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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 맞불집회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촛불문화제'가 2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리는 가운데, 어버이연합 등 극우보수단체 회원들이 맞은편 동아일보사앞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 어버이연합 맞불집회 지난해 6월 23일 서울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리는 가운데, 어버이연합 등 극우보수단체 회원들이 맞은편 동아일보사앞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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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경찰관들의 친목 단체인 사단법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아래 경우회, 회장 구재태)가 지난 5개월 동안 1303회에 걸쳐 '반국가 종북세력 척결'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우회가 실제 집회를 개최한 것은 15회에 불과했다. 

경우회는 실제 개최한 집회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시민·노동단체의 주장을 반박하거나 정부 입장을 옹호하는 구호를 외쳤다. 특히 경우회는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아래 국정원 시국회의)의 촛불 집회,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등이 열리는 곳 맞은편에서 동시에 집회를 열어, 이들 단체의 집회를 방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법(아래 경우회법) 5조4항에 따르면 경우회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어, 이같은 정치색 짙은 활동은 설립 목적을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다.

<오마이뉴스>가 1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김현 민주당 의원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2013년 경우회 서울시내 집회 신고 및 이행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경우회는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서울 시내 14곳에 무려 1303회에 걸쳐 집회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집회 신고를 낸 8월 10일부터 마지막 집회인 12월 28일까지 140일 동안 하루 평균 9.3회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것이다. 이중 실제 열린 집회는 15회로 개최율은 1.1%, 집회 당 평균 참가 인원은 1318명이다.

황우여 "경우회는 종북세력으로부터 지켜주는 첨병" 

경우회는 지난 1963년에 설립된 퇴직 경찰관들의 대표 단체다. 경우회법에는 '회원 상호간의 친목 도모와 조국의 평화통일, 자유 수호 기여'를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 회원 복지 증진 및 권익 신장 ▲ 경찰의 치안 협력 및 지원 ▲ 외국 경우회 등과 유대 ▲ 자유민주주의체제 수호와 호국 정신 함양 ▲ 회원 자녀 장학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운영은 회원들의 후원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경우회에 따르면, 퇴직 경찰관과 퇴역 전·의경 등 135만 명이 정회원, 현직 경찰관 15만 명은 명예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서울·부산·대구·인천·해안경찰 등 지역 16개 지사를 비롯해 참전경찰유공자회·기능경우회·여경회·전의경회 등 특별회의 조직을 갖추고 있다. 구재태 현 중앙회장은 충남지방경찰청 청장, 경찰청 보안국장을 역임했고, 주요 임원들도 경찰 간부 출신들이다.

경우회의 위상은 지난해 11월 개최한 제50주년 '경우의 날' 행사 참석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자리에는 박준우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이성한 경찰청장, 안재경 경찰청 차장,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 김정석 서울지방경찰청 청장 등 대한민국 치안을 맡고 있는 최고 책임자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한 박준우 비서관은 "150만 경우회원 여러분은 국민 안전의 파수꾼이자 법질서의 수호자로 국가를 위해 헌신해 왔다"며 "현직을 떠나신 이후에도 그간의 경륜을 살려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경우회원에게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황우여 대표는 경우회의 정치적 활동을 부추기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황 대표는 "경우회가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국민대회를 이끌어 이 나라를 종북세력으로부터 굳건히 지켜주는 첨병이 돼 감사하다"며 "당은 경우회가 국민들로부터 충분히 존경을 받고 은퇴 후에는 국가를 위해 봉사하며 여생을 마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가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서울시내 14곳에 1303일에 집회 신고를 냈다. 집회명은 '반국가 종북세력 척결 국민대회'다. 이중 실제 15번 집회를 열었으며 집회 개최율을 1.1%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법(이하 경우회법) 5조4항에 따르면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돼 있어 이같은 이념성 짙은 활동은 설립 목적을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가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서울시내 14곳에 1303일에 집회 신고를 냈다. 집회명은 '반국가 종북세력 척결 국민대회'다. 이중 실제 15번 집회를 열었으며 집회 개최율을 1.1%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법(이하 경우회법) 5조4항에 따르면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돼 있어 이같은 이념성 짙은 활동은 설립 목적을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대한민국재향경우회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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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열린 15회 중 13회는 '맞불집회'... "소음 때문에 집회 방해" 

