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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 깜깜한 바다 향한 외침... "아들아, 왜 대답이 없어!"

[기사 보강: 18일 낮 12시 9분]

 지난 17일 MBN이 "국방부가 <아리랑> 등을 불온곡으로 지정하고 노래방 반주기에서 삭제토록 했다"고 보도한 내용.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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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전통 민요 <아리랑>의 가사다. 조선시대부터 불렸다고 알려진 이 노래를 국방부가 '불온곡'으로 지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MBN <뉴스8>은 "국방부가 <우리의 소원>·<그날이 오면> 등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50여 곡을 불온곡으로 지정했다"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리랑>을 비롯해 <밀양아리랑>·<까투리타령> 같은 전통 민요도 4곡이나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리포트에는 '북한곡 관련 삭제곡'이라는 제목의 문건 하나가 등장한다. 목록에는 <봉숭아(봉선화)>·<그리운 금강산>·<삼팔선의 봄> 등이 포함됐다.

또 MBN은 "국방부가 삭제 요청한 곡들은 군부대로 들어가는 노래방 기기는 물론, 시중에 유통된 일부 기기에서도 선곡이 안 된다"고 지적하며 "군부대는 특정 곡들을 삭제할 수 있다, 군부대에서 사용했던 것(기기)일 수도 있다"는 반주기 제조업체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실제 기자가 서울 시내 한 노래방에서 노래 반주기에 <아리랑>을 입력하자 '국방부 요청으로 삭제된 곡이라는 문구가 떴다. 모니터 화면 아래 "가수 윤도현이 부른 <1178>은 국방부 요청으로 삭제됐다"는 문구를 붙인 노래방도 있었다. 영화 <한반도> OST인 이노래는 통일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지난 17일 MBN이 "국방부가 <아리랑> 등을 불온곡으로 지정하고 노래방 반주기에서 삭제토록 했다"고 보도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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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만 들어가도 금지?... 국방부 "분위기 처지는 곡이라서"

국방부의 요청으로 노래방 기기에서 노래가 삭제돼 논란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가수 정태춘이 부른 <북한강에서>란 노래를 국방부가 노래 반주기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노래 제목에만 '북한'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지, 가사는 북한과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휘파람> 등 북한 가요가 군내 노래 반주기에 등록되지 못하도록 차단한 건 맞지만 우리 가요를 금지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2004년부터 부대 자체 판단으로 노래 반주기를 들이면서 '(분위기가) 처지는 노래 등을 빼고 납품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기계가 중고품으로 다시 시중에 팔려나가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가요를 우리 가수들이 불러서 음반을 낸 적이 있는데, 이런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부대 자체적으로 보안성 검토 과정을 통해 업체에 요청했다"며 "장병 복지 측면에서 설치한 노래방 기기가 장병들의 대적관·정신전력을 저해 시켜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리랑>이나 <북한강에서> 같은 우리 가요가 불온곡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는 "좀 더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이후 노래 반주기를 납품하는 업체에 이런 부분을 고쳐서 시중에 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유네스코는 2012년 12월 <아리랑>을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는 지난 10월 27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아리랑 공연'을 열었다. 당시 위원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축하하고 세계 속 <아리랑>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누기 위한 장으로 마련됐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가수 김장훈·아이유 등 등과 함께 <아리랑>을 합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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