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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0일 오후 2시 18분]

"승진 탈락이요? 할 말 없습니다."

권은희(41)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의 말이다.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경찰서에서 만난 권 과장은 총경 승진 탈락에 대해 짧게 말했다. 평소 공직자로서의 언행에 조심했던 그는 승진 탈락 이유와 소감에도 말을 아꼈다.

권 과장은 다음 승진에서도 탈락하게 되면 4년 뒤에는 퇴직해야 한다. 그는 지난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수사 당시 "경찰 윗선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부정한 목적으로 수사를 축소·은폐했다"고 폭로했다. 이후로 청문회 등에서 소신 발언을 하면서 '국민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과 달리 그는 9일 경찰청이 발표한 89명의 총경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승진 대상자였으나 탈락한 것이다. (관련기사 : '수사 외압 폭로' 권은희, 총경 승진 탈락)

반면 권 과장의 후배인 여 경정 3명은 총경이 됐다. 경찰청은 "여경 관리자를 확대하기 위해 처음으로 여경 3명을 동시에 총경으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여경 관리자 확대라는 명분에 권 과장은 제외된 것이다. 권 과장은 후배인 세 총경에게 지위상 존칭을 써야된다.

누리꾼들 "훈장 줘도 부족할 판에 노골적인 탄압"

지난해 10월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왼쪽)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앞)이 국정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김용판 지난해 10월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왼쪽)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앞)이 국정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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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승진 탈락 소식에 이날 오전 누리꾼들은 "괘씸죄", "명백한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ID '@bulk****'은 "다카키 마사오 발언한 이정희 진보당 대표를 향한 보복에 버금간다"며 "대선 부정의 진실을 은폐하고픈 박근혜 정권의 치졸한 괘씸죄 보복"이라고 평가했다. 또 ID ‏'@seo****'는 "훈장을 줘도 부족할 판에 노골적인 탄압을 하는 박근혜 정권"이라며 "충견이 아니면 모두 찍어내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고상만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도 자신의 트위터(@rights11)에서 "탈락 이유는 경찰청도 알고, 국민도 아는 일"이라며 "더럽고 추잡한 경찰청을 규탄한다, 너희들 그래서 안 돼!"라며 날카롭게 비판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DrPyo)에서 '수사 외압 폭로 권은희, 총경 승진 탈락'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 걸어 이번 인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ID '@mind****'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장대로 지난 정권의 도움을 받은 바 없다면, 국정원게이트의 실체를 밝힌 권은희 경정을 승진시키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럼에도 탈락시킨 것은 MB는 물론 경찰수뇌부와 커넥션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권 과장을 향한 응원의 글도 이어졌다. ID '@shinwh****'는 "진급 좀 못하면 어떻나, 국민은 과장님 편"이라며 "몇 년만 더 견뎌달라,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ID '@__****'은 "승진에서 탈락했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경찰청장, 대통령 이상"이라며 "정의의 경찰, 국민의 경찰"이라고 밝혔다.

실명 인증을 거쳐야 하는 송파경찰서 게시판에도 이날 오전 정아무개씨가 '자랑스러운 권은희 수사과장님 힘내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씨는 "민주시민은 권 과장을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로 보고 있다"며 "권 과장이 대한민국에 사는 희망"이라고 밝혔다.


태그:#권은희 수사과장, #승진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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