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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17일 CBS 변상욱 대기자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지난 5년 동안 정치계와 언론계 그리고 연예계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해왔다. 때론 인터뷰이 요청이 와도 기사화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때론 상황이 바뀌어 다시 인터뷰한 상황도 발생했다.

그렇게 달려온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가 100번째를 맞이했다. 이번 인터뷰는 한국 언론의 맥을 짚고자 고민하던 중 지난 2012년 MBC 노조 파업 중에 해고되어, 현재 독립 언론 <뉴스타파> 앵커를 맡는 최승호 PD가 떠올랐다.

 <뉴스타파> 최승호 앵커.
 <뉴스타파> 최승호 앵커.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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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만난 최 앵커는 현재의 언론 상황을 "이명박 정부 때와 같은데 상황은 더 나쁘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민이 언론을 믿지 못하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 전체와 국가가 본다. 또한,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박 대통령이 실패할 확률이 100%"라며 박근혜 정부의 언론장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한 지난주에 있었던 민경욱 전 KBS 앵커의 청와대 대변인 임명에는 "KBS 문화부장이었고, 3개월 전에는 KBS 뉴스 앵커였던 사람이 청와대에서 오퍼가 오니까 주저 없이 버리고 청와대로 간 것은 처음 보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면서 보도국 일을 하면 청와대가 싫어할 보도는 안 한다. 이게 우리 언론의 비극적인 현실이다"고 한탄했다.

최 앵커가 MBC 출신이기 때문에 MBC 문제를 언급 안 할 수 없었다. 지난달 해고무효 소송에서 승소한 것에 "저와 동료들이 해고 무효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기쁘기도 하지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법원이 파업을 정당했다고 본 것"이라면서 "이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매우 선진적인 판결이며 대한민국 언론자유를 확장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MBC 신임사장 선임 전망에는 "MBC를 '땡박뉴스'하는 방송사로 만들어 갈 사람을 사장으로 내정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언론정책을 완전히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언론 문제에 대한 책임은 박근혜 정부가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며 더 깊은 수렁으로 들어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최 앵커는 "여러모로 어려운 사정이 있는데도 굴하지 않고 100회나 인터뷰를 진행하셨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승호 <뉴스타파>앵커와 나눈 1문 1답을 정리했다.

"'땡박뉴스' 만들 사람 내정한다면 박 정부가 책임져야"

 <뉴스타파> 최승호 앵커
 <뉴스타파> 최승호 앵커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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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 앵커가 된 지 어느덧 1년 되었어요. 최 앵커가 맡은 후 1년 조세피난처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등 굵직한 사안을 집중 보도했는데 지난 1년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가장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역시 국정원 트위터를 통한 대선개입을 밝혀낸 것이라고 생각해요. 리서치를 정밀하게 해서 밝혀낸 건데 다른 언론에서는 쉽지 않은 <뉴스타파>의 역량이 발휘된 것이죠. 어차피 알게 될 것을 좀 더 빨리 보도하는 특종과 이처럼 그냥 두면 묻혀 버릴 것을 발굴해 내는 것은 좀 종류가 다른 특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직접 취재까지 한 것 중에는 4대강 보도가 기억나네요. MBC에 있을 때 제가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을 방송했는데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대운하 사업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란 것을 숨기고 4대강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거짓 사업을 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어요. 그 보도 때문에 당시 청와대에서 불쾌하게 생각했고, 이후에 해고되는 과정에도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요. 그런데 <뉴스타파>에 와서 이 문제에 대한 후속 취재를 해서 4대강이 사실상 대운하였다는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혔죠. 보도 후에 '감사원의 4대강 사업이 대운하였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해서 나름 감개무량하다고 할까... 그런 의미가 있었어요."

