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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로 '교황 프란치스코' 선정
 2013년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로 '교황 프란치스코' 선정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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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주제는 '교황 프란치스코'였다. 

페이스북이 10일 발표한 '2013 페이스북 트렌드(Year in Review)'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1억 9000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한 해 동안 교황(Pope Francis), 선거(Election), 로열 베이비(Royal Baby)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언급된 횟수대로 뽑힌 10개 단어 중에는 고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과 고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의 인물이 있지만 종교인으로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일하다. 제266대 교황으로 즉위한 지 채 9개월도 되지 않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토록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부병 걸린 남자도, 거리의 노숙인도... '지금 만나러 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노숙인과 난민들이 있는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고, 이들을 거리낌 없이 어루만지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는 교황 선출 전인 2001년 추기경 시절에도 에이즈 환자들의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춘 일로 유명하다.

"그 누구도 개인의 특별한 사생활을 물리적으로 간섭할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이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를 자유로운 사람으로 창조했다면 지금 그 자유인을 간섭하려는 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교황 프란치스코 어록 303> 중에서, 동성애에 대해)

"야만적인 자본주의는 이익만을 우선시하면서 인간을 배려하지 않고, 착취하는 사고방식만 가르치고 있습니다. 베풂과 자선의 가치는 반드시 회복돼야 합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어록 303> 중에서, 자본주의에 대해)

교황은 즉위 뒤 첫 외부 공식방문지로 지중해 람페두사 섬의 난민 수용소를 택해 이주민들의 열악한 생활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미사를 통해 "이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을 위해 누가 함께 울어줄 것인가?"라 물으며 "우리는 어떻게 울어야 하는지 잊어 버린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현대인들이 타인의 고통에는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초 극심한 피부병을 앓고 있는 남자를 껴안고 이마에 입 맞추는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달 초 미국의 유력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는 로마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교황이 밤에 일반 사제의 옷을 입고 나가 노숙인들을 만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3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시티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피부병에 걸린 사람을 껴안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를 '마법의 순간'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1월 3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시티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피부병에 걸린 사람을 껴안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를 '마법의 순간'이라고 보도했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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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에서 백성들이 굶주릴 때, 예수께선 끊임없이 '어서 저들에게 먹을 것을 내어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안온한 성전 안에만 머물며 고립된 교회가 아니라 거리로 뛰쳐나가 멍들고 상처받고 더러워진 교회를 원합니다." (교황 권고문 '복음의 기쁨' 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작성한 교황 권고문 '복음의 기쁨'은 지난 5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불법 부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선언문에 인용되기도 했다. 당시 사제단은 시국선언문에서 "교회의 사목은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와 정부가 갈등을 겪고 있다는 내용은 바티칸 교황청 공식 라디오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약자들을 위해 헌신한 중세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즉위명으로 택한 교황 프란치스코, 그가 추구하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아시아의 평화,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빕니다. 한반도에서 불화가 극복되고 화해의 정신이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어록 303> 중에서)


태그:#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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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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