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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가 '음독자살'한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세) 할아버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에 대해 '복합적 원인'이라거나 '자칫 지역의 혼란 가중' 등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유족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고인의 큰아들(45)은 11일 저녁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밀양시가 낸 자료를 보니 아버지의 죽음이 특별히 765kV 송전탑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만들어 놓았다"며 "조만간 밀양시청을 찾아가 엄용수 밀양시장에게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밀양시가 낸 자료를 보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저녁 영남루 계단 아래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큰아들은 유족인사를 통해 밀양시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음독 자살'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살) 할아버지의 시민 분향소가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시계탑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음독 자살'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살) 할아버지의 시민 분향소가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시계탑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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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독 자살한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 할아버지를 기리는 '제1회 추모제'가 11일 저녁 밀양 영남루 계단에서 열렸다. 행사장에는'사진 왜곡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음독 자살한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 할아버지를 기리는 '제1회 추모제'가 11일 저녁 밀양 영남루 계단에서 열렸다. 행사장에는'사진 왜곡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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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은 "아버지께서는 분명히 뜻을 밝히셨고, 병상에서 765kV 송전탑 때문에 (농)약을 마셨다고 경찰관한테 말했다"며 "그런데 왜 경찰이나 밀양시청에서는 아버지 죽음이 복합적 원인이라고 말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과 밀양시청, 경찰, 한전의 부당한 처사를 알려 다시는 저희 가족과 같이 가슴 아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모제 현장에는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내건 "사인 왜곡 책임자 처벌하라"는 내용의 펼침막이 놓여 있기도 했다.

밀양시 공보계장 "특정 언론 지칭하기 어렵다"

밀양시는 지난 10일 고 유한숙 할아버지의 사망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냈다. 밀양시는 유한숙 할아버지의 이름도 거명하지 않으면서 "송전탑 경과지 주민 사망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최근 밀양경찰서의 수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밀양시는 "송전탑반대대책위는 고인의 사망 원인이 송전탑 건설 때문이라고 획일적으로 흐름을 몰아가고 있음은 매우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밀양시는 "일부 언론들은 사실관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거나 "비약적인 논리 전개"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밀양시는 "자칫 지역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지역의 안정을 해치지나 않을까 매우 염려하며 모두의 자중을 간곡이 당부 드린다"면서 "고인이 명복을 빌고 유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유한숙 할아버지가 사망한 뒤 엄용수 밀양시장은 조문은커녕 조화도 보내지 않았다. 2년여 전인 2012년 1월 고 이치우(당시 74세) 할아버지가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분신자살했을 때 엄 시장은 빈소를 찾아 조문했던 적이 있다.

'음독 자살'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살) 할아버지의 시민 분향소가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시계탑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음독 자살'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살) 할아버지의 시민 분향소가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시계탑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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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청 공보계장은 '일부 언론' '비약적인 논리 전개' '사실관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 대해 구체적인 대상과 근거를 요구하자 "특정 언론을 지칭하기 어렵고,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보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밀양경찰서 수사 결과에 보면 사망 원인이 '복합적인 원인'이라고 해놓았고, 밀양시가 자체적으로 다르게 파악한 자료는 없다"면서 "지역 사회의 안정을 위한 차원에서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과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돼지를 키우던 유한숙 할아버지는 한국전력공사 측으로부터 자택․돈사가 보상․이주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농성에 참여했으며, 지난 2일 밤 밀양 상동명 고정리 집에서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치료를 받던 중 지난 6일 새벽 숨을 거두었다.

유족들은 "밀양 송전탑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밝혔으며,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에 있는 시민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음독 자살'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살) 할아버지의 시민 분향소가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시계탑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11일 저녁 주민들이 시민단체인 '너른마당'에서 가져온 밥을 나눠 먹고 있다.
 '음독 자살'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살) 할아버지의 시민 분향소가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시계탑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11일 저녁 주민들이 시민단체인 '너른마당'에서 가져온 밥을 나눠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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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독 자살'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살) 할아버지의 시민 분향소가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시계탑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11일 저녁 주민들이 시민단체인 '너른마당'에서 가져온 밥을 나눠 먹고 있다.
 '음독 자살'했던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살) 할아버지의 시민 분향소가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시계탑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11일 저녁 주민들이 시민단체인 '너른마당'에서 가져온 밥을 나눠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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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밀양 송전탑, #밀양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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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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