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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통신사업자 본 심사를 앞둔 공종렬 KMI(한국모바일인터넷) 대표가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사표를 발표하고 있다.
 제4통신사업자 본 심사를 앞둔 공종렬 KMI(한국모바일인터넷) 대표가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사표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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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은 '제4이동통신사' 탄생이 가시화되면서 통신시장 경쟁 환경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독점으로 출발한 국내 이통 시장은 1990년대 후반 한때 5개 회사가 경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 지금의 3사 독과점 체제로 굳어졌다. 이명박 정부 들어 KMI(한국모바일인터넷)와 IST 컨소시엄 등이 와이브로 방식의 신규 통신사업자(MNO) 선정에 도전했지만 허가 심사 과정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신규 사업자에게도 기존 LTE(FDD; 주파수분할)와 주파수 배정 방식만 다른 TDD(시분할) 방식 LTE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LTE-TDD는 기존 3G, LTE 방식과 한 단말기에서도 쓸 수 있어 유리할 뿐 아니라, 새 방식 허용 자체가 제4이통 선정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MI "통신사업은 공익사업"... '제4이통 회의론'에 맞불

지난달 29일 미래창조과학부 이동통신사업자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고 본 심사를 앞둔 KMI가 5일 일찌감치 '출사표'를 발표한 이유다. 공종렬 KMI 대표 역시 이날 낮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자 허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결정은 정부가 할 일이고 우리는 긍정, 부정도 없이 우리 할 일만 묵묵히 할 뿐"이라고 밝혔지만 표정에선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날 언론의 관심도 주주 구성과 2조 원에 이르는 자본금 확보 문제 못지 않게 제4통신사 필요성과 생존 가능성에 쏠렸다. 공 대표도 스스로 "주주 구성 관련해 질문이 많았는데 왜 이 시점에서 새 통신사업자가 필요하고 이 시점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런 관점에서 봐 달라"며 '역공'에 나섰다.

이미 이동통신 가입자가 5천만 명을 넘어 포화된 시점에서 '제4이통사'가 꼭 필요한지, '알뜰폰(MVNO)' 사용자가 250만 명을 넘어 '값싼 요금'에 대한 소비자 욕구도 어느 정도 해소된 시점에서 과연 경쟁력이 있느냐는 근본적인 회의론에 맞서 '공익'을 앞세운 것이다.

공 대표는 이날 '통신사업은 공익사업'이라고 규정하고, LTE-TDD 기반 새로운 시장 창출을 통해 국민에게 '저렴한 요금과 편익'이란 혜택을 주는 한편 우리나라 통신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업 허가와 주파수 할당을 받으면 내년 4월부터 전국 85개 시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TDD 허용으로 분위기가 많이 호전되긴 했지만 신규 사업자 경쟁력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이날 발표한 '2013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이동전화 가입율이 인구 대비 100%를 초과함에 따라 주파수 제약 뿐 아니라 수조 원의 설비투자 및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신규 MNO 진입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KISDI는 2.5G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통한 LTE-TDD 사업자 진입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도 ▲진입 초기 네트워크 투자 부담 및 커버리지 미확보 ▲가입자 기반 미확보에 의한 단말기 수급의 애로사항 ▲기존 이동통신과의 요금, 품질 등 차별화 부담 등을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40만 원 이하 단말기 공급... "시장 포화돼도 요금 인하 효과 발생"

이에 공 대표는 월 기본료 3만 원짜리 무제한 데이터 정액 요금제와 1초당 1.4원(현 1.8원) 음성 요금제와 아울러 LTE-TDD와 FDD 방식을 겸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ODM(주문자 개발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 2년 약정 40만 원 이하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이통 시장이 이미 포화됐다는 지적에도 우리처럼 이동전화 가입율 100% 초과(가입자 약 6천만명) 시점에서 진입한 프랑스 제4이통 사업자인 '프리모바일'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프리모바일은 지난 2012년 1월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시장에 진입한 뒤 1년만인 2013년 1분기에 시장점유율 8%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특히 '프리모바일' 효과로 1위업체인 오렌지가 요금을 내리는 효과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알뜰폰과 경쟁을 우려하는 시각에도 공 대표는 "좀 넓게 생각하면 알뜰폰도 좋은 목적으로 만든 제도이고 제4이통도 정책적, 시대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며서 "시장에서 큰 혼란 없이 잘 조화될 걸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래부가 지난달 2.5GHz대역 40MHz폭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내면서 LTE-TDD 최저경쟁가격을 와이브로(523억 원) 5배가 넘는 2790억 원으로 책정한 것도 그만큼 시장 전망을 높게 본 것으로 볼 수 있다.

KISDI도 "LTE TDD 방식은 단말기 환경과 커버리지 보완을 위한 투자를 할 경우 LTE FDD 방식과 동등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공급 대체성이 높다"면서 LTE-TDD를 기존 통신3사 LTE와 같은 이동통신시장에 포함시켰다.

LTE-TDD 시장 획정 관련 KISDI 설문에 응답한 한 통신 전문가는 "현재 이동통신시장은 10년 넘게 3사 과점상태가 고착되어 있는 상태로서 보조금 경쟁을 요금 경쟁으로 전환시키려면 제4이동통신의 진입을 통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물론 제4이통 사업자의 생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경쟁 과정에서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과점 구조를 깨는데 기여해 요금 경쟁을 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 본 심사는 빠르면 이달 말이나 3월 초에 진행돼 늦어도 다음달이면 제4이통사업자 허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본심사인 사업계획서 심사에선 ▲기간통신역무의 안정적 제공에 필요한 능력(40점) ▲재정적 능력(25점) ▲기술적 능력(25점) ▲이용자보호 계획의 적정성(10점) 등을 평가해 각 항목에서 100점 만점 기준 60점 이상, 총점 7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태그:#제4이동통신사, #KMI, #공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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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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