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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철거 예정... 하루 말미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6일 저녁 9시께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교내 대자보 철거에 따른 사전 안내문'을 올리고 '7일 오후 5시까지 학교 허락 없이 부착한 대자보를 자진 정리 및 회수하라'는 요지로 공지했다.
▲ 대자보 철거 예정... 하루 말미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6일 저녁 9시께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교내 대자보 철거에 따른 사전 안내문'을 올리고 '7일 오후 5시까지 학교 허락 없이 부착한 대자보를 자진 정리 및 회수하라'는 요지로 공지했다.
ⓒ 중앙대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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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0만 원짜리 대자보'로 화제가 된 중앙대학교(이사장 박용성)가 교내에 붙은 대자보를 철거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중앙대는 파업 중인 청소노동자가 교내 대자보를 붙일 경우 1인당 100만 원씩 내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해 논란이 됐다. 이에 학생들은 이색 대자보를 붙이고 '의혈안녕기금'을 만들어 이를 비꼬는 등 항의하고 있다.

중앙대 서울캠퍼스는 6일 저녁 9시께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교내 대자보 철거에 따른 사전 안내문'을 올리고 '7일 오후 5시까지 학교 허가 없이 부착한 대자보를 자진 정리 및 회수하라'는 요지로 공지했다. 이어 "기한까지 회수하지 않은 게시물·대자보는 철거 예정"이라며 "신입생 선발이 진행 중인데 (대자보로 인해) 학교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발전기금 비꼰 '안녕기금'에 거꾸로자보 등 이색자보 나붙어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발전기금을 비꼰 '의혈안녕기금'을 만들고, 학교 측을 풍자해 '거꾸로 대자보'를 붙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에 항의 중이다. 6일 찾은 중앙대 곳곳에는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합니다'라는 종이가 붙어있었고, 대학원생 44명이 실명과 학과를 밝히며 "중앙대 법인은 청소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라"는 제목으로 붙인 자보도 걸려있었다.

파업한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응원메시지나 자보, 인증샷 등이 중앙대에 붙을 때마다 100만 원씩 가상의 돈이 적립되는 '의혈안녕기금'은 6일 오후 6시 2200만 원에 달했다. 기금이 5일 만들어졌으니 하루만에 총 22장의 피켓·대자보가 붙었다는 의미다. 이는 학교 측이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자보, 구호 등 1회당 100만 원'을 지급토록 법원에 신청한 것을 풍자한 것이기도 하다.

구성원 모두가 안녕하도록, '안녕기금' '의혈안녕기금'은 파업한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응원메시지나 자보, 인증샷 등이 중앙대에 붙을 때마다 100만원씩 가상의 돈이 적립되는 기금이다. 6일 오후 6시에는 2200만원에 달했다. 왼쪽으로 청소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이 보인다.
▲ 구성원 모두가 안녕하도록, '안녕기금' '의혈안녕기금'은 파업한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응원메시지나 자보, 인증샷 등이 중앙대에 붙을 때마다 100만원씩 가상의 돈이 적립되는 기금이다. 6일 오후 6시에는 2200만원에 달했다. 왼쪽으로 청소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이 보인다.
ⓒ 의혈 안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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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떻습니까 중앙대 영화과 최문석(27)씨는 6일 하얀 종이 위 직사각형 모양의 거울만이 붙은 대자보를 교내에 부착했다. 이를 보는 학생들은 저절로 자신의 얼굴을 마주보며 질문하게 된다.
▲ 거울에 비친 당신은 어떻습니까 중앙대 영화과 최문석(27)씨가 붙인 '거울 자보'의 모습. 이를 보는 학생들은 저절로 자신의 얼굴을 마주보게 돼있다. 거울 안으로 지나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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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이 아이디어를 낸 이재정(중앙대 정치국제)씨는 "학문을 가르쳐야 할 학교가 '100만 원' 운운하며 이윤과 법만 들이대는 모습에 실망했다"며 "중앙대에 필요한 것은 '발전'이 아닌 구성원 모두의 '안녕'이란 생각에 안녕기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서 쓰인 시위 방식을 사용, '거울 자보' 등 색다른 방식으로 학교를 비판하는 학생도 있었다. 중앙대 학생 최문석(27)씨는 하얀 종이 위 직사각형 모양의 거울만이 붙은 대자보를 6일 오후 10시께 교내에 부착했다. 거울 아래엔 "의에 죽고 참에 살고 있습니까?"란 교훈(校訓)이 쓰여 있어, 이를 보는 학생들은 저절로 자신의 얼굴을 마주보게 돼있다.

