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파파

미스터파파의 세 멤버. 왼쪽부터 조삼희 김석원 이명원. ⓒ 케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무대 뒤 세션들과 무대 앞 가수들의 자리는 불과 3~4미터. 물리적으로는 몇 발짝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지만, 뒤에 있던 이들이 앞으로 나오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승철, 김건모, 신승훈, 이승환, 이승기 등 인기 가수들의 뒤에서 연주하던 '세션맨'들이 무대 앞에 나오기까지는 딱 20년이 걸렸다. 

Mnet <슈퍼스타K5>를 통해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밴드 미스터파파(김석원·조삼희·이명원)는 지난 14일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감동은 엄청났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하우스 밴드 멤버가 아니라, 어엿한 가수로 선 무대는 사뭇 달랐다. 미스터파파는 "다른 세상이었다"며 "마치 우주에 혼자 있는 기분"이라고 회상했다.

알고 지낸 지 어느덧 20년이다. 다른 가수들의 음악만 연주하다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노래를 발표하는 것은 설레는 일이었다. 미스터파파는 "마치 비정규직이다가 정규직이 된 기분"이라면서 "든든하더라"고 전했다. <슈퍼스타K5> 당시 발표했던 'Papa Don't Cry(파파 돈트 크라이)'에 이어 최근 선보인 '남자의 인생'을 두고 멤버들은 "부담보다 설렌다"고 했다.

김창환과 박상민, 미스터파파로 뭉친 이유는?

 미스터파파와 이들의 신곡 '남자의 인생'의 보컬을 맡은 박상민

미스터파파와 이들의 신곡 '남자의 인생'의 보컬을 맡은 박상민 ⓒ 케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미스터파파가 <슈퍼스타K5>에서 탈락했을 때, 이명원의 어머니는 "좋다 말았네"라고 말씀하셨다. 그는 "어머니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지만, 그 말이 되게 힘들었다"면서 "'왜 한계에 부닥쳤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명원은 결국 김석원과 조삼희를 다시 불러모았다. 다시 손을 맞잡은 이들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고 다짐했다.

"솔직히 TOP10에만 올라가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TOP10에 올라가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자'고 우리끼리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할 상황도 아니더라.(웃음) 도전해보고 싶어서 <슈퍼스타K5>에 출연했는데 '안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보다 '우리도 한 번 끝까지 해보자'고 생각하게 되더라. 젊은 친구들의 에너지를 많이 배웠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미스터파파의 앞에는 다시 현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미스터파파는 '어디부터 다시 시작할까' 궁리하다가 홍대로 나갔다. 평소 존경하던 프로듀서인 김창환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창환은 미스터파파에게 신곡 발표를 제안했고, 프로듀싱까지 도맡았다. 객원 보컬로 가수 박상민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길이 없는데 포기하기는 싫다'고 했더니, (김창환 프로듀서가) '힘든 길일 텐데 끝까지 한 번 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묻더라. 이후 김건모의 '남자의 인생'의 가사가 너희 이야기인 것 같으니까 리메이크해보라고 제안했다. 정말 감사했는데 박상민 형님도 단번에 OK했다. 이렇게 나서기가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열 일을 제쳐놓고 기꺼이 함께해줬다."

"자랑스러운 아빠이자 남편 되겠다"

 미스터파파

"밴드 음악에도 여러 부류가 있는데, 지금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우리는 어느 것 하나에 집착하지 않고, 외양적인 것만이 아니라 감동을 줄 수 있는 멋진 음악을 하고 싶다." ⓒ 케이스토리엔터테인먼트


음악이라는 끈을 놓지 않았던 누군가의 '아빠'이자 '아저씨'들은 그렇게 다시 힘을 냈다. <슈퍼스타K5>의 우승자 박재정은 활동을 막 시작한 미스터파파에게 먼저 연락해서 "형님들, 힘내셔야 한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남들보다는 늦었을 테지만, 그때가 가장 빠른 것 아니던가. 학창 시절부터 뮤지션을 꿈꿨던 미스터파파는 그렇게 꿈을 향해 뜀박질을 시작했다.

음악을 하던 부모님(코리아나 김영일, 홍화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롯이 한길을 걸어온 김석원, 어릴 때부터 음반을 모은 덕에 집에 잔뜩 자료를 쌓아둔 조삼희, 교회에서 만난 누나에게 반해서 기타를 잡게 된 이명원. 세 사람의 열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가족들은 든든한 지원군이자, 홍보대사다. 이들은 "자랑스러운 아빠이자 남편이 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밴드 음악에도 여러 부류가 있는데, 지금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우리는 어느 것 하나에 집착하지 않고, 외양적인 것만이 아니라 감동을 줄 수 있는 멋진 음악을 하고 싶다. 음악을 통해 우리의 색깔을 드러내고 싶다. 우리는 아직 많이 모자라다. 연습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게을리하면, 거기서 멈추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미스터파파는 리메이크 싱글 '남자의 인생'에 이어 올 상반기께 자신들의 노래를 들고 대중 앞에 설 예정이다. "잠을 못 자고 바쁘게 활동하지만 설렌다"는 이들. 미스터파파는 가요계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아서 가족들, 아저씨들에게 상징적인 사람들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더 이상 무대의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 우뚝 서는 미스터파파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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