- 지난해 <뉴스타파>에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사건을 꾸준히 보도해 여론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그런데, 지난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잖아요. 이 같은 결과는 사법부 문제가 아니라 무죄가 나오도록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을 찍어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그런 측면도 있죠. 우선은 이 사안에 대해서 채 총장이 재직할 당시도 제대로 된 수사를 한 거라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빠른 시간 내에 경찰을 압수수색했어야 했고, 구속도 시켰어야 하는 데 못하지 않았나요? 그리고 기소할 때도 김용판 전 청장만 했지 다른 경찰 내부 인사를 기소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를 제대로 못했어요. 그 정도의 아주 미약한 수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채 총장을 결국 찍어냈잖아요.

그 뒤엔 더 이상 수사를 못하는 거죠. 또 윤석열 수사팀장을 비롯한 수사 지휘부를 징계하고 다른 곳으로 발령을 냈고, 심지어 공소 유지를 담당하고 있던 일반 수사 검사 2명도 지방으로 전출시켰기 때문에 수사팀을 해체한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보통 기소하면 수사가 끝난 것으로 아는데 그게 아니라 재판 중에도 피고측과 계속 논리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수사를 계속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수사팀을 해체하다시피 하니까 그러한 주장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 수밖에 없죠.

그러한 결과로 재판부가 보기엔 검찰이 주장하는 논거들이 근거가 상당히 미약한 것 아니냐는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었겠죠. 물론 재판부의 김 청장 무죄 판결은 매우 문제 있는 판결이고, 심지어 정치적인 판결이라고 생각해요. 재판부가 그런 성향을 갖고 있더라도 좀 더 확실하게 재판부에서 부정하기 어려운 정도로 입증했더라면 아무리 재판부가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기 어려웠겠죠. 그런 부분은 결국 박근혜 정권이 만들어 줬다고 생각해요."

- 다시 특검 주장이 나옵니다만, 일각에서는 특검할 시기는 지났다는 목소리도 있던데...
"시기가 지났다는 얘기는 새누리당이나 일부 법조계에서 그런 주장하는 분들도 있어요. 물론 법적으로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시 수사해서 기소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은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지금까지 수사를 안 한 부분도 많아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새누리당과 경찰 간의 연락과 공모가 있었나 하는... 국정원과도 마찬가지죠. 이런 부분은 수사가 제대로 안 됐어요. <한겨레>에서도 보도했지만, 당시 새누리당 고위 실세들과 경찰 고위 관계자들, 국정원 관계자들이 서로 통화한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고 통화기록을 검찰이 확보했음에도 채 총장이 물러난 후에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바꿔 결국 제출이 안 됐다는 거예요.

3자 간에 전화통화가 활발했다는 것은 서로 공모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새로운 사실이잖아요. 그런 것을 제대로 수사하면 무엇이 새로 드러날지 모르죠. 그렇기 때문에 얼마든지 수사할 수 있어요. 오히려 독립적인 특검이 임명되어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하지 못한 부분을 철저히 파헤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뉴스타파>는 두 차례에 걸쳐 한선교 의원에 대한 의혹을 보도했는데 11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의원은 <뉴스타파> 보도를 허위라고 주장하던데.
"저희가 허위로 보도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허위사실이라고 하려면 한 의원이 저희에게 어떤 사실이 허위인지 말해야 하는데 한마디도 한 적이 없어요. 저희는 문화체육광관부로부터 받은 문서에 의거하고, 또 독자적으로 저희가 취재를 통해 확인한 것을 보도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입니다.

한선교 의원은 다른 언론에 허위라고 거짓말 하지 말고 <뉴스타파>가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한 것을 받아들여서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허위라면 무엇이 허위인지 그리고 어떤 것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인지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저희 인터뷰 요청은 피하면서 다른 언론에 허위라고 거짓말 하는 것은 국민들을 무시하고 국회 상임위원장이라는 권력을 이용해서 언론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봉쇄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련기사: '노예노동' 홍문종 '5억특혜' 한선교 카메라 들이대자... "말도 안 되는 소리" )

"MBC 파업의 법적 정당성, 처음으로 인정 받아"

