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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검증 '진실'

"오히려 민주당이 '의료영리화'의 원조였음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먼저 김대중 정부시절이다. 의료를 산업으로 보고, 외국 병원 유치를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김대중 정부였다. 그리고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며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한 정부가 바로 노무현 정부였다." (1월 14일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브리핑)

민주당은 지난 10일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의사출신인 김용익 의원을 선임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2006년 1월~2008년 2월)에서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지냈다. 위원회는 지난 14일 '박근혜 정부 의료 영리화 정책 진단 토론회'도 열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정책을 '의료영리화'로 규정하고 반대활동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이 반격에 나섰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오히려 민주당이 '의료영리화'의 원조였다"며 "민주당이 주장하면 '의료선진화'고, 새누리당이 주장하면 '의료영리화'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를 인정하기 싫겠지만 민주당에는 '뼈아픈 지적'이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에서 '의료사유화'의 핵심인 영리의료법인(영리병원) 도입,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의료산업 선진화 위원회' 출범시키고 의료사유화 추진

취임식 폐회 선언 직후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단을 내려오고 있다. 취임식 폐회 선언 직후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단을 내려오고 있다.
 지난 200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폐회 선언 직후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단을 내려오고 있다.
ⓒ 주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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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서 지적한 것처럼, 의료사유화의 물꼬는 김대중 정부 말기인 지난 2002년 12월에 터졌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경제자유구역법)을 제정해 인천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 안에 외국인 투자병원을 세우는 것을 허용한 것이다. 다만 병원은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내국인 진료도 금지됐다. "외국인이 만든 외국인 전용 진료공간"인 셈이다.

이처럼 김대중 정부도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의료산업화'를 고려했다. 하지만 '의료사유화'라고 부를 만한 본격적인 의료산업화정책들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했다. 이와 관련, <의료민영화 논쟁과 한국의료의 미래>(이상이 등, 2008년)는 이렇게 지적했다.

"의료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국가정책은 참여정부 이전에도 존재하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존재하였던 기존의 보건의료정책은 신약, 의과학, 의료장비, 식품 등의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강화하여 국가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위, 좁은 의미의 의료산업육성 발전론이었던 것입니다. 참여정부에 와서는 이것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영리법인 의료기관의 허용과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를 핵심으로 하는 성장주의 의료서비스 산업화 노선이 참여정부 의료산업화의 핵심입니다." (81쪽)

노무현 정부는 출범 초기 의료정책의 핵심으로 공공의료의 확대를 내세웠다. 하지만 삼성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2만달러 시대' 등 성장주의 담론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런 기조는 후퇴하기 시작했다. 경제자유구역 안에 설립된 외국 영리법인 병원에서 내국인도 진료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4년 3월 '동북아 중심병원 유치를 위한 실무팀'을 구성하고 '내국인 진료 허용' 등을 검토했다. 물론 이러한 정책은 '공공의료시설 확대'를 전제조건으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12월 경제자유구역법을 개정하고 결국 '외국 영리법인 병원의 내국인 진료'를 허용했다.

노무현 정부의 의료사유화 정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05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육과 의료 등 고도 소비사회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의료민영화 논쟁과 한국의료의 미래>는 이를 "의료서비스를 자본투자의 영역으로 삼아 자본의 활동공간으로 내주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같은 해 3월 열린 '서비스산업 관계 장관회의'에서는 ▲ 단계적 영리법인 병원 허용 ▲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등이 논의됐다. 이는 건강보험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와 함께 의료사유화의 핵심정책들이다.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노골적으로 보충형 민간의료보험과 주식형 영리법인 병원의 도입을 제안했다.

또한 같은 해 10월 '의료산업 선진화 위원회'도 출범했고, 이해찬 총리가 위원장을 맡았다. <의료사유화의 불편한 진실>(김명희 등, 2011년)은 이러한 흐름을 "국가차원에서 의료를 국민의 기본권 보장문제가 아닌 비즈니스의 문제로 바라보게 만든 결정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참여정부 때 의료 사유화 주장이 득세할 수 있었던 것은 '황우석 사태'를 일으킨 특정 병원 자본이 결합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미 영리적 성격이 강한 일부 병원 자본은 생명공학을 강화하기 위해서 영리 병원 허용 등 의료산업의 성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정부도 이에 화답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건 의료 서비스 분야를 포함시키는 특전을 병원 자본에 부여했다." (144쪽)

의료산업 선진화 위원회는 2005년 말부터 2006년 초까지 네 차례 의료제도개선소위를 열고 ▲ 제주도 영리 의료법인 허용 ▲ 민간(의료)자본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연합뉴스>가 지난 2008년 3일 입수해 보도한 '제2차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심의안건(2006.3.14)' 대외비 문서에는 "추진 과제로서 영리 의료법인, 민간 의료보험, 건강보험수가제도는 의료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도 개선 과제로 논의돼야 한다는 데에 정부 내 이견이 없음"이라고 적시돼 있다("의료 영리화, 노무현 정부 역점 사업"). '의료산업 선진화'로 포장된 의료사유화 핵심정책들이 '신성장동력'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었던 것이다.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부터 당연지정제 완화까지

 보건의료노동조합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정부가 공공부문을 민영화하려는 계획을 철회를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보건의료노동조합원들이 지난 2008년 5월 24일 서울 여의도 여의도 문화마당서 열린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정부가 공공부문을 민영화하려는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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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산업 선진화 위원회에서 논의했던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는 지난 2005년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본격화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실손 의료보험상품'(개인 부담 의료비를 100% 부담해주는 보험상품)은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 손해보험회사들만 판매할 수 있었지만, 보험업법 개정으로 인해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회사들도 이것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건강보험체계가 약화되고 의료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정책은 "민간의료보험이 실손의료보험을 매개로 국가의료체계와 직접 연관관계를 형성"을 적시한 삼성생명의 내부보고서(2005년도)와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삼성생명 '민영보험 방향' 문건 논란).

또한 노무현 정부는 지난 2006년 7월부터 시행된 '제주도 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통해 '건강보험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예외'를 허용했다. 건강보험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에 의해 모든 병원 등이 건강보험 환자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 '예외'를 둔다는 것이다. 이는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 의료기관을 허용한다는 것을 뜻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영리병원 설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책은 보험수가제와 함께 건강보험체계의 골간을 이루는 당연지정제를 완화시킨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는 아예 당연지정제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노무현 정부 초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성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은 "이러한 의료민영화의 추진은 참여정부 후반기 들어 의료민영화 법안의 국회 제출로 대미를 장식"했다(프레시안)고 꼬집었다. 그가 언급한 '의료민영화법안'은 노무현 정부가 지난 2007년 5월 국회에 제출했던 의료법 전면개정안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 영리법인인 경영지원회사 설립 ▲ 병·의원의 인수합병 가능 ▲ 보험회사의 환자 알선 허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건강보험의 비급여서비스에 국한된 것이지만 "우리나라 국가의료체계를 '식코'의 세상으로 만들어버리는 데 결정적 활로를 열게"(<의료민영화 논쟁과 한국의료의 미래>) 할 법안으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의료법 전면개정을 주도한 이는 당시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었다.

그런데 이 법안은 1년 동안 관련 국회 상임위에 머물다가 17대 국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의료민영화 논쟁과 한국의료의 미래>는 "이것으로 당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였던 유시민 장관과 참여정부의 의지가 실렸던 의료산업화정책은 종료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09년 의료법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의료기관 등이 외국인 환자를 소개·유인·알선하는 행위를 허용했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의료사유화정책들은 이렇게 이명박 정부에서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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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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