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

피겨여왕 김연아 ⓒ 곽진성


대기록을 위한 첫걸음.

피겨여왕 김연아(23·올댓스포츠)가 '피겨 올림픽 2연패' 대기록을 위한 첫걸음을 시작한다. 무대는 12월 5일부터 크로아티아에서 열리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 김연아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새 프로그램 '어릿광대를보내주오'(쇼트프로그램)와 '아디오스 노니노'(프리스케이팅)을 선보인다.

당초 김연아 선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2, 5차 대회에 출전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 9월 중족골 미세 손상 진단 부상 이후 무리한 대회 출전대신 재활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에 임했다. 일련의 선택은 성공적인 결과를 맺었다. 김연아 선수는 부상 이후, 지속적으로 훈련과 재활을 병행한 결과, 현재 대회 출전에 무리가 없는 몸 상태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5일부터 열리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는 김연아 선수에게 있어 소치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대회 긴장감'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피겨 관계자들은 "김연아가 지난 9월 부상 전까지, 충실한 연습 속 우월한 체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고 입을 모은다.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3Lz-3T)를 비롯한 점프 요소와 비점프 요소(스핀, 스텝)모두 예년 이상이라는 평가다.

이제 첫 실전 대회를 앞두고 남은 관건은, 부상 완쾌 이후 얼마만큼 몸 상태를 끌어올렸는지 여부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싱글 심판을 맡은 고성희(40·국제심판) 심판의 "김연아는 항상 최고, 그 이상을 보여줬다"는 평가에서 김연아 선수에 대한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치올림픽 피겨 심판 고성희 "연아는 항상 최고, 그 이상을 보여줬다"

 김연아의 지난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레 미제라블>, 새 시즌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높다

김연아의 지난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레 미제라블>, 새 시즌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높다 ⓒ 곽진성


고성희 심판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심판으로는 유일하게 13명의 여자 싱글 심판에 포함됐다. 이는 소피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싱글에 3명의 선수가(김연아, 박소연, 김해진) 출전하는 것과 더불어, 대한민국 피겨의 희소식이라 할만 했다.

우리 선수들의 판정 공정성을 기대할 수 있고, 그 기대감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안정감 있게 경기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성희 심판도 11월 30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공정한 심사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불안한 마음이 없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우리 피겨가 역사상 처음 3명 출전하는 올림픽에 심판을 맡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제게 있어서는 첫 올림픽 심판을 맡게 되어 의미가 남다릅니다.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기보다는 (우리) 선수들이 불안한 마음이 없도록 공정한 심사를 할 생각입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둔 대한민국 피겨 스케이팅계의 초미의 관심사는 김연아 선수의 새 프로그램, 이에 대해 고성희 심판은 기대와 신뢰를 나타냈다.

"김연아 선수는 매 시즌, 최고의 작품 그 이상을 보여줬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골랐으니 믿음이 갑니다. 이번에도 최고, 그 이상일 것이라 기대합니다."

 김연아의 지난 시즌 쇼트 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 올 시즌 새 프로그램에 관한 기대가 높다

김연아의 지난 시즌 쇼트 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 올 시즌 새 프로그램에 관한 기대가 높다 ⓒ 곽진성


김연아 선수의 올 시즌 기량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연습 장면을 지켜본 피겨 관계자들의 호평 담긴 전언은, 피겨팬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언론매체의 통해 나온 피겨관계자들의 평가는 '역대 최고', '역사에 남을 프로그램' 등 대부분 극찬이다. 고성희 심판 역시 김연아 선수 기량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불어 '올림픽 전까지 점검 차원으로 생각하고 부상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언론보도로 전해진 피겨 관계자들의 평가처럼) 부상 전까지, 김연아 선수의 몸 상태가 정말 좋았고, 체력, 기량에서 훌륭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요한 것은 부상 이후, 얼마만큼 몸 상태를 회복했느냐 여부일 것입니다. 올림픽이 목표이기에, 이번 대회에서 총력을 펼치거나, 무리한 연습은 피하고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연아 선수는 재활 과정을 거쳐, 현재 자신의 전매특허인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연습에 임할 정도로 몸 상태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세계피겨에서 가장 고난이도 점프 기술로 평가되는 3Lz-3T, 3F-3T의 경우, 김연아는 실전에서 90% 가까운 성공률을 보이며 세계 피겨의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섰다.

