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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MS가 오피스를 지원하는 8인치 윈도8 태블릿을 앞세워 한국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8인치 윈도우 태블릿인 에이서 W4(왼쪽)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8인치 윈도우 태블릿인 에이서 W4(왼쪽)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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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따로, 태블릿 따로 들고 다니는 시대는 끝날까? 아니면 지금처럼 각자 영역을 계속 지켜 갈까?

후자를 더 바랄 듯한 마이크로소프트(MS)지만, 언감생심 태블릿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번엔 8인치 태블릿을 앞세워 한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 것이다. 10인치 서피스와 달리 초반 분위기는 괜찮았다. 40만 원대 태블릿에 수십만 원대 오피스 프로그램까지 껴 준 탓이다. 지난달 국내에서 온라인 한정 판매를 시작한 레노버 믹스2와 에이서 W4는 잇따른 '완판' 행진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MS가 지난 27일 국내 언론을 상대로 뒤늦게 제품 소개 행사에 나선 이유다.

노트북 시장 발판으로 '업무용' 태블릿 시장 넘보는 MS


레노버 믹스2와 에이서 W4는 PC와 마찬가지로 윈도우8 운영체제(OS)와 인텔 아톰 CPU를 사용한다. 외형은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비슷하지만 무선 키보드와 터치펜과 마우스만 있으면 '넷북'이나 다름없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계열 태블릿에선 '액티브엑스' 벽에 가로막힌 인터넷뱅킹이나 전자 결제도 자유롭다. MS는 한술 더 떠 10인치 미만 소형 태블릿에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프로그램을 무료 제공한다. 애플과 구글의 모바일 오피스 무료화 정책에 맞선 것이다.

김영욱 한국MS 개발자 및 플랫폼 사업 총괄 부장은 이날 "지금까지 태블릿은 '화면만 커진 스마트폰'이었지만 '가벼워진 PC'가 더 사용자에게 와 닿는 부분이라 생각한다"면서 "최근 국내 태블릿 사용자가 줄어든 것도 태블릿으로 업무 전환이 100%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부장은 "업무용 프로그램들을 태블릿용으로 전환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손에 익은 쪽을 선택하게 된다"면서 "윈도 태블릿 반응이 좋은 건 태블릿용 앱을 사용하면서 기존 PC용 소프트웨어도 데스크톱 모드에서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윈도우 태블릿은 기존 태블릿과 달리 노트북 PC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삼성 아티브 PC나 LG 탭북처럼 태블릿을 겸한 제품들은 많이 나왔지만, 휴대성 면에서 노트북PC에 더 가까웠다. 반면 8인치 윈도우 태블릿은 훨씬 태블릿다우면서도, 기존 서피스 RT가 ARM 계열 프로세서를 사용해 윈도우용 소프트웨어를 전혀 사용할 수 없었던 단점도 극복했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넥서스7과 비교해 보니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이 27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8인치 윈도우 태블릿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영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이 27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8인치 윈도우 태블릿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한국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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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8인치 윈도 태블릿들이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 아성을 넘을 수 있을까? 이날 직접 사용해본 에이서 아이코니아 W4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넥서스7 2세대를 간접 비교해 봤다.

사실 국내 7~8인치대 소형 태블릿 시장은 6인치대 '패블릿'에 밀려 더 협소하다. 이미 대화면 스마트폰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은 '어중간한 7-8인치'보다는 차라리 10인치대 태블릿을 선호한다. 그나마 아이패드 레티나 미니나 넥서스7 등은 뛰어난 성능과 화질, 전자책, 동영상, 게임, 전용 앱을 아우르는 풍부한 콘텐츠를 앞세워 틈새를 확보해가고 있다. 

반면 윈도 태블릿의 가장 큰 단점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전용 앱과 콘텐츠다. 이날 MS에서도 오디오, 비디오, 팟캐스트, 전자책, 게임, 앱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강조했지만, 전용 앱 수만 수십만 개에 이르는 아이패드-안드로이드 계열에 비길 게 못 된다. 물론 오피스 등 PC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이들 프로그램은 대부분 10인치대 이상 노트북 화면에 최적화돼 있다. 에이서 제품 역시 태블릿용 앱 사용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데스크톱 모드에서 기존 PC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기엔 화면이 너무 작았다.

물론 MS 오피스 등 일부 프로그램은 터치 화면에 최적화된 큰 메뉴를 제공하지만,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들은 손가락으로 짚기에 메뉴 크기가 너무 작았다. 업무용으로 제대로 쓰려면 무선 키보드나 터치펜은 필수라는 얘기다. 더구나 데스크톱 모드에서 터치감이나 정밀도는 역시 아이패드에 미치지 못했다. 일단 해상도도 1280×800으로 7.9인치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2048×1536)는 물론, 7인치 넥서스7 2세대(1920×1200)에도 크게 못 미친다.

오피스 프로그램이 포함됐다는 걸 빼면 가격도 기존 태블릿에 비해 큰 이점은 없다. 에이서 4W 64GB 제품 국내 가격이 49만9900원으로, 16GB 모델이 50만 원인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64GB 74만 원)보다는 싸지만 넥서스7 32GB 제품(36만9000원)에 비해선 비싼 편이다.    

물론 장점도 있다. 집이나 회사에서 윈도우8 PC를 쓰고 있다면 태블릿에 동일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정밀한 작업은 어렵지만, 간단한 자료 수정 정도는 굳이 노트북 PC를 갖고 다닐 필요 없이 태블릿 환경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웬만한 오피스 활용이나 인터넷뱅킹은 iOS나 안드로이드 계열 태블릿에서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8인치 윈도우 태블릿 역시 기본적인 화면 크기 제약 때문에 노트북 작업을 100% 대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적어도 10인치는 돼야 진정한 노트북 대체가 가능하단 얘기다.      

이날 MS 관계자는 업무용 PC를 대체할 수 잇는 '생산성'을 강조하면서 아이패드 등 기존 태블릿을 '사치품'으로 치부했다. 그러면서도 "여성용 백에도 들어갈 수 있는 가벼운 태블릿"이라며 은근히 여성을 목표 고객층으로 내세웠다.

이에 한 기자는 "여성 백에 넣어 가지고 다닐 정도로 (윈도 태블릿) 디자인이 뛰어난가"라고 반문하고는 "여성은 생산성보다, (디자인이) 좋으면 여러 개라도 갖고 다닌다"고 꼬집었다. 당장 디자인을 중시하는 여성 태블릿 사용자들 사이에 생산성과 휴대성을 앞세운 윈도우 제품이 끼어들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태그:#마이크로소프트, #태블릿, #윈도우, #아이패드, #넥서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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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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