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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경남 진주시 현장아트홀에서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가 창립을 선언했다. 기존 정당이 가진 이념과 인물, 서울 중심의 정치지형을 거부하고 지역의 문제를 지역 스스로 정책을 세우고 활동을 벌여 함께 해결하자는 '진주같이'. 과연 '진주같이'는 어떤 단체인지 공동준비위원장 강동옥씨를 만나봤다.

지난 10일 경남 진주시 현장아트홀에서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가 창립을 선언했다. 기존 정당이 가진 이념과 인물, 서울 중심의 정치지형을 거부하고 지역의 문제를 지역 스스로 정책을 세우고 활동을 벌여 함께 해결하자 <진주같이>. 과연 <진주같이>는 어떤 단체인지 공동준비위원장 강동옥 씨를 만났다.
 지난 10일 경남 진주시 현장아트홀에서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가 창립을 선언했다. 기존 정당이 가진 이념과 인물, 서울 중심의 정치지형을 거부하고 지역의 문제를 지역 스스로 정책을 세우고 활동을 벌여 함께 해결하자 <진주같이>. 과연 <진주같이>는 어떤 단체인지 공동준비위원장 강동옥 씨를 만났다.
ⓒ 진주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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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같이'는 이상한(?) 조직이다. 각 소모임과 준비위원, 지역 책임자 등 10여 명의 운영위원이 공동 대표이니 사실상 대표가 없는 셈이다. 아니, 모두가 대표다.

구성원들의 성향도 가지각색이다.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사람도 있는 반면, 정치와는 일정 거리를 두고 살아온 사람들도 많다.

처음부터 문화운동에 전념했고 앞으로도 문화계에서 활동할 사람들도 제법 큰 구성비를 가진다. 그럼에도 한 가지 지향만은 뚜렷하다.

더 이상 지역이 서울의 이합집산 하는 정치지형에 휘둘리고, 갈라지는 지역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적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꾼다면 먼저 그 단체에서부터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렇게 설명한다고 해서 손에 분명히 잡히는게 없다고 말할는지 모르겠다. 지난 1년여 진주같이 창립을 준비해온 여러 준비위원장 중에서 강동옥씨를 만나 진주같이가 어떤 단체인지, 무엇을 하려는 단체인지를 들어보았다. 다 읽고 나면 손에 잡히는 뭔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 먼저 살아온 이야기부터 해보죠. 전통예술 중에서 춤을 추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처음에는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동아리를 했는데, 1학년 초에 칠암캠퍼스 푸른 잔디 위에서 남자가 도포자락 휘날리며 문둥북춤 추는 것을 본 순간 운명처럼 끌렸다. 이후 전통문화예술연구 동아리에서 여러 학교와 교류하면서 사회를 보는 눈도 키우고, 문화운동을 하게 됐다."

- 놀이판 '큰들'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는데?
"학교 탈반에서 활동하다 군대에 갔는데, 제대 해보니 사회문화패 '물놀이'(놀이판 '큰들'의 전신)가 만들어져 있었다. 이후 학교보다는 사회문화패에서 함께 활동하게 됐다. '큰들'은 문화패 '물놀이'의 공간 이름이었는데, 나중에 그게 단체 이름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초대 대표는 지역 전통문화를 이끌었던 문갑현씨가 맡았고, 2대째 내가 맡았다. 그 다음에 김정수씨가 했고, 그 이후로는 전민규씨가 대표를 맡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사회패로 있으니 시민단체나 카톨릭 농민회와 같은 단체와 많은 교류를 가지게 됐다."

- 오광대 보존회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결혼 후에 문화패를 떠나 직장생활을 8년 정도 했는데, 늘 이쪽(놀이패)이 그리웠다. 그런 중에 김수업 선생님이 진주오광대를 복원 해보자고 제안했고,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하게 됐다. 1997년부터 진주오광대 복원사업을 시작해 마지막 연희 이후 60년 만에 복원 공연을 했고, 2003년에 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진주오광대는 국립박물관에 탈이 보존돼 있었고, 대본과 연희자(배또문준)가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복원이 빨랐다."

- 처음 문화운동을 시작할 때 꿈꾸었던 것처럼 여전히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때는 군부독재 시절이어서 싸움의 목적과 대상이 분명했다. 함께 노력하면 곧 세상이 바뀔 것 같았다. 세월이 지나보니 '만만치 않구나, 어려운 일이구나'라고 느꼈다. 하지만 여전히 그 고민은 유효하다고 본다.

