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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빚어 온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지난 5일 교육부(장관 서남수)의 최종 승인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357건에 달하는 심각한 사실 오류가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4일 오후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 등 근현대사 전문가들이 교학사 교과서 최종본을 분석한 결과, 최종 승인을 마쳤음에도 사실 오류와 편파 해석 등 여전히 357건의 오류가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교학사 교과서의 오류는 구체적으로 ▲인명·지명·단체명 등 개별적인 역사지식 오류 140건 ▲편향적인 해석과 노골적인 역사왜곡 129건 ▲출처표시가 불분명한 전재 표절 등 과도한 베끼기 22건 ▲ 표기와 번역, 출전 오류 66건 등 357건에 달한다. 이 중 맞춤법 등 문장오류는 포함되지 않았다.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 등 근현대사 전문가들이 14일 교학사 교과서 최종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57건의 오류가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 등 근현대사 전문가들이 14일 교학사 교과서 최종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57건의 오류가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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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난 13일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교과서 검정 승인 이후 추가로 수정·보완한 8종의 한국사 교과서 수정사항은 총 2250건에 달한다. 특히 교학사 교과서는 지난해 12월 승인 이후 무려 751건을 다시 수정했지만 여전히 역사적 사실 오류와 베끼기 등 357건에 달하는 오류가 남아있었다.

또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파인 인촌 김성수의 글을 삭제했다며 교육부의 최종 승인을 거쳤으나, 실제 최종본 292쪽에 해당 글이 그대로 실려 있었다. 대통령령인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제 38조에 따르면 이는 교과서 검정 취소 사항에 해당한다. 

오류까지 그대로 베낀 교학사...특혜 준 교육부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는 <심마니 한국사(전국역사교사모임 저, 2002년)> 등 한 권의 책에서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인용했고, 오류가 있는 내용까지 그대로 베끼는 등 기본적인 확인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  

연구소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는 <심마니 한국사(전국역사교사모임 저)> 등 한 권의 책에서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인용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는 <심마니 한국사(전국역사교사모임 저)> 등 한 권의 책에서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인용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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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분석한 유은호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보통의 교과서 집필자라면 원사료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전혀 그런 노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교학사 교과서 238쪽에는 태평양 전쟁과 일제의 패망에 관해 "일본은 미국이 식민지로 가지고 있던 인도차이나를 공격했다"고 서술했지만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당시 미국은 인도차이나에 식민지가 없었다. 

또 226쪽에서 간도분쟁을 서술하면서 지도에서 서간도의 위치를 잘못 표기하는 오류를 범했다. 이준식 역사정의실천연대 정책위원은 "중국의 동북공정 등 영토분쟁은 아주 예민한 문제"라면서 "영토에 관한 설명을 하면서 지도를 엉터리로 싣는 것이 말이 되나, 이런 지도는 안 넣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이 서간도의 원래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 최종본은 226쪽에서 간도분쟁을 서술하면서 지도에서 서간도의 위치를 잘못 표기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한 연구원이 서간도의 원래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 최종본은 226쪽에서 간도분쟁을 서술하면서 지도에서 서간도의 위치를 잘못 표기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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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측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분석한 부분은 근현대사에 국한될 뿐이라, 전근대사를 포함할 경우 오류는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교학사 교과서는 출간 자체를 취소하고 교육부가 지금이라도 승인을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30일 교학사 등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해 최종승인을 했으나, 사실 오류와 역사 왜곡 등 교학사 교과서로 인한 논란이 계속되자 이례적으로 교과서의 수정 보완을 재차 승인했다.

"검정심의 통과 교과서 2,3차 수정, 독재시대에도 없던 일"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교육부가 검정심의를 통과한 교과서를 2차, 3차로 추가 수정하고 승인하는 일은 독재시대에도 없었던 일"이라며 "교과서를 객관적이고 날카롭게 심의해야 할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에게는 무한정 수정할 수 있게 하는 '특혜'를 베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교학사 교과서 13일 오후 교과서 최종본을 일부 기자들에게 배포하면서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이 아니라 일본을 극복하는 '극일'의 관점이며, 독재 미화가 아닌 자유민주주의적 관점에서 쓴 교과서"라고 밝힌 바 있다.


태그:#교학사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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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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