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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롬 웹브라우저로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이트 접근을 시도했지만 '액티브엑스'의 벽에 가로막히고 막았다. NH농협카드는 농협 오픈뱅킹 사이트로만 연결됐고,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는 다양한 브라우저를 지원한다고 했지만 프로그램 설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크롬 웹브라우저로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이트 접근을 시도했지만 '액티브엑스'의 벽에 가로막히고 막았다. NH농협카드는 농협 오픈뱅킹 사이트로만 연결됐고,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는 다양한 브라우저를 지원한다고 했지만 프로그램 설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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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고객정보 대량 유출 사태 이후 '인터넷 익스플로러(IE)' 국내 점유율이 더 높아졌다고 합니다.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하려면 '액티브엑스' 방식으로 만든 보안 프로그램을 깔아야 했기 때문이죠.

카드 정보 유출 확인하려면 '액티브엑스'부터 깔라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IE가 유독 한국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게 새삼스런 일은 아닙니다. 세계 시장에선 이미 크롬에 주도권을 뺏겼지만 한국엔 '액티브엑스'가 버티고 있 때문이죠. 요즘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로도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관공서와 금융기관들이 액티브엑스와 IE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설마 싶어 저도 크롬으로 카드 정보 유출 확인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NH농협카드는 정보 확인 페이지 접근이 아예 안됐고,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크롬도 지원한다며 보안 프로그램 수동 설치 화면으로 안내하긴 했지만 수차례 시도에도 설치가 안 돼 시간만 낭비하고 말았습니다. 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팝업으로 알아서 프로그램 설치 요구 화면이 뜨고 '동의' 버튼 몇 번 누리니 단박에 정보 확인이 가능하더군요.

개인 정보 털린 것도 억울한데, 자칫 또 다른 정보 유출을 낳을지도 모를 '액티브엑스' 프로그램 설치에 동의하라는 건 정말 분통터지는 일입니다. 특히 한 보안업체 프로그램은 설치를 거부해도 팝업창이 사라지지 않고 끝까지 동의를 요구해 결국 브라우저 자체를 꺼야했습니다.   

저도 그동안 크롬과 IE를 번갈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줌인터넷에 만든 토종 웹브라우저인 '스윙(http://swing-browser.com)'도 함께 쓰고 있습니다. 스윙은 액티브엑스를 쓰는 국내 사이트는 IE 방식(일반 모드)으로 접근하고, 다른 사이트는 크롬 방식(스피드 모드)으로 접근해 속도를 높인 '한국형 브라우저'입니다.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의 알툴바 등 확장 기능을 제공하지만, 구글에서 공개한 오픈소스에 바탕을 둬 사용자 환경은 크롬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형' 웹브라우저 스윙, 반갑지만 씁쓸한 까닭

 이스트소프트 자회사인 줌인터넷인 지난달 정식 출시한 스윙 브라우저.
 이스트소프트 자회사인 줌인터넷인 지난달 정식 출시한 스윙 브라우저.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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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엑스가 필요 없는 일반 웹서핑은 속도가 빠른 크롬이나 파이어폭스에서, 금융 거래나 공문서 발급이 필요할 때는 IE에서, 여러 웹브라우저를 번갈아 쓰는 불편을 해소한 일종의 틈새 상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3년의 개발 기간, 1년의 베타 테스트를 거쳐 지난달 초 정식 버전 출시했고 한 달 만에 사용자가 5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사실 스윙을 쓰게 된 계기는 두 브라우저를 오가는 불편보다는 국내 업체가 개발했다는 반가움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정작 스윙이 '액티브엑스'보다 내세우는 건 '속도'입니다. 웹서핑 과정에서 불필요한 프로그램이나 악성코드까지 알아서 설치하느라 속도가 느린 IE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동안 크롬에 익숙한 탓인지 스윙의 속도를 제대로 '체감'하진 못했습니다. 액티브엑스를 사용하는 사이트에선 IE와 마찬가지로 각종 프로그램을 다운받느라 속도가 느려지긴 마찬가지죠.

더구나 요즘 은행들은 크롬 같은 '비IE' 브라우저로 접속하면 '오픈뱅킹' 사이트로 자동 연결하는데, 스윙은 굳이 'IE용' 사이트로 들어가 '액티브엑스' 프로그램까지 다운받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현재 스윙이 알아서 정하는 '스피드 모드'와 '일반 모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죠.

또 단지 액티브 엑스 때문이라면, 이미 크롬에서도 'IE 탭 멀티'라는 확장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환경을 만들어 액티브엑스가 필요한 국내 사이트에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습니다. 

 스탯카운터에서 분석한 국내 PC 웹브라우저 점유율. 18일 현재 MS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80%, 구글 크롬이 1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전세계 기준으로 크롬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IE는 20%대에서 파이어폭스를 조금 앞서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스탯카운터에서 분석한 국내 PC 웹브라우저 점유율. 18일 현재 MS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80%, 구글 크롬이 1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전세계 기준으로 크롬 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IE는 20%대에서 파이어폭스를 조금 앞서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스탯카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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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기우이길 바라지만 스윙이 국내 사용자들에게 널리 퍼질수록 '액티브엑스'의 생명력을 더 연장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MS조차 보안상 문제로 사용 중단을 선언한 마당에 '액티브엑스'를 더 오래 붙잡아둘 이유는 없죠. 물론 줌인터넷도 이런 우려를 부인하진 않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액티브엑스가 갑자기 사라질 일은 없으니 '피할 수 없으면 만들자'는 의도였고, 호응하는 사용자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액티브엑스'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지만 가장 걱정스러운 건 MS와 IE의 독점 그 자체입니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유독 국내에서 90%가 넘는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죠. 국내 사용자들이 특정 프로그램에만 쏠리게 되면 해커들의 공격에 더 취약하고, IT(정보기술) 생태계의 다양성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지금 유출된 개인 정보보다 더 아찔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시한폭탄'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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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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