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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앞세운 시국기도회 전국에서 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소속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16일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마친뒤 대한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십자가 앞세운 시국기도회 전국에서 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소속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16일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마친뒤 대한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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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당선 원천 무효" 전국에서 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소속 참가자들이 16일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마친뒤 대한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18대 대통령 당선 원천 무효" 전국에서 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소속 참가자들이 16일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마친뒤 대한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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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향린교회 앞.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웃도는 싸늘한 날씨 속에서 검은색 가운을 입은 목회자 50여 명과 신도 200여 명이 줄지어 섰다. 송영섭 목사가 상반신만한 나무 십자가를 높이 들고 걷기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뒤따랐다. 이들은 걸어가면서 "이명박은 구속하고 박근혜는 사퇴하라"고 외쳤다. 대열을 향해 욕을 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목사와 신도들은 쉬지 않고 덕수궁 대한문까지 행진했다.

18대 대선 1주년인 19일을 앞두고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사퇴를 요구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박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그동안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등이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해 박 대통령 사퇴를 주장한 시국선언은 있었지만, 거리시위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독교 목사·신도들 "박 대통령, 부정한 방법으로 뽑혔다"

이날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거리행진에 앞서 향린교회에서 총회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목사·신도 등 300여 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 18대 대선을 "원천 무효"라고 규정하며 박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 국가기관 대선개입을 일으킨 장본인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독교장로회 총무인 배태진 목사는 "요즘 화두가 '안녕하십니까'인데 국정원과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안녕하지 못하다"며 "예수님이 말한 '양의 가죽을 뒤집어 쓴 이리의 모습'을 현 정권에서 그대로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을 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감싸달라고 부탁했다는 배 목사는 "그러나 서릿발 보다 찬 공안정국을 만들어, 생각만 다르면 적으로 쳐내는 방식으로 정치를 해왔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퇴진 구호 외치는 개신교 전국에서 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소속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16일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린 시국기도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근혜 퇴진 구호 외치는 개신교 전국에서 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소속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16일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린 시국기도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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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 위해 거리로 나온 개신교 전국에서 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소속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16일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마친뒤 대한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박근혜 퇴진' 위해 거리로 나온 개신교 전국에서 모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소속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16일 서울 중구 향린교회에서 열린 시국기도회를 마친뒤 대한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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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통령이 왜 이렇게 일부 특권층만을 위한 정치를 할까 의심스러웠는데 마침내 그 의문이 풀렸다, 박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게 아니라 국정원 등 온갖 국가기관이 달라붙어 부정한 방법으로 뽑혔기 때문"이라며 "물러나는 것이 한국의 미래를 위해 바른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를 공안정국으로 몰아가면서 독재정치를 계속하면 비참한 말로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듣던 목회자와 신도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날 설교자로 나선 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박동일 목사도 "박 대통령이 오만과 불통을 고집할 경우 사퇴론은 더욱 거세게 일어날 것"이라며 "부정선거의 실상을 명백히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기도의 촛불을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국기도회 참석자들은 총회를 마친 뒤 향린교회를 기점으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을지로 2가 인도 쪽과 가까운 두 개 차선을 따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거쳐 1.2km를 걸었다. 참가자들의 손에는 "정의는 나라를 높이지만 불의는 민족을 욕되게 한다(잠언 14장 3절)", "너희가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누가복음 19장40절)" 등의 성경구절이 적힌 펼침막이 들렸다. "공안탄압 종북몰이 박근혜는 물러가라" 등의 강도 높은 구호를 외치는 목회자도 있었다.

이들은 대한문에 도착해 오후 4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하는 개신교 연합 시국기도회에 동참했다. 목회자와 신도 일부는 이어 개신교 평신도 시국대책위원회가 오후 7시 30분에 주최한 시국기도회에도 참여했다.

"박 대통령, 대학생·종교계의 '경고' 들어야"

'이명박 구속! 박근혜 사퇴' 2차 시국기도회 '부정선거 규탄 및 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제2차 시국기도회'가 16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 주최로 열리고 있다.
▲ '이명박 구속! 박근혜 사퇴' 2차 시국기도회 '부정선거 규탄 및 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제2차 시국기도회'가 16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 주최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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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구속! 박근혜 사퇴' 2차 시국기도회 '부정선거 규탄 및 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제2차 시국기도회'가 16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 주최로 열리고 있다.
▲ '이명박 구속! 박근혜 사퇴' 2차 시국기도회 '부정선거 규탄 및 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제2차 시국기도회'가 16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 주최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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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시국기도회에 동참한 민혜경(44)씨는 "사실 기독교인들이 이렇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라며 "원불교·천도교 등 종교들이 연대해 함께 대통령 퇴진을 외친다는 것은 그만큼 시국에 문제가 있다는 뜻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동진(27)씨는 "사실 거리행진이 정말 옳은 방법인지에 대한 의문은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를 막고 거리를 행진한 것은 우리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걸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가장 큰 문제를 '불통'으로 꼽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대화하는 자세로 대통령이 나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기독교장로회에 이어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도 이날 시국미사를 열고 '부정선거 규탄'과 '민주주의 회복'을 외쳤다. 오후 7시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미사를 집전한 천용욱 사제단 회장은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수년 동안 국토는 황폐화 됐고 국민은 일자리와 함께 삶의 지지기반을 잃었다. 이러한 부조리에 우리 성공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고통 받는 생명들과 함께하지 못했다. 늦게나마 정의세력과 연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이명박 구속! 박근혜 사퇴' 2차 시국기도회 '부정선거 규탄 및 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제2차 시국기도회'가 16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 주최로 열리고 있다.
▲ '이명박 구속! 박근혜 사퇴' 2차 시국기도회 '부정선거 규탄 및 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제2차 시국기도회'가 16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 주최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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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고려대학생이 '안녕하시냐'고 물은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과 주변 권력자들에게 '지금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안녕한가'라고 묻고 싶다"며 "이명박 정부 때부터 불거진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제단은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박 대통령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만약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끝까지 진실을 외면하고 사태를 호도하려 든다면, 대통령 사퇴를 포함한 더 강한 요구로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미사에는 사제와 평신도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이 종교계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더 큰 저항의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아무개(39)씨는 최근 대학가에서 부는 '안녕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를 향해 쓴 소리를 던졌다.

"대학생도 그렇고, 종교계가 시국미사까지 하며 나선다는 건 일종의 경고예요. 불통을 향한 1차 경고요. 박근혜 정부가 만약 이런 불만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서 항의하는 상황이 일어나진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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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라이프+ 여행·문화 담당 기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선 이야기의 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