선고공판 참석하는 최승호 전 MBC PD 이명박 정부 시절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을 요구하다 해직된 최승호 PD가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MBC본부 노조원 43명에 대한 해고·징계 무효 확인 소송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 선고공판 참석하는 최승호 전 MBC PD 이명박 정부 시절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을 요구하다 해직된 최승호 PD가 지난 1월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MBC본부 노조원 43명에 대한 해고·징계 무효 확인 소송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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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해고 무효 확인소송에서 승소하셨잖아요. 당시 어떤 느낌이었어요?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서 승소했는데 저와 동료들이 해고 무효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기쁘기도 하지만, 큰 의미를 갖는 것이 지금까지는 방송사가 공정보도를 조건으로 한 파업에서 법원이 정당성을 인정 안 했어요.

예를 들어 해고가 무효라고 판결하더라도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해서 해고 무효가 아니라 징계 하는 것 자체는 맞는데 해고는 지나치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었어요. 이번엔 그게 아니라 파업이 정당했다고 본 거예요. 왜 그렇게 보냐면 공정보도가 언론인의 의무이기 때문에, 공정보도의 의무를 저버린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반대하여 언론인들이 파업이라는 수단을 쓴 것은 합법적이라는 거예요.

그것은 지금까지의 법원의 입장과 다른 새로운 판결입니다. 이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매우 선진적인 판결로 생각하고 앞으로 대법원에서 받아 들여져서 하나의 판례로 성립된다면 대한민국 언론자유를 확장시키는 판결이 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판결은 저 개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언론인 모두가 자축해야 할 판결이라고 생각하죠."

- 하지만 MBC는 당일 자사 뉴스를 통해 법원 판결을 비난한 것도 모자라 일간지에 법원 판결을 비난하는 광고를 실었는데...
"지금 MBC 상황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차기사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 때문에 김종국 사장이나 경영진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시기예요. 그래서 자기들이 어떤 식으로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쪽에 MBC를 앞으로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를 위해서 컨트롤해 갈 수 있는 세력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수억 원씩 써가며 광고한 거겠죠.

일반적으로 판결에 대해서 불복할 수 있고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기본적인 권한인데 언론사라고 하면 법원을 존중하는 기본적인 입장이 필요해요. 언론사가 광고로 논리에도 안 맞게 법원을 비난하기 보다는 정리된 입장을 간단히 밝히고 항소를 함으로써 항소심 재판부에 판단을 구하면 되는데 그것을 굳이 동네방네 떠든 거죠."

- 이달 말쯤 MBC 신임 사장이 선출됩니다, 김재철 라인 사람들이 지원한다는 말도 있던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재철 라인들이 여러 명 지원했어요. 어차피 차기 사장도 박근혜 대통령 쪽에서 결정하는 사람이 되는데 김재철 라인 사람이라거나 그게 아니라도 현재처럼 MBC를 '땡박뉴스'하는 방송사로 만들어갈 사람을 사장으로 앉힌다면 그것은 박근혜 정부의 언론정책을 완전히 드러내는 계기가 되겠죠.

지금까지는 이명박 정권이 만들어 놓은 언론환경을 박근혜 정부가 즐긴 측면이 강했어요. KBS 길환영 사장도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한 건 아니고 김종국 사장은 김재철씨의 잔여 임기를 한 거란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정식으로 3년 임기 박근혜 정권과 같이 가는 사장을 뽑는 거죠. 여기서 만약 '땡박뉴스' 할 사람을 MBC 사장으로 보낸다면 아마도 강한 방송인들의 저항에 새롭게 부딪힐 것이고, 언론 문제에 대한 책임을 박근혜 정부가 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들어가는 거겠죠."

