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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현대학원(이사장 민계식) 소속 울산 현대고등학교가 2014학년도 학국사교과서로 교학사가 출간한 교과서를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학원은 정 의원이 줄곧 이사장을 지내다 지난 2010년부터 현대중공업 임원 출신 민계식씨가 이사장으로 있고 정 의원은 현재 명예이사장으로 있다. 울산 동구에 있는 현대학원 소속 4개 학교 중 한 곳인 현대고의 이같은 교학사 교과서 채택은 울산지역 52개 고등학교 중 유일하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의 교육시민사회와 전교조 등으로부터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학교장 "치우치지 않고 가르칠 것" vs. 시민사회 "교과서라 하기에 부끄러워"

울산시교육청과 전교조 등에 따르면 일선 학교의 교과서 채택은 각 학교 담당 교사들이 여러 개의 교과서를 복수로 추천한 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를 한다. 그 후 채택할 교과서를 제안하면 학교장이 최종 결정하는 식이다.

현대고 류광렬 교장은 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교사들이 협의를 거쳐 추천해 올린 후학교운영위원회 심의 후 교학사 교과서로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교사들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시민사회는 현대고의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비난하고 나섰다.  울산교육연대 최민식 공동대표는 2일 "교학사 교과서는 교과서라고 명명하기에도 부끄러운 역사왜곡을 담고 있다"며 "그런데 지역의 명문고라고 스스로 자임하는 현대고가 이 교과서를 채택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역의 여러 시민단체가 함께 교학사 교과서의 불채택은 물론 승인취소를 위해 지역 곳곳에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고, 이 학교도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인데 왜 채택했을까"라고 되묻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재단인 학교에서 이런교과서를 채택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울산지부 권정오 지부장은 "전교조가 파악한 바로는 현대고 담당 교사들이 3개 교과서를 복수로 추천하면서 교학사 교과서를 1순위로 올렸는데, 우리는 이 과정에서 재단측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진다"며 "교과서로서의 조건을 갖추진 못한 교학사 교과서는 아마 정상적인 경로라면 채택되지 않은 것이 당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와 함께 연대해서 교학사 교과서 퇴출과 재단의 개입 여부 등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교조 울산지부에 따르면 울산의 현대학원 소속 4개 학교 중 고교 한 곳인 현대청운고등학교(자율형사립고)는 담당 교사들이 교학사 교과서 채택에 반발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현대고 교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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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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