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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답답한 모양입니다. 지난 9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홍보 부족'을 질책했다니, 그 답답함을 어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을 '홍보'한다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는 일입니다.

요즘 정부에서 내놓은 주요 정책마다 말이 참 많습니다. 의료 원격진료제도 그렇고, 철도 민영화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시간제 교사 채용도 말이 많습니다. 철도는 민영화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도 국민이 믿지 않고, 원격 진료제도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도입하겠다는데 의사들이 그 말을 곧이 받아드리지 않습니다. 그러니 답답할 수밖에요. 오죽했으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홍보, 즉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력하게 질책을 했겠습니까.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독재자가 됩니다

그럴 것입니다. 대통령은 자기 생각이 옳다고 판단하고 있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이라고 해도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지 않았을 테고, 나름 여러 사람의 의견도 들었을 테니 그렇게 믿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해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현재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 분명히 그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양쪽의 생각이 다를까요. 소통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통의 문제를 생각하면, 먼저 우리나라 공무원과 정치권력을 가진 지도자들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늘 지적되어지는 '탁상공론'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직에서 일하는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배제하고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교수들이나 정책 담당 공무원, 또는 권력자 측근의 이야기만 듣고 결정하기에 문제가 생기는 걸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구성원 다수는 평범한 직장인인 노동자입니다. 그런데 왜 모든 정책 결정은 공무원들이 주가 되어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소통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늘 문제점이 표출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국민과 정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럴 수 있으려면 정책 결정을 함에 있어 꼭 이해당사자에 속하고 그 분야에서 정직하게 일하고 있는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국민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회가 있고, 국회의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회와 정부가 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지 답답합니다.

아무튼 국민이 얼른 동의할 수 없는 정책과 정부 사업을 정부가 국민에게 직접 홍보를 한다고 쉽게 이해될 것이란 생각은 정말 위험천만한 발상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란 말을 했다면, 그 말은 막말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들을 모아놓고 국민들 입도 못 막아, 하고 윽박지르는 행위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니 공권력이 남발되는 것입니다.

사실 어떤 정책을 실현하려면 사회적 보편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으로 공감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배제하면 늘 갑론을박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것을 지금 박 대통령은 모르고 있습니다. 독재자의 딸로 청와대에서 20여년을 살아온 과정이 그러니 일반적인 사람들의 현장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을 것입니다.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여기저기에서 하는 말을 받아 적어 정책에 반영하는 듯한 이미지는 정말 이미지일 뿐입니다. 진정한 소통은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란 것을 모르는 대통령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면이기도 하지요.

박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이 절대로 아닙니다

박 대통령은 준비된 대통령이란 슬로건을 내세워 선거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당선되었습니다. 그런데 일 년이 되어가는 현 시점까지 준비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하는 일마다 국민들과 부딪히고 있습니다. 무엇을 준비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만약에 그것도 그냥 선거 전략으로 사용한 슬로건이라면 정말 암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체성도 모호한 경제민주화나 노인 분들에게 매월 20만 원씩 드리겠다고, 아픈 사람을 위하여 간병비도 지원하겠다고, 셋째를 낳으면 국가에서 아이를 책임지고 키워주겠다는 등의 복지 공화국 운운했던 말들도 이미 다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사는 국민 다수가 안녕하지 못하다고 아우성입니다. 민주주의가 훼손되었다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습니다. 지금 철도 민영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릴 시간이 아닙니다. 의료 원격진료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얼렁뚱당 일자리 하나 얻고자 그렇게 힘든 공부를 하며 살아온 것도 물론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일자리 만들어본들 분명 또 다른 문제점만 표출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진정한 대안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시간제 교사를 추진하는 것보다 학생들 교육받을 권리를 먼저 보장해주는 것이 우선이고, 교육자로서 자존감을 세워주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교실 분위기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간제 교사를 투입한다는 발상, 사실 동의하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사는데 큰 불편한 것 없고, 교사로서 자존감도 없는 사람이라면 하루 중 서너 시간 적당히 수업하고 교사라는 그럴듯한 직업 갖고 살아가면서 여가 생활 즐기면 되겠지만, 그런 사람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박 대통령과 측근만 모르고 있는 듯싶어서 답답합니다. 그런 사람이 내가 사는 나라를 통치한다는 거 정말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국민이 지금 안녕하지 못하다고 아우성치고 있는데, 왜 박 대통령은 귀먹어리가 되어 듣지 못하고, 벙어리가 되어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있단 말인가요.

박대통령은 약속을 꼭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장담을 했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발표한 것만 몇 가지가 됩니다. 게다가 대선 과정에서도 국가기관이 개입하여 법원에 기소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정선거 개입 수사를 지휘하던 검찰총장을 '찍어냈고' 수사팀장을 아주 비열한 방법으로 찍어냈습니다.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대통령으로서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것이지요. 아무튼 국정원 직원들은 국회에서 위증을 했고, 국민을 기망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엄한 벌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검사들이 모두가 다 하나같이 권력 앞에서 '정의'를 헌신짝처럼 버릴 것이라고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검사들도 지금 우리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지 않을 것이며,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사명감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나라를 구하겠다고 목숨을 바쳐 적과 싸운 선열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조상의 얼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실은 꼭 밝혀 질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종득기자는 민주당 강원도당 공보실장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힙니다.



태그:#대통령사퇴, #안녕하지 못합니다, #국정원선거개입, #박근혜사퇴, #검찰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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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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