좋은 예술작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다만 비주류로 사는 우리의 능력과 힘이 부족하기에 어려운 것이다. 시간과 속도의 문제일 뿐이라 본다. 문화예술 운동이 세상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다. 노조나 교사들, 일반시민 대상으로 전통예술을 알리고 교육시켰다. 문화 분야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진보에 문화 예술운동이 미친 영향들도 크다고 본다."

- 진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진주는 어떤 도시라고 보는지?
"다른 무엇보다 진주는 문화예술의 도시다. 공연만 해도 7개가 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전국에 찾아봐도 이런 도시가 거의 없다. 역사나 내용적으로는 진보와 보수가 공존하는 도시이고 역동적인 곳이다.

문제는 이러한 자산의 가치를 알고 키워야 하는데, 뿌리가 없는 다른 동네보다 오히려 못하다. 지역 행정 수반의 의지가 중요하다. 문화예술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경제부터 살리고 문화를 살려야 한다'고 말하는데, 문화가 곧 정체성이고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 현재 진주시의 문화정책에서 가장 필요한 일은 뭐라고 보는지?
"진주문화예술재단을 설립해서 지역 문화에 대한 연구와 정책 수립, 축제의 일원화를 해야 한다. 지역문화진흥법에 광역시·도는 의무적으로 설립하도록 하고 있고, 시·군·구 자치단체도 설립을 권고하고 있다. 진주에서도 2003년 민예총 진주지부에서 시문화재단의 필요성을 밝히는 심포지움을 열었는데, 정작 책임있는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 이제 창립을 하게되는 '진주같이'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회칙에 나와 있듯이 지역중심·생활중심 정치와 운동을 하는 곳이고, 명망가 중심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곳이라 말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모든 일상이 정치 아닌 게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정치'란 말을 들으면 부담스러워 한다. 뭔가 크고 중요한 일을 해야 하거나, 하다못해 피켓으로 1인 시위라도 하는 것을 정치라고 생각한다. 정치나 운동은 높은 것과 낮은 것, 크고 작은 것이 함께 어울려야 한다. 신문 한 장 함께 돌리는 일부터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진주같이'가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지?
"보통 사람들은 지역 정치나 생활문제에 대해 답답한 이야기를 이야기 하고 싶어도 통로가 없어 못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의 마음속 갈증을 풀어주는 통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부담 없이 활동하고,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단체가 되기를 바란다."

- '진주같이'가 다른 단체나 정당과 차이점이 있다면?
"기존 정당은 전국적인 조직과 힘으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이념이나 인물 중심적이고, 서울의 정치지형의 변화를 따라간다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지역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집중해서 해결하는 데는 부족했다. 반면에 '진주같이'는 지역의 문제를 지역 스스로 정책을 세우고 활동을 벌여 함께 해결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기존 정당이나 단체를 보완하는 기능이 있다고 본다."

- '진주같이'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시민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것을 찾아 갈증을 해결해주는 역할.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대다수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야 한다. 이번에 실시한 시민의식조사 같은 사업을 계속하는 것도 좋다. 또 매체를 만들어서 시민들과 함께 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욕심을 내어 주간 단위로 낸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일반인들 중에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 거대하고 선언적인 운동은 한편 중요하긴 하지만, 일반 시민들을 운동에서 멀어지게 했다고 본다. 기존 정당이나 단체에서 활동하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 조직체계가 일반 단체나 정당과 다른데, 사람들의 이해를 위해 설명을 한다면?
"한 명 또는 두세 명으로 구성되는 대표 직책이 없고, 운영위원 전체가 대표로 돼 있다. 대표체제는 결정이 빠르고 기동성이 있고 책임성이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대표 아닌 사람들은 책임에서 한발짝 물러나게 되는 문제가 있다. 공동운영체제는 그러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적인 방식에 좀더 가깝다고 본다."

- 현재 해결해야 할 과제나 앞으로 염려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져서 조직 활성화 돼야 하고자 하는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 소수 몇 명만 모여서 자기 만족적인 운동이 안되도록 많은 노력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또한 다른 단체나 정당들과 지역 문제를 놓고 협력과 연대를 잘 해야 한다. 파편적으로 가서는 안된다. 지역문제, 생활정치 문제를 놓고 크게 이념대립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대통령이 누가 되고 무엇을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우리 동네 시의원이 누가 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늘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말을 하고싶다. 지역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발언하고 참여한다면 지역 사회도 좋게 바꾸고 자신의 삶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소수가 뭔가 대단하고 힘든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 보다는 다수가 각자 자기 영역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작은 일에도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일을 만들고 문턱을 낮추는 것이 운영위원들의 역할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http://jinjunews.tistory.com/34



태그:#진주같이, #강동욱, #생활정치,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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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로 서울이 아닌 우리 지역의 정치와 문화, 경제, 생활을 고민하고 실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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