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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전여고에 1학년 이민지 학생이 학교 건물벽에 붙인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제목의 대자보
 서대전여고에 1학년 이민지 학생이 학교 건물벽에 붙인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제목의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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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대전여고 1학년 이민지 학생이 학교 건물벽에 붙인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제목의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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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카이스트에 이어 여고생들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16일 오전 7시 30분 대전 소재 서대전여고에 1학년 이민지 학생이 학교 건물벽에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 글은 학교 측에 의해 곧바로 철거됐지만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 학생은 글을 통해 "(처음)고등학생이라고 고려대에서 들려온 물음에 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제가 창피해졌다"며 "시민이 부당하게 억압받는 시국에 안녕 못한다고 말하지 못하면서 사회에 나가서 시민의 권리를 요구할 자격이 있을까 생각했다"고 글을 올린 배경을 밝혔다. 이어 "불행히도 저는 안녕하지 못하다"며 조목조목 그 이유를 밝혔다.

철거한 학교 측 "허락 안 받고 내용도 편향적..."

이 학생은 그 이유로 '철도도 모자라 비행기도 너무 비싸 못탈 것 같아','당장 편찮으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돈 걱정 없이 병원 못 가실까봐','중학생인 사촌동생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위안부로 일본 군인들을 쫓아다녔다고 배울까봐','매주 몇 만 명이 시민이 촛불을 드는데 정책 TV에선 촛자도 볼 수 없어','4대강 이명박 가카가 그리워진다는 웃지 못 할 농담이 통하는 우리나라 현실이 슬퍼', '수 없이 많은 분들이 피로 세운 민주주의가 이리도 쉽게 무너지는 것에 억장이 무너지는 듯해' 등을 꼽았다.

이 학생은 글 말미에 "어떤 정치관을 갖는 것보다 상식으로 판단하길 바라고 행동하는 양심이길 바란다"며 "여러분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녕하십니까"라고 되물었다.

학교 측은 이 학생의 글을 떼어낸 후 해당 학생은 몰론 학부모를 불러 상담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게시물을 붙이려면 사전 허락을 받고 지정된 게시판에 붙여야 하는데 관련 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학교 규정에 의해 철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에도 편향적인 내용이 많다"며 "이 문제에 대해 곧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카이스트에도 대자보 "학우들 함께하자"

대전에 있는 카이스트에도 지난 15일 학교 곳곳에 '학우 여러분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내붙였다.

물리학과 10학번 이라고 밝힌 윤석씨는 이날 붙인 대자보를 통해 "안녕하지 못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세상에서 안녕하지 못한 것이 안녕한 것으로 착각하게 됐다"며 "이 자리를 빌어 고개를 들고 외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곳곳에 안녕하지 못한 분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함께 하고 싶다"며 "카이스트 학우들도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아래는 해당 서대전여고 학생이 이날 붙인 대자보 내용 전문이다.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저는 고려대에서 들려온 물음에 답할 수없습니다.
서울과 떨어진 지방인데다가 고등학생이니 쉽게 공감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곧 그런 제가 창피해졌습니다. 정부에 의해 시민이 부당하게 억압받는 시국에 안녕 못한다고 말하지 못하면서 과연 내가 사회에 나가서 시민의 권리를 요구할 자격이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그리 먼 남의 일이 아닙니다 공무원이신 고모, 코레일 직원이신 외삼촌, 전교조선생님, 쌍용차 해고노동자이신 큰아버지, 삼성 다니는 사촌오빠, 밀양 사시는 할아버지, 청소노동자 이신 고모할머니…….

그리고 우리는 사회의 노동자가 됩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여전한 상황에서 부당해고된 노동자들에겐 46억 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더니 이번엔 직위해제랍니다.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의 증거가 쏟아지자 어만 전교조와 전공노를 잡습니다.

명백한 노조와 공안탄압이지요. 대한민국 제 1대 기업인 삼성은 노조를 탄압하고 대한민국이란 기업도 노조를 없애버릴 모양입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불법선거라고 말했더니 제명이 요구되고 정부정책에 반대하면 불법시위이고 여전히 비정규직에 불안한 고통 속에서 노조를 탄압하는 사회노동자로 살아갈 여러분은 안녕들 하십니까?

불행히도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버스보다 철도를 더 많이 이용했는데 이젠 철도도 모자라 비행기도 너무 비싸 못탈 것 같아 안녕하지 못합니다.

나와 학모님보다는 당장 편찮으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돈 걱정 없이 병원 못 가실까봐 안녕 못합니다. 중학생인 사촌동생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위안부로 일본 군인들을 쫓아다녔다고 배울까봐 안녕 못합니다.

매주 토요일 서울 시청광장에선 몇 만 명이 시민이 촛불을 드는데 정책 TV에선 촛자도 볼 수 없어 안녕 못하다. 4대강 이명박 가카가 그리워진다는 웃지 못 할 농담이 통하는 우리나라 현실이 슬퍼 안녕하지 못합니다. 수없이 많은 분들이 피로 세운 민주주의가 이리도 쉽게 무너지는 것에 억장이 무너지는 듯 해 안녕 못합니다.

어떤 유명하신 분들은 이건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양심과 비양심, 도덕과 비도덕,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어떤 정치관을 갖는 것보다 상식으로 판단하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행동하는 양심이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2013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녕하십니까. 또다시 약자에게 칼을 겨누는 박근혜 정부 앞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서대전여고 1학년 이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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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