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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후 충남 당진 왜목마을 일대에 설치된 765kV송전탑 아래에서 전자파의 영향을 실험하기 위해 설치한 형광등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6일 오후 충남 당진 왜목마을 일대에 설치된 765kV송전탑 아래에서 전자파의 영향을 실험하기 위해 설치한 형광등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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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이 켜지는 건 자연적 현상으로 인체에 무해하다."
"송전탑 영향 보여주는 실험의 의미를 모르는 동문서답이다."

<오마이TV>에서 시도한 '송전탑 형광등 실험' 논란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한국전력과 일부 전기공학자들이 인체에 무해한 '쇼'라고 비판하자, 에너지관련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인체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송전선로 영향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인데 동문서답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송전선로 아래 형광등 불 들어와도 인체에는 무해?

<오마이뉴스>는 지난 8일 충남 당진화력발전소 부근 765kV 초고압 송전탑 아래 농로에 폐형광등 50여 개를 꽂았더니 빛을 발했다는 실험을 보도했다. 송전탑 주변에 형성된 전자파 가운데 '전기장(전계)'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지만, 인체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자기장(자계)' 존재를 의미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관련기사: 765kV 송전탑 아래선 전기 없어도 불이 들어온다 )

다만 <오마이뉴스>는 처음에 전기장과 자기장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아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자파는 전기장(전계)과 자기장(자계)으로 구성되는데, 송전선로 주변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에서 인체 유해성 논란이 이는 건 '자기장'이다. 하지만 보통 전기장과 자기장은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폐형광등이 빛이 발했다는 건 자기장도 발생했음을 보여주고 실제 대한전기학회가 한국전력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76만5000V 송전선로 80m 이내에는 평균 3.6밀리가우스(mG) 전자파가 생성된다'라고 나와 있다(<오마이뉴스>는 지난 14일 이런 차이를 기사에 반영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지난 10일 이 부분을 문제 삼아 "송전선로 아래에서 형광등 발광은 전계에 의한 자연적인 현상으로 인체에 유해하다는 근거로 보도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다만 전계(전기장)와 함께 발생하는 자기장 유해성 논란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슬로우뉴스>도 지난 13일 '송전된 형광등 실험' 보도에 대한 '신뢰도 평가'에서 "비과학적인 '쇼'에 가깝다"며 '믿을 수 없음'이란 결론을 내렸다.(관련기사: 신뢰도 평가 13: "765kV 송전탑 아래선 전기가 없어도 불이 들어온다"(그래서 유해하다?) (믿을 수 없음) )

한전과 마찬가지로 "송전선 근처에서 형광등에 불이 들어오는 것은 전압차 발생으로 생기는데 그 자체로는 무해한 현상"이고, 한 발 더 나아가 "송전선 교류전류로 발생하는 자계의 유해성에 관한 과학적 인과 증명은 아직 이뤄진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헌석 "형광등과 자기장 무관? 달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봐"

 6일 오후 충남 당진 왜목마을 일대에 설치된 765kV송전탑 아래에서 전자파의 영향을 실험하기 위해 설치한 형광등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형광등은 송전탑 선로와 가까울 수록 활발한 반응을 보였다.
 6일 오후 충남 당진 왜목마을 일대에 설치된 765kV송전탑 아래에서 전자파의 영향을 실험하기 위해 설치한 형광등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형광등은 송전탑 선로와 가까울 수록 활발한 반응을 보였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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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 실험이 인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자기장과 무관하다는 지적은 이번 실험의 본질을 비켜갔다는 지적에 직면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학적 사실로는 한전이나 몇몇 전기공학자들의 설명이 맞는 이야기지만 이 실험의 의미를 잘 모르는 동문서답"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형광등 실험의 목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송전탑의 영향을 눈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면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에 미국, 독일 등 초고압 송전탑 반대 운동이 있는 곳에서 이런 시위는 송전탑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보편적인 시위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공자들이 대학 1, 2학년 때 배우는 전자기학을 들먹이지 않아도 초등학교 수준으로도 전류 흐름에 따라 자기장이 형성된다는 사실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실제로 10월에 방문한 당진 송전탑 밑에서 나는 4mG 이상의 자기장을 직접 측정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전공자들이 '저건 자기장 때문에 켜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들은 말 그대로 '반칙'이고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보고 있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김영창 아주대 에너지학과 겸임교수도 "60Hz 사이클로 흐르는 교류 전력 특성상 송전선로와 떨어진 금속판 사이에 '무효 전류'가 흘러 형광등에 불이 들어올 수 있다"면서 "형광등 점등은 전계 때문에 발생하지만 전계와 자계는 늘 함께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각 "전자파 유해성 입증 안됐다고 무해하다는 것 아냐"

고압 송전선 아래에서는 전기가 없어도 형광등이 빛난다.이 영상은 오마이TV가 당진화력발전소 부근 765,000V 초고압 송전탑 아래에서 타임랩스 기법으로 촬영했다.
ⓒ 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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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장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슬로우뉴스> 주장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슬로우뉴스>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해도 가능성은 있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현재까지 연구로는 전송선에서 발생하는 수준의 전자파나 자기장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게 과학계 정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독자들이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무해하다는 식의 결론도 섣부르다"고 반박하면서 댓글에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도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해성이 증명되지 않다'는 것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지혜'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슬로우뉴스> 기사는 '사전 예방의 원칙'에 대해 무지하거나 이를 받아들일 마음이 없는 듯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한 부소장은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지식에 불확실성이 존재할 경우 그것은 피해가야 할 이슈가 아니라 제대로 맞붙여야 하는 이슈"라면서 "'위해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보다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송전탑이 들어선 이후 암환자가 속출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실제 '송전선로 전자파(자계)와 암 발병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도 아니다. 앞서 <슬로우뉴스>가 인체 유해성 반박 근거로 활용한 <전자신문> 기사([이슈분석]송전탑 전자계, 인체에 유해한가 )조차 안윤옥 서울대 교수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진행한 '154/345kV 송전선로 주변 지역의 암 유병 양상 생태학적 역학 조사 연구' 결과 "송전선로 전자계와 50세 이상 간암·위암 발병과의 일부 통계적 상관성이 도출됐다"고 보도했다. 

<슬로우뉴스>도 한전이 지난 13일 트위터에 해당 기사를 인용해 "송전선 아래서 형광등 켜지면 유해? 전압차로 인한 과학적 현상으로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근거로 활용하자, "형광등 점등 자체로는 '무해한 현상'이라는 것이지 송전탑의 존재와 그로 인한 인근 주민의 피해(소음, 사고 위험)까지 인체에 무해하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일부 '오해'를 바로 잡았다.

한재각 부소장은 "(전자기파의 인체 유해성을 둘러싼 논쟁에서) 지배적인 기관들은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결론으로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가진 이들을 제압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히려 신뢰도 평가는 <오마이뉴스>의 '이성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기사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것으로 보이는) 그런 연구자, 기관, 그리고 언론에 대해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 부소장은 "<오마이뉴스>의 형광등 '쇼'는 과학이 배제해왔던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서 시각적으로 항변하는 것이었다"면서 "송전탑 전자기파의 위험성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만으로 거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나름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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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미디어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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