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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 순기능 2편 광고. 주인공이 러시앤캐시에 입사한다는 내용으로 "은행과 하는 일이 비슷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러시앤캐시 순기능 2편 광고. 주인공이 러시앤캐시에 입사한다는 내용으로 "은행과 하는 일이 비슷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 러시앤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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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러시앤캐시에 합격했어"
"근데 거긴 좀 그렇지 않니. 이자가 높다고 사람들이…."
"생각보다 괜찮은걸. 하는 일은 비슷해, 젊은 회사라 좋더라고. 난 우리 회사가 딱이야"

A&P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방영하고 있는 '신입사원편' 텔레비전 광고. 이 광고 속 여주인공은 러시앤캐시에 취직한 신입사원이다. 그는 대부업이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을 하며 대부업에 대한 편견이 사실이 아니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최근 무이자, 업계 최저금리, 회사이름 등을 반복적으로 외치던 대부업 광고가 조용한 감성 광고로 바뀌었다. A&P파이낸셜대부의 계열사인 미즈사랑대부의 광고도 젊은 여성들의 바람을 쉽게 해결해주는 이야기 형식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밝은 이미지만을 부각한 이러한 광고가 최고 이자율 연 39%에 이르는 대부업체의 실체를 감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장년층보다 대부업 이용 많은 청년층... TV광고 때문?

미즈사랑대부의 광고. 미즈사랑은 여성상담원의 여성의 마음으로 해결해준다는 광고문구를 걸고 이야기형식의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미즈사랑대부의 광고. 미즈사랑은 여성상담원의 여성의 마음으로 해결해준다는 광고문구를 걸고 이야기형식의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 미즈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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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청년층이 고금리 대부업체에 얽매이는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2년 말 비은행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청년층(15세에서 29세)의 반절(48.3%)이 30%이상 초고금리의 대부업체·저축은행을 이용했다. 이는 30세 이상의 중장년층(19.6%)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한국은행은 "이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이 미흡한데다 대부업은 대출절차가 간편하고 TV·인터넷광고로 청년층에게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러시앤캐시 순기능 광고 1편. 광고 속 남녀는 ‘버스와 지하철만 탈 수 있나, 바쁠 땐 택시도 타야지’라고 말하며 대부업체 이용을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미지로 포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러시앤캐시 순기능 광고 1편. 광고 속 남녀는 ‘버스와 지하철만 탈 수 있나, 바쁠 땐 택시도 타야지’라고 말하며 대부업체 이용을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미지로 포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 러시앤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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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는 올해 초 방영한 TV 광고에서도 젊은 남녀의 고급스러운 생활을 보여주며 대부업 이용의 편리성을 강조했다. 광고 속 남녀는 '버스와 지하철만 탈 수 있나, 바쁠 땐 택시도 타야지'라고 말하며 대부업체 이용을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미지로 포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서울시 가계부채 실태조사 결과 대부업 이용자들이 대출받은 대부업체를 알게 된 계기는 TV광고(26.5%), 인터넷광고(25.2%), 지인 소개(18.4%), 전단(15.6%), 신문광고(6.1%) 순으로 TV와 인터넷이 51%로 과반수를 차지한다.

현재 대부업체의 광고는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만 방송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업 광고는 횟수에 제한이 없다. 이학영 의원실의 조사 결과 업계 1위인 A&P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는 지난해 1월에서 10월까지 12만2188회의 광고를 내보냈다. 하루 평균 402회의 광고가 TV를 통해 나간 것이다. 업계 2위인 산와대부(산와머니)의 광고는 하루 평균 72번 TV 전파를 탔다.

"순화된 광고, 마케팅 성공" vs. "미화된 이미지로 젊은층 피해"

러시앤캐시 광고 속 한 장면. 은행을 버스와 지하철, 대부업을 택시에 비유했다. 택시가 빠르고 간편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러시앤캐시 광고 속 한 장면. 은행을 버스와 지하철, 대부업을 택시에 비유했다. 택시가 빠르고 간편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 러시앤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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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부업계는 "스토리텔링 대부 광고는 성공적"이라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조성익 아프로파이낸셜대부 홍보팀장은 "영업광고가 아닌 순화된 광고방식은 아이디어 중 하나였고 생각보다 반응이 이슈가 돼서 2차 광고가 제작된 것"이라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회자됐기 때문에 광고 측에서는 잘 만들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무이자, 무이자를 외치던 광고보다 요즘 광고는 많이 순화됐다"며 "고급스러운 대부광고가 서민들과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마케팅적으로는 잘 만들었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전했다.

또한 최근 대부업 광고 규제에 대한 움직임에 대해 그는 "법으로 광고를 못하게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논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인의 광고를 규제한다는 것은 자본주의를 무시한 것"이라며 "대부업을 현재 광고가 규제되는 업종인 마약·카지노와 동등하게 보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융정의연대에서 지난해 11월 대부업 광고 반대 시민행동의 날을 개최하며 게재한 포스터.
 금융정의연대에서 지난해 11월 대부업 광고 반대 시민행동의 날을 개최하며 게재한 포스터.
ⓒ 금융정의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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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부업 광고를 규제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미화된 대부업체 광고가 청년층의 피해를 키운다고 지적한다. 최계연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은 "젊은 층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모르고, TV광고에서 접한 미화된 이미지만 믿고 대부업을 이용해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러시앤캐시가 이자가 비싸지만 서비스가 좋다면서 서민금융기관이라고 이미지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이제는 대부업 주 고객층을 20~30대로 맞추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과 이학영 민주당 의원도 대부업 광고를 규제하는 데 힘을 보탠 상태다. 심 의원은 대부업의 광고에 대해 방송 시간을 제한하고 대부업 광고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를 방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지난해 발의했고, 이 의원도 대부업의 텔레비전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태그:#대부업 광고,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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