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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부로 걸려오는 전화 가운데 가장 '뜨거운' 내용은 뭘까요? 바로 "편집 원칙이 뭐죠?"라는 질문입니다. 창간 10여년 동안 시민기자와 편집기자 사이에서 오간 편집에 대한 원칙을 연재 '땀나는 편집'을 통해 시민기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털렸습니다. '나는 아니겠지'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KB카드사, 롯데카드사에 핸드폰 인증으로 개인정보유출 여부를 확인해 보았는데, 역시나더군요. 주민등록번호와 이름뿐 아니라 직장·자택 주소 등 항목도 다양해 놀랐습니다.

그런데 카드사가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것 중 하나가 일정 기간 사용내역 문자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거라지요?(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부정 사용액 전액 보상은 당연한 겁니다!) '국민을 호구로 아나'라는 동료의 말이 완전 공감되던데요.

그런가 하면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신상이 털린 시민기자도 있었습니다. 서부원 기자 이야깁니다. 서부원 기자님은 '일베에 교사 고발하고 '전교조놀이'까지... 박근혜 정부 5년 내내 이럴까 겁납니다' 기사를 통해 그 사실을 고백했는데요.

이 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든 쉽게 내려 받아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을, 방과후 학생들(지원자에 한해)과 함께 봤다는 이유만으로 일베에 '종북'이라 낙인찍히고, 또 학교 게시판에 걸린 <백년전쟁> 보기 안내문을 누군가 찍어 올린 것이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면서 신상이 노출됐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일을 겪은 이후에는 가급적 본인의 학교랄지 거주지 등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땀나는 편집②] 단순변심에 의한 기사 삭제 건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마이뉴스>는 실명 기사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신상 노출이 어쩌면 더 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 걸 염려해서인지 간혹 기사를 가명으로 내면 안 되겠냐는 문의도 있는데요.

일베에 신상 털린 시민기자, 그 후...

기자 혹은 취재원의 개인정보를 알 수 있는 표현들이 기사에서 노출되지 않도록 나름 거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혹은 취재원의 개인정보를 알 수 있는 표현들이 기사에서 노출되지 않도록 나름 거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s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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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모든 기사들이 익명으로 보도된다면 신뢰도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지요. 해서 가능하면 기자 혹은 취재원의 개인정보를 알 수 있는 표현들이 기사에서 노출되지 않도록 나름 거르기도 합니다.

얼마전 김종훈 기자가 쓴, '배신자' 욕먹으며, 철도파업 대체인력 됐지만 기사가 바로 그런 예인데요. 이 기사는 코레일 기관사 대체인력으로 채용된 박승원(가명)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의 동의를 구해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라 그런지 상황이 비교적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죠.

아마 박씨를 아는 어떤 사람은 대번에 그의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허나 기사에서는 취재원의 이름과 제보자의 요청으로 지명은 익명 처리했습니다. 이 둘을 공개하는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공적 이익이 없다는 판단때문이지요. 외려 취재원에게 피해가 갈 수 있기도 하고요.

실제 12월 28일 철도노동자 총파업 현장 기사에서 언급된 한 학생의 경우, "일베 등에서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말들로 공격받고 있다"면서 편집부에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실명, 학교, 학과가 공개되어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면서 1, 2차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내용 삭제를 요청해 온 것이죠.

과거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댓글의 시대도 이제 가나 봅니다. "댓글로 상처 받았어"는 "일베에 털렸어"에 비하면 귀엽다고 할 수준이죠. 이제 민감한 내용의 기사는 취재원의 발언까지 기자가 자기검열이라도 해야 하는 걸까요? 이 발언을 기사화하면 일베에게 털릴지 말지? 이런 비상식의 사회, 비단 저만 느끼는 건 아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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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2021년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2019년 성교육 전문가와 함께 하는 대화집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2017년 그림책 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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