- 지난 10일 MBC는 지난 2008년 광우병 보도한 <PD수첩> 제작진을 인사위에 회부했던데.
"그것은 보수진영의 진영논리에 따른 결정인 것 같아요. 광우병 보도라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국민의 의견 수렴 없이 미국에 가서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수입하기로 합의한 거잖아요. 그러나 30개월 이상이라는 것은 광우병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에요. 그래서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PD수첩>의 보도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 대통령도 인정했기 때문에 결국은 정부가 미국하고 협상해서 30개월 이상은 안 받아 들이는 것으로 협상해서 지금 30개월 이상은 안 들어와요. 그러면 그 당시 <PD수첩>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충분히 한 거예요. 보도의 의미도 있었고, 정책에 영향을 줬잖아요. 정부가 그것을 인정한 것 아닌가요? 근데 그것을 끈질기게 벌을 주려고 해요. 물론 몇 군데 실수도 있었죠. 만약에 그냥 조용히 방송사 내부에서 관례에 따라 검토해서 '실수는 있었으니 하자'라고 해서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면 이미 옛날에 끝났을 거예요."

- 한국의 현재 언론은 누가 보더라도 정상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도 1년이 되어 가지만 언론계에서는 MB 7년차라는 말이 있던데 현 정부의 언론정책 어떻게 보십니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언론정책의 차이점을 못 느끼겠어요. 다만, 오래 지속됐으니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이 대통령 전반기 3년은 MBC가 나름대로 역할을 했는데 4년째 접어들면서 친이명박 방송으로 변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박근혜 정부는 1년 차부터 '땡박방송'을 해 상황이 더욱더 심화됐어요. 게다가 이명박 정부 말기에 생긴 종편이 지금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명박 정부 때보다도 공세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에 대해서 가차 없이 징계하고 있어요. 박근혜 정부의 언론정책이라는 것은 이명박 정부 때와 같은데 상황은 더 나빠졌다고 봅니다.

지금 언론에 대한 불신은 상당해요. 제가 생각할 때 절반 혹은 그 이상의 국민들이 한국 언론에 대해 대단한 불신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론에 대해서 불신하는 국민들이 많아지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 전체와 국가가 보는 거예요. 왜냐면 정부가 하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근데 언론을 이런 식으로 좌지우지해서 전부 '땡박' 언론을 만들면 국민이 언론에서 하는 말을 안 믿어요. 그러면 설사 박 대통령이 잘하는 게 있어도 안 믿어요. 그리고 박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100%예요. 언론을 이렇게 다루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대한민국 사회가 21세기 세계 속에서 이런 식으로 언론을 통제해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에요.

대한민국이 박정희 대통령이 통치하던 60~70년대가 아니고 지금 21세긴데 아버지처럼 언론이라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통제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언론을 통제해서 자기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반짝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화장빨에 불과합니다. 화장빨이란 것은 언젠간 지워질 수밖에 없어요. 지워진 후에는 감당하기 힘든 불신과 결국은 정부의 실패 국가의 실패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 주길 바라요."

"MBC, 지금은 추방됐지만 되살려야 할 고향 같은 생각이..."

민경욱 앵커의 변신 5일 청와대 새 대변인에 임명된 민경욱 KBS 전 앵커가 춘추관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KBS 앵커 시절의 모습.
▲ 민경욱 앵커의 변신 지난 5일 청와대 새 대변인에 임명된 민경욱 KBS 전 앵커가 춘추관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KBS 앵커 시절의 모습.
ⓒ KBS화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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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민경욱 전 앵커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되어 논란입니다. 알려진 것에 따르면 민 전 앵커는 5일, 오전 KBS 뉴스편집회의도 참석했는데 이런 사람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는 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KBS 문화부장이었고, 3개월 전에는 KBS 뉴스 앵커였던 사람이 청와대에서 오퍼가 오니까 주저 없이 버리고 청와대로 갔는데,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에요. 계속 그랬기 때문에 민경욱 전 앵커에게만 책임을 물을 건 아닌데 이런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걱정스럽죠.

