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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청소년 선거권 보장하라" ‘1618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 등 청소년·시민단체는 지난 21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청소년선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새누리당은 청소년 선거권 보장하라" ‘1618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 등 청소년·시민단체는 지난 21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청소년선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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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청소년의 선거권을 보장하라." 

'1618 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 등 청소년·시민단체는 지난 21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청소년 선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금 선거연령을 만18세 이상으로 하향조정하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새누리당이 외면하지 말라는 요구였다.

선거연령을 현행 만19세에서 만18세로 낮추자는 청소년·시민단체의 요구는 선거 때마다 등장했다. 야권 또한 '정치개혁 공약'으로 선거연령을 만18세 이상으로 낮추는 법안을 제출해 왔다. 이처럼 선거연령 '만18세 인하논의'는 선거 전 '반짝'하고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패턴을 수년째 반복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선거연령 하향법안들은 왜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일까? 

2010년 이후 선거연령 만18세로 낮추는 법안 계속 나왔지만... 

지난 14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아래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우리도 이제 선거권 연령을 오는 지방선거부터 만18세로 낮추는 방안을 정개특위에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연령 만18세 이상 하향조정과 함께 투표시간 연장을 제안한 상황이다. 앞서 국가인권위에서도 지난해 1월 선거연령을 만18세 이상으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과거에도 선거연령을 낮추려는 노력은 있었다. 지난 1960년 이래로 만20세였던 선거연령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만19세로 낮춰졌다. 1990년대에 들어서 선거연령을 낮추라는 정치권과 청소년·시민사회단체의 요구가 거세지자 여야가 '만19세 이상'으로 낮추는 데 합의한 것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청소년의 미성숙함'을 근거로 들며 반대했다.

그 결과 현행 공직선거법 제15조는 만19세 이상의 국민에게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장선거의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후에도 선거연령을 만18세로 낮추려는 입법노력은 계속됐다. 지난 2010년 당시 최영희 민주당 의원이 그와 같은 법안을 발의했지만 자동폐기됐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도 선거연령을 낮추려는 시도들이 이어졌다. 당시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은 2012년 10월 22일 선거연령을 만18세로 낮추는 4대 법안(공직선거법, 국민투표법, 지방자치법, 주민투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후 장하나·윤후덕·최재성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으며, 이 법안들은 현재 모두 국회 계류중이다.

새누리당도 선거 연령 인하에 동참하기도 했다. 바로 주민투표법 개정안이다. 2004년 제정될 당시 만20세 이상이었던 선거연령은 2009년 만19세 이상으로 낮춰졌다. 그 사이에 선거연령을 만19세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이 8개 발의됐는데, 그 중 절반인 4개의 법안들이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이 낸 것이었다.

하지만 청소년의 선거권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반영되어 제출된 총 27건의 개정안(주민투표법 10개, 국민투표법 4개, 지방자치법 3개, 공직선거법 10개) 중 여당인 새누리당(과거 한나라당 포함)이 마련한 법안은 이 4건뿐이다.

새누리당 "미성년자는 행위무능력자", "논의할 계획 없다"

 ‘1618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 등 청소년·시민단체는 지난 21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청소년선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618선거권을 위한 시민연대’ 등 청소년·시민단체는 지난 21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청소년선거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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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의 선거연령을 만18세 이상로 낮추려는 입법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일차적 원인은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비협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최근 정개특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선거연령 만18세 인하에 대해 "고등학생에게 선거하라는 것은 조금 빠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의 근저에는 고등학생을 독립적 주체로 인정하기엔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개특위 소속인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6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미성년자는 행위무능력자"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학용 의원 역시 "시기적으로 불순하다"며 "논의할 대상도, 논의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러한 인식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회창 대선후보의 발언과 닮은꼴이다. 이 후보는 "선거연령을 만18세로 인하했을 때 아직 정신적으로 미숙한 고등학생들도 투표에 참여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학교가 정치적인 이유로 휘둘릴 수 있다"며 선거연령 인하를 반대했다. 2003년 정개특위 간사였던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이 의원은 "선거 연령을 낮추면 고등학교 학생도 포함되는데 학생들이 너무 정치영향을 받을까봐 걱정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의 정치화로 이어져 교육적 측면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인권위는 지난해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선거권 연령의 하향이 고등학교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로 귀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현행 선거권 하한연령인 만19세 미만자 모두가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는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공직선거의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고 투표하는데 요구되는 시간이 학업에 지장을 줄 만큼 많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새누리당이 선거연령 인하 반대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미성숙함'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청소년인권운동 활동가인 안영신 즐거운교육상상 집행위원장은 "미성숙하다는 주장은 청소년을 미성숙하다고 치부하는 환경과 구조 속에서 구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근거는 성숙과 미성숙의 구분이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기본권인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선거 때만 관심 갖지 말고 지속적인 의지 가져야"

다른 법들의 연령기준과 비교해도 선거연령의 타당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병역법 제8조는 만18세 이상 남성을 징집대상으로 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 제36조는 8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의 임용기준을 만18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그 밖에도 만18세가 되면 결혼과 운전면허 취득이 가능해지며, 만17세부터 주민등록증이 발급되고 유언에 법적 효력이 생긴다. 이처럼 다른 법률에서는 만18세 이상의 국민을 국가와 사회의 형성에 적극 참여시키고 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국가인권위 자료(2013년)에 따르면, 2011년 현재 기준 232개국 가운데 92.7% 정도(215개국)가 선거연령을 만18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선거연령을 낮추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는 2012년 선거권 연령을 만18세에서 만16세로 낮추었고, 현행 선거연령이 18세인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 등에서도 이를 만16세로 낮추는 논의를 벌이고 있다.

뉴질랜드와 스위스는 일반적인 선거연령이 만18세 이상이지만 지방선거는 만16세 이상으로 정했다. 독일도 일부 주(니더작센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브레만주 등)에서 지방선거연령을 만16세 이상으로 정했다. 브라질이나 에콰도르는 만18세 이상의 국민에게 의무투표의 권리를 주었지만 만16세 이상 만18세 미만도 원하는 경우 투표할 수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만18세 이상 의무투표)이나 인도네시아(만17세)처럼 혼인 시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투표가 가능하거나, 헤르체코비나(만18세), 슬로베니아(만18세)와 같이 고용된 경우면 만16세부터 가능한 경우도 있다.

선거연령 인하 논란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반복되고 사라졌다. 그사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선거권 연령을 만19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유일한 나라가 되어 버렸다.

최훈민 희망의 우리학교 대표는 "그동안 청소년 선거권 논의는 다른 현안에 비해 정치권에서 소홀하게 대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에 선거권 연령을 만18세로 낮추자는 민주당의 제안을 새누리당이 수락해 이번 기회에 청소년들의 선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인 공현씨는 "선거연령 인하관련 법안이 폐기돼온 1차적인 이유는 새누리당에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민주당도 선거 때만 선거연령 논의를 꺼낼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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