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우체국 집배노동자(집배원)들이 주당 평균 64.6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정규직 주당 평균노동시간 42.7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것이다. 집배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각종 사고와 직업병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공공서비스의 질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관련기사 : 우편물 받으셨나요? 집배원은 아픕니다).

2일 오전 은수미 민주당 의원과 노동자운동연구소, 우정사업본부노동조합 시흥지부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정부와 우정본부에 촉구했다. 최근 집배원들의 사망재해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업무과중과 장시간 노동 등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1월 18일 근무 중인 집배원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했고, 11월 24일에는 또 한 명의 집배원이 근무 중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음식배달·퀵서비스보다 교통사고 더 많이 경험

 우체국 집배원 주당 60시간 노동 초과 비율
 우체국 집배원 주당 60시간 노동 초과 비율
ⓒ 노동자운동연구소

관련사진보기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가 발표한 '집배원노동자의 노동재해·직업병 실태 및 건강권 확보방안'에 따르면 집배원들은 1년 52주 가운데 21주 동안은 하루에 13~15시간씩 일하고 있으며, 나머지 31주 동안에도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다. 거의 매일 법정 근로시간인 12시간(기본 8시간+연장근무 4시간)을 넘겨 일하는 것이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또 보고서에서 "집배원들은 처리물량에 따라 달라지는 불규칙노동으로 인해 뇌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안고 있으며, 절반에 가까운 집배원들이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배원 2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 개 이상의 부위에서 근골격계증상을 가진 '증상 호소자'가 74.6%, 당장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심자'는 43.3%였다.

이밖에도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업무상 오토바이를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 위험도 집배원들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들이 조사한 집배원들의 교통사고 경험률은 51%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한국노동연구원이 조사한 배달업 종사자의 교통사교 경험률 35.2%, 2010년 근로복지공단이 발표한 퀵서비스 노동의 사고 경험률 38.7%보다 높은 수치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집배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 즉각적인 인력충원 ▲ 일일 택배물량 개수 제한 ▲ 일몰 후 배달 금지 ▲ 영하 10도 및 폭설 등 기상악화 시 배달 중단 등의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또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배원들의 노동시간과 노동강도에 관한 정밀 조사를 실시할 것과 그에 따른 대책을 수립을 촉구했다.

"우편사업 흑자 꾀할수록 집배원은 고강도 노동에 시달릴 것"

 2010~2012년 집배원 노동자 공무상 재해 현황
 2010~2012년 집배원 노동자 공무상 재해 현황
ⓒ 봉주영

관련사진보기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승묵 우정노조 시흥우체국 지부장은 "우정박물관에 가면 524명의 순직한 집배원 명단이 나와 있다, 최근 5년 동안 84명이 순직했다"며 "집배원들은 국가의 아주 중요한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면서도 질병에 시달리고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결원이 생기면 그 업무 부담을 다른 사람들이 그대로 떠안는 구조"라며 "이제 12월이 됐는데 이번 겨울도 역시 집배원들에게는 잔인한 계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지부장은 또 "2012년 우정본부가 자체통계로 서울·경기 수도권 지역에 물량 부화에 따라 필요인력이 924명이라고 밝혔지만 제대로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신 우편사업 흑자를 위해 돈이 되는 택배사업은 날로 확장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우편사업을 흑자가 나도록 하면 할수록 집배원들은 고강노 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수미 의원은 "우리는 우리가 보낸 우편물이 잘 갔나 아니면 나에게 올 우편물이 제대로 왔는지는 항상 관심사다, 하지만 정작 그것을 배달하는 분들이 다치고 죽기까지 하는 현실에는 큰 관심이 없다"며 "그들의 노고를 되돌아보는 연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배 인력을 확충하고, 택배물량을 조절하고, 무기계약직인 상시집배원을 정규직화 하는 조치가 즉각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