황우여 대표가 언급한 대로 경우회는 지난 5개월 동안 이른바 '종북세력 척결'을 내건 보수세력의 첨병 역할을 자임했다. 경우회가 첫 집회 신고를 한 것은 지난해 8월 1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이었다. 당시는 국정원이 2007년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해 정국이 냉각되고 여야가 국정원 국정조사를 벌일 때다. 또 민주당은 서울광장에 천막당사를 운영해 장외 투쟁을 벌였고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범국민 촛불집회의 참가자 수가 절정에 이를 때였다. 따라서 경우회가 야당과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인 '맞불 집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경우회는 이후 서울광장을 축으로 국가인권위원회, 동화면세점, 서울파이낸스센터, KT 광화문지사, 보신각, 서울역사박물관, 청계11빌딩, 영풍문고 종로점, 대한문 앞 등에 지속적으로 집회를 신고했다. 또 서울역광장을 축으로 동자동 게이트웨이타워빌딩과 연세 세브란스 빌딩 앞을 비롯해 명동성당과 국정원 앞에도 집회를 신고했다.

특히 경우회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자유청년연합,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 단체와 집회를 공동 주최했다. 경우회는 집회에서 "종북 세력은 북한가라", "종북 세력은 자폭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해 11월 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경찰 추산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구재태 회장은 "얼마 전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34주기 추도식에서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발언했는데, 정확한 소리"라며 "종북이 판치는 지금보단 언론의 제한이 약간 있더라도 그 시대가 더 좋았다"고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시민·노동단체들은 경우회가 맞불집회를 열어 자신들의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우회가 실제 개최한 집회 15회 중 13회는 인근에서 열린 시민·노동단체의 집회와 동시에 개최됐다. 국정원 시국회의가 서울광장에 집회를 내면 반대편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여는 식이다. 또 서울역광장 집회에는 길 건너 동자동 게이트웨이타워 빌딩, 연세 세브란스 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장대현 국정원 시국회의 대변인(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경우회가 스피커를 자신들 쪽이 아니라 저희들에게 향하도록 해서, 저희들의 집회 구호와 함성이 밖으로 퍼지지 못하게 한다"며 "(경우회 집회는) 지속적으로 연설하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계속 틀어서 저희들의 집회를 방해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장 대변인은 "경우회가 소음을 내니까 저희도 목소리를 크게 낼 수밖에 없는데, 야간 소음 제한 규정인 70데시벨을 넘는 바람에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우회 측 "집회 없을 때에는 다 양보... 오히려 우리가 피해자" 

이에 대해 김현 의원은 "경우회가 정권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서울 도심 주요 집회 장소를 독차지했다"며 "퇴직 경찰의 사회 봉사 활동, 회원 상호간의 협동 정신 함양 등 경우회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경우회가 연 집회 대부분이 민주당과 시민단체의 범국민 촛불집회를 반대하기 위한 집회였다"며 "경우회 자체의 의사 표현이 아닌 반대를 위한 반대 집회"라고 자성을 촉구했다.

그러나 경우회 홍보국 관계자는 1303회 집회 신고가 과도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경우회 중앙회뿐만 아니라 서울 지회와 각 경찰서 분회가 조직의 필요에 따라 신고를 한 것"이라며 "(많다는 지적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집회를 안 하는 경우에는 시민단체에 장소를 양보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대한문 앞은 쌍용자동차 노조에게, 지난달 7일 철도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장소인 서울역 광장은 철도노조에 양보했다"고 밝혔다.

집회 방해와 관련해서 그는 "집회 목적에 따라 목소리를 낸 것으로 규정을 최대한 지키면서 집회를 진행했다"며 "오히려 국정원 시국회의의 소음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봤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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