여기에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된 예술성은 김연아에게 '피겨여왕'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했다. 올해 역시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김연아는 점프 요소는 물론, 비점프요소(스텝, 스핀)까지 올해 더욱 갈고 닦아 완벽을 기했다. 고성희 심판은 김연아 선수의 기량이 비점프 요소에서 높은 레벨을 받기에 "문제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김연아 선수의 스텝, 스핀등의 비점프 요소는 높은 레벨을 받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제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대회에서 (레벨4(최고등급)을 받는데)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부상으로 어려웠던 한해, 평창 올림픽 책임감 키울 것"

 2011 여름 피겨 국가대표들, 왼쪽부터 곽민정, 김연아, 김민석, 조경아, 이호정, 김해진, 박연준, 이동원 선수.

2011 여름 피겨 국가대표들, 왼쪽부터 곽민정, 김연아, 김민석, 조경아, 이호정, 김해진, 박연준, 이동원 선수. ⓒ 곽진성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 함께, 대한민국 피겨의 미래를 책임질 2명의 차세대 스타가 등장한다. 17살 동갑내기 김해진·박소연 선수가 그 주인공. 두 선수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3 회장배 전국남녀 피겨 랭킹대회'에서 나란히 1위(박소연), 2위(김해진)를 차지하며 올림픽 무대로 향하게 됐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국 피겨 주니어들은 다소 부진했다. 2011-12년 '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기대감을 높였던 한국 피겨지만 2013년에는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김연아가 은퇴무대로 정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 이후, 한국 피겨의 미래가 어둡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한국 피겨의 2018 평창 올림픽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고성희 심판은 올 시즌 한국 피겨가 부진했던 이유는 '부상'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시니어 선수층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선수들이 잔부상이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특히 김해진 선수의 경우 부상이 컸는데, 그럼에도 잘해줬습니다.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커가면서 부상이 자주 발생하는데, 부상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현재 국내 피겨는 노비스, 주니어 선수층은 많이 두꺼워졌지만 그에 반해 시니어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시니어 선수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고성희 심판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곽민정 선수(13위)가 그랬듯,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김해진, 박소연 선수가 선전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목표인 두 선수에게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은, 좋은 경험이 될 전망이다. 

"예전에 곽민정 선수가 밴쿠버 올림픽에 나가 선전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김)연아와 함께 했던 것이 힘이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그런 기대를 하게 됩니다. 두 선수는 좋은 선수이기도 하고, 2018년 연아 선수가 없는 평창에서 어니, 선배 위치에 서는 선수들입니다. 김연아 선수와 함께 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책임감을 키울 것입니다."

올림픽 피겨심판 고성희 "김연아 선수가 최고인 비결은..."

 김연아의 지난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레 미제라블', 올 시즌 새 프로그램에 관한 기대가 높다

김연아의 지난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레 미제라블', 올 시즌 새 프로그램에 관한 기대가 높다 ⓒ 곽진성


12월 3일, 김연아 선수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출전을 위해 출국한다.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여정이 본 궤도에 오르는 순간이다. 지난 시즌 김연아 선수는 2,3위 선수와 20~30점 차이를 보여 경쟁자가 없는 상태였다.

더욱이 올 시즌 다른 피겨 경쟁자들의 기량 하향세가 두드러진 반면, 김연아의 기량은 여전히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고성희 심판은 김연아 선수가 '최고의 스케이터'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든 선수가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의 노력은 그 노력 이상입니다. 그 위치에서 코치와 사람들에게 겸손하고 열심히 합니다. 또 좋은 스케이팅을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중요한데(23살의 나이에도) 그 체력이 발판이 됩니다. 이는 그만큼 열심히 하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피겨스케이팅에는)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가 그것을 해내는 것은 그만큼 천부적인 재능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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