'학교를 위한 대자보'라는 제목으로 거꾸로 읽는 자보도 붙었다. "학교의 주장은 결국 정당한 것"이라는 해당 대자보는 언뜻 보면 학교 측에 찬성하는 내용처럼 보이지만, 거꾸로 읽으면 "청소노동자들의 학내 파업 행위는 정당한 것"이라는 본래 의도가 읽힌다.

거꾸로 읽는 대자보, 거꾸로 가는 중앙대 최씨가 붙인 '거꾸로 대자보'는 언뜻 보면 학교 측에 찬성하는 내용처럼 보이지만, 거꾸로 읽으면 "청소노동자들의 학내 파업 행위는 정당한 것"이라는 본래 의도가 읽힌다.
▲ 거꾸로 읽는 대자보, 거꾸로 가는 중앙대 최씨가 붙인 '거꾸로 대자보'는 언뜻 보면 학교 측에 찬성하는 내용처럼 보이지만, 거꾸로 읽으면 "청소노동자들의 학내 파업 행위는 정당한 것"이라는 본래 의도가 읽힌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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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위한 대자보

모든 것이 잘못 되었습니다
학교의 주장은 결국
정당한 것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의 학내 파업 행위는
잘못 입니다
TNS(용역업체)가
청소노동자들의 실 사용자입니다
사실상 학교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학생들이
유일한 미래입니다
이윤창출이
목적이 아닙니다
청소노동자들과의 합의는
기필코 받아 내겠습니다
백만원은
받을 생각 없습니다
여론의 관심은
환영합니다

※ 절대 거꾸로 읽지 마세요!

자보를 붙인 최씨는 6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학교의 입장이 원칙적인 듯 보이지만 늘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풍자해보고 싶었다"며 "철거예정 공지처럼 학교의 일방적인 실력행사 앞에 청소아주머니나 학생은 모두 약자일 뿐 결국 '계란으로 바위치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 <변호인>의 대사처럼 계란은 살아서 결국 바위를 넘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응원하는 중앙대 청소노동자 40여 명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토요근무 폐지·노동시간 조절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장에서 파업 중이다. 문제가 장기화되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은수미, 진선미 의원 등 국회의원들이 6일 중앙대를 방문, 이용구 총장과 만나 해결을 촉구했지만 학교 측은 여전히 '대자보 철거'를 예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파업중인 천막농성장 안 모습. 중앙대 청소노동자 40여 명은 지난 12월 16일부터 토요근무 폐지·노동시간 조절 등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다.
 파업중인 천막농성장 안 모습. 중앙대 청소노동자 40여 명은 지난 12월 16일부터 토요근무 폐지·노동시간 조절 등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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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5개 법률단체도 6일 공식 성명을 통해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교섭을 요구해왔지만, 하청업체는 교섭을 거부하고 원청(중앙대)은 노조를 탄압해 노동자들이 추운 날씨에도 천막 농성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부당노동행위를 조장한 중앙대는 노동자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중앙대 홍보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소노동자분들은 용역업체 소속으로 중앙대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므로, 학교가 나서서 이 문제에 개입할 수는 없다"고 해명하면서 "대자보는 최근 외부인 방문도 많은 시기인데다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아 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교칙에 따라 검인 절차를 거치고 허가받은 게시물만 교내에 붙여야 하는데 학생들이 마구잡이로 붙였기 때문"이라며 "청소노동자를 지지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7일 오후 대자보 철거 예정으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동문회 등 졸업생·동문단체와 시민·지역단체들은 7일 오후 2시 중앙대를 찾아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천막농성장 지나가는 학생들 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응원하는 중앙대 청소노동자 40여 명은 지난 12월 16일부터 토요근무 폐지·노동시간 조절 등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다.
▲ 천막농성장 지나가는 학생들 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응원하는 중앙대 청소노동자 40여 명은 지난 12월 16일부터 토요근무 폐지·노동시간 조절 등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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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 묻고, 듣고, 쓰며, 삽니다. 10만인클럽 후원으로 응원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