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일본 공영방송 NHK의 모미이 가쓰토 신임 회장이 사과문을 보냈다.

모미이 회장은 28일 NHK 사내 전산망을 통해 전 직원에게 보낸 사과문에서 "시청자의 오해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공영방송 회장으로서의 무게를 자각하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발언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기자회견서 "한국이 일본만 위안부 동원했다고 주장"

모미이 회장은 이틀 전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질문을 받자 "당시 전쟁을 하는 나라에는 모두 (그런 시설이) 존재했다"며 "한국이 일본만 위안부를 동원했다고 주장해서 복잡해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독일과 프랑스에는 (위안부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느냐"며 "왜 네덜란드에는 지금도 밤문화(매춘)가 있다고 보는가"라고 반문하는 등 터무니없는 비교를 하며 망언을 쏟아냈다. 

곧바로 정치적 공정성의 의무를 가진 공영방송의 최고 책임자로서 매우 이례적인 발언이라는 지적과 함께 아베 내각에서도 사임론이 나오는 등 비판이 쏟아지자 모미이 회장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방송국의 회장의 개별적 발언은 정부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NHK가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고 공정한 방송을 하길 바란다"고 밝혀 사실상 모미이 회장 사임 요구를 거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모미이 회장의 발언은 개인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한 발언을 취소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모미이 회장을 두둔하며 진화에 나섰다.

NHK 경영위원회는 이날 운영위원회를 열고 "모미이 회장이 공영 방송 수장으로서의 입장을 가볍게 여겼다"며 주의를 촉구하고 "공영방송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라"고 요구하는 데 그쳤다.

일본 언론, 연일 비판... "개인적 의견? 변명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모미이 회장의 망언에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8일 사설을 통해 "NHK는 정부가 아니라 수신료를 납부하는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며 "정부의 선전기관이 되면 국제적인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미이 회장의 발언은 여당은 물론 한국의 반발까지 불렀다"며 "대기업을 이끌었던 국제적 경험을 높이 평가해 NHK 회장으로 선임했다는 데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마이니치신문> 사설도 "모미이 회장의 발언 탓에 한·일 양국의 사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며 "모미이 회장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했지만 이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모미이 회장의 발언은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그것이 곧 정론"이라고 지지하며 "나의 의견도 (모미이 회장과) 같다"고 밝혀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