문제는 뭐냐면 민경욱 전 앵커 한사람이 청와대에 가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나는 왜 선택되지 못했을까'라는 고민하면서 '나는 어떻게 해야 눈에 들어서 좋은 기회를 차지할 수 있을까'더 난리를 치게 돼요. 민 전 앵커는 이미 청와대 대변인으로 갔으니까, 그 사람은 이제 보도에 영향을 미치면 압력이 되지만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면서 보도국 일을 여전히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그 사람들은 어떤 보도든 '이 보도가 내가 가고 싶은 청와대의 주인이 좋아할까 싫어할까'를 생각해서 싫어할만한 보도는 절대로 안 하겠죠. 이게 우리 언론의 비극적인 현실이에요.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KBS 후배기자들이 민 전 앵커에 대해서 아픈 성명서를 내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는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져요.

오히려 KBS 사측에서 민 전 앵커가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제기 되었을 때 자기네 한테 묻지도 않았는데 나서서 대신 윤리강령 위반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강호의 도의가 땅에 떨어졌구나.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언론사의 경영진이라든지 보도국 간부라면 바로 어제까지 뉴스를 진행하던 보도국 간부가 청와대로 가는 것에  본능적으로 문제를 느껴야죠.

그런데 이런 행태에 대해 후배 기자들이 비판을 하자 사측에서 가만있어도 모자랄 판에 나서서 변명해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알몸을 보여주는 거죠. 그런 반응을 보이는 KBS 사측이야말로 청와대로 가고 싶은 욕망을 가진 자들이 우글거리는 총합이라고 봐야죠."

- 이런 관행을 끊으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저는 특별한 수가 없다고 봐요(웃음). 다만, 이런 일 있을 때마다 아프게 비판해야 하고 차선책으로 윤리강령을 명확하게 할 필요는 있겠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데 간다면 방법 없죠. 그것은 보수정권의 문제만이 아니라 진보정권에서도 있어왔던 문제입니다.

사장 그만두자마자 바로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가서 비판받은 경우도 있어요. 기본적으로 언론인이 정치나 행정부에 선을 대고 그 일들을 언제든지 옮길 수 있는, 선택 가능한 직업으로 간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내가 저기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보도가 달라지는 겁니다.

위키리크스에 '민경욱씨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다큐를 만들면서 이명박씨 측에 완전히 설득됐다'는 미국대사관 직원의 평가가 나오는데요. '내가 언젠가 청와대로 갈 수도 있다','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청와대 주인이 될 사람에게 쉽게 설득될 수밖에 없겠지요."

- MBC PD와 <뉴스타파> PD 중에 어느 편이 좋으세요?
"내가 오래 일했던 MBC는 최고의 방송사요, 언론사였습니다. 어떤 언론사보다 PD, 기자들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그야말로 하는 일마다 신이 났던 곳이었어요. 진실을 추구하고 창의적이었고, 게다가 막강한 영향력이 있었죠. 그런 방송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저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최고의 경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MBC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지금은 추방됐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 되살려야 할 고향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런 생각이 들 때는 돌아가고 싶죠. 그러나 한편 그런 생각을 갖는 것이 내 욕심이 아닌가, 그 역할은 이제 후배들에게 맡겨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문득문득 합니다. 물론 그러다가 '아니야, 공영방송이 필요해'라고 그러기도 하죠.

<뉴스타파>는 현재의 한국 방송계에서 가장 진정성을 추구해온 저널리스트들이 모인 곳입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눈으로, 마음으로 통하는 사람들이죠. 저로서는 인터넷으로 방송하는 것이 아직도 익숙지 않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 미래로 들어온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즐겁습니다.

삶을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기보다 어쩔 수 없이 세상의 흐름이 바뀌면 그 속에서 내 역할을 찾았던 경우가 더 많았던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앞으로도 내게 주어지는 역할을 해나가야겠죠. 어느 편이 더 좋으냐보다는 무엇이 더 중요한가로 내 할 일을 판단하겠죠."

-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가 100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축하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모로 어려운 사정이 있는데도 굴하지 않고 100회나 인터뷰를 진행하셨다는 것에 놀랐고 대단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훌륭한 많은 분들을 인터뷰해서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쌓아가길 바랍니다. 100번째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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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