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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과 오류 등으로 비판받는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채택해 논란을 빚고 있는 전주 상산고등학교가 역사교과서 채택의 문제점을 비판한 학생의 대자보를 4일 오전 철거했다. 2종의 역사교과서를 통해 토론과 비교 수업을 하겠다는 상산고가 학생의 건전한 비판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토론 말하던 상산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반대하는 학생 대자보 바로 철거

 3일 저녁 9시께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자보를 상산고 2학년 이호진(가명)씨가 본관 입구에 게시했지만, 4일 오전 8시께 학교에 의해 철거됐다.
 3일 저녁 9시께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자보를 상산고 2학년 이호진(가명)씨가 본관 입구에 게시했지만, 4일 오전 8시께 학교에 의해 철거됐다.
ⓒ 이호진(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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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이호진(가명· 남)씨는 3일 저녁 9시께 상산고 교장과 재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대자보를 상산고 본관 B동 입구에 게시했다. 이 대자보는 다음날 오전 8시께 학교 관계자에 의해 철거됐다. 이 대자보는 현재 상산고 행정실에서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실 관계자와 교사에게 누가 대자보를 내렸는지 물었지만, 자세한 문의는 교장이나 교감에게 하라는 답을 들었다. 상산고 교감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오늘 출근을 하지 않아 자세한 상황은 모른다"면서 견해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밝혔다.

호진씨에 따르면 최근에도 A4 용지 4장 분량의 '안녕들 하십니까?'가 게시되기도 했지만, 학교에서 철거한 바 있다.

이호진씨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교학사 교과서는 이념적으로도 문제가 있지만, 652건의 오류가 발견되는 등 교과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상산고가 이 교과서를 채택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대자보로 의견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호진씨는 "진실이 왜곡된 교과서를 통해 학생이 얻을 지식은 없다"면서 "현재 많은 학생들도 이 문제에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호진씨가 붙인 대자보는 SNS에서 큰 화제를 부르고 있다.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자보를 통해 호진씨는 "처음 친구가 우리 학교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믿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뉴스를 접하고 이 사실을 알게됐다, 교육부의 수정명령을 거쳤음에도 652건의 오류가 있는 교과서로 학생을 가르치는 건 무리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호진씨는 "교장선생님은 이념에 편향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 인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왜곡된 역사 인식과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학서 역사교과서 채택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동선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얼마 전에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모든 학교로 학생의 표현의 자유는 헌법적 권리이기에 어떤 사유로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유감"이라면서 "교과서 선정은 교과 교사들이 협의해서 선정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의견도 들어본다. 그런데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학생의 대자보를 바로 철거한 것은 이번 교과서 선정이 학교 운영진의 입장만 반영하고 선정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 정책실장은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왜곡된 역사교과서 채택을 고수하고 있는 상산고가 합리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학생, 교사, 학부모, 운영진이 함께 토론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생략하고 계속 고수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반 교육적인 처사이다, 학생인권을 침해하면서 채택하는 것은 상산고가 우려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성을 더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상산고 학생들 "교학사 교과서 채택 반대 서명 운동 벌여"

한편, 상산고 학생들은 4일 오전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유지혜(가명, 2학년, 여)씨는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이념의 문제보다는 친일적 내용과 역사 오류가 큰 문제"라면서 "어떤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은 가능하겠지만, 사실을 왜곡한 교과서를 가지고 토론을 할 수 없다. 부디 학교가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믿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호진씨는 "현재 교실에서 서명을 하는 학생들이 상당하다"면서 "상산고의 많은 학생들이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인터넷 여론은 상산고 학생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범수(가명, 남)씨도 "많은 학생들이 상산고의 결정에 반대하고 있지만, 언론과 SNS 상에서 상산고 학생들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것에는 유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있다고 언급했다.

 상산고 동문 채주병씨가 4일 오전 상산고 앞에서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상산고 동문 채주병씨가 4일 오전 상산고 앞에서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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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4일 오전에는 상산고 4회 졸업생 채주병(47)씨가 학교 정문 앞에서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주병씨는 "친일 성향의 교과서를 채택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쌀밥이 아닌 독약을 먹이는 것이다"면서 "동문들도 많이 반대한다. 학교에서 철회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6일 오후 1시 30분,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상산고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상산고 2학년 이호진(가명)씨가 붙인 대자보
<존경하는 교장선생님께 드리는 말씀>

안녕하세요. 현재 2학년 문과에 재학 중인 000이라고 합니다. 새해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가족들과 함께 포항 호미곶에 해돋이를 보러 다녀왔었습니다. 하지만, 즐거웠어야 할 가족여행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상산고, 교학사 교과서 사용키로"

제가 포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본 기사입니다. 처음엔 친구가 우리 학교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가 뉴스가 담긴 인터넷 주소를 보내주고 나서야, 저는 그제서야 믿었습니다.

교학사의 국사교과서는 검정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끝까지, 지금까지도 논란이 수두룩한 교과서입니다. 단순히 우편향 문제뿐만이 아니라, 이미 검정이 된 지금 이 순간에도 652건의 오류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수정명령을 거쳤음에도 652건의 오류가 있다는 교과서로 제대로 학생을 가르치기엔 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교학사 교과서는 일제 강점기 시절의 일본의 만행을 미화하고, 위안부 할머님들을 폄훼하고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를 미화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인터넷에는 우리 학교의 교학사 교과서 선정에 대한 비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으며, 이사장님과 교장선생님의 성함까지 오르내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미 우리 학교의 이미지는 친일학교로 평가절하되고 있고, 선배님들은 연일 부끄럽다고 하시고, 자신의 자식을 상산고로 보내려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아야겠다고 하시는 부모님들도 더러 있습니다.

존경하는 교장선생님, 교학사와 지학사를 선정하기까지의 국사선생님들과 이사장님, 교장선생님, 학교운영위원회 여러분의 노고가 얼마나 컸는지 잘 알고 있는 바입니다. 하지만, 이 학교의 학생으로서 대한민국의 학생으로서, 학교는 학생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교장선생님. 교장선생님께서는 이념에 편향되지 않고, 균형있는 역사 인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 교학사를 선택했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왜곡된 역사인식과 균형잡힌 역사인식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균형잡힌 역사인식을 위해서라면 이념적으로 우편향 되어 있는, 652건의 오류가 있는 교학사 교과서를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지 않았는가라고 의문점을 가집니다.

존경하는 교장선생님.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우리 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교학사 교과서 선정에 반대하고 있고, 전북교육감 후보 추대위원회, 전북도의회, 전북교총 등 이 외에도 많은 곳에서 우리 학교가 교학사 채택을 철회하길 절실히 원하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정말로 우리 학교 학생들이 균형잡힌 역사인식을 갖길 원하신다면, 교학사 교과서 태택을 철회해 주십시오. 채택 철회 소식 간절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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