지금은 정말 많이 나아진 겁니다. '오이', '사과' 두 단어 말하게 하려고 먼 곳까지 언어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전국에 있는 좋다는 병원들 다 다녔어요. 손가락 재활운동 차원에서 일찍이 피아노도 시켰고요."

김씨는 복잡한 충격에 휩싸여 있기보다 처음부터 다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였다. 워낙에 밝고 쾌활해 사람들은 그녀에게 이런 아픔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정성, 에너지,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단다.

"제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원동력인 것 같아요. 저라고 왜 안 울었겠어요. 그럼에도 수진이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쏟을 수 있는 건, 내가 그 '무한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수진이는 제 인생에 큰 아픔이 아니라 큰 축복입니다. 수진이가 아니었다면 그저 그렇게 살았을 거예요. 수진이 때문에 여행을 다니고 수진이 때문에 일을 하고 수진이 때문에 더 활기차게 살거든요."

두 모녀가 꼭 닮았다. 뜨거운 삶도, 웃음도.

그리고 이들 삶에 '거치적거리는 것'은 없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 제19호 신문과 인터넷에도 실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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