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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최고의 뉴스메이커로 떠오른 윤상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가 지난 11월 21일 오전 9시에 시작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요한 사실'을 언급했다. 

"지난 1차 공소장 변경시 검찰은 국정원 트위터글이 5만5689건에 달하고, 이 중 2만8317건은 국정원 직원, 나머지는 성명 미상이라고 했다. 어제 제출한 제2차 공소장을 보니 성명 미상의 것들은 전부 제외시켰다."

'검찰이 성명 미상의 트위터글 2만7000여 건의 공소를 철회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1시간 30분 뒤인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검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정회 부장검사)은 "국정원 직원 작성 트위터글 5만5689건 중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한 2만7000여 건의 공소를 철회했다"라고 밝혔다. 윤상현 부대표가 1시간 30분 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발언과 그대로 일치하는 내용이다. 그러자 수사기밀 유출 의혹이 일었다. 이에 윤 부대표는 애초 "제가 연구했다"고 말했다가 "국정원에서 확인했다"라고 말을 바꾸었다.

다음날(11월 22일) 오전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CBS의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검찰과 윤상현 부대표가 내통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윤상현 부대표와 '내통'하고 있는 검찰인사로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지목하고 있다. 두 사람은 영등포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윤 부대표는 "이진한 2차장이 고등학교 후배라는 사실을 알지만 만나본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MB정부에서 주요 공안부서 거치며 공안통 검사로 부상

수사발표 마치고 생각에 잠긴 이진한 차장검사 이진한 차장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사건 수사결과를 발표를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
▲ 수사발표 마치고 생각에 잠긴 이진한 차장검사 이진한 차장검사가 11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사건 수사결과를 발표를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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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뉴스의 중심에 선 이진한(51, 사법연수원 21기) 차장은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영등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지난 1992년 울산지청을 첫 부임지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대검 검찰연구관과 상주지청장 등을 거쳤다. 이 차장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직후 대검 공안2과장에 발탁되면서 '공안통 검사'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YS정부와 DJ정부, 노무현 정부 등을 거치면서 검찰의 공안부서는 크게 축소돼왔다. 대공, 선거, 노동, 학원 등과 관련한 공안 사건을 다루는 대검 공안과는 지난 1994년까지 1·2·3·4과 체제로 운영되다가 1994년 4과가 없어졌고,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5년에는 3과까지 폐지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촛불 사태'를 계기로 집권 내내 '정권 안보'를 위한 공안 기구들을 지속적으로 부활하거나 신설·확대했다. 지난 2009년 3월 대검 공안3과를 폐지한 지 4년 만에 부활했고, 지난 2012년 9월에는 서울중앙지검에 '공공형사수사부'라는 이름으로 공안3부를 신설했다.

MB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진한 차장이 공안통 검사로 활약한 시기와 정확하게 겹친다. 그는 대검 공안 2과장(2008년)과 공안 1과장(2009년)을 거쳐 지난 2009년 8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0년 7월 검찰 인사에서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에 유임됐다가 지난 2011년 8월 대검 공안기획관에 발탁됐다. 대검 공안기획관은 대공, 선거, 노동 등과 관련한 전국의 공안수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렇게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의 주요 공안부서를 두루 거쳤다.

곽노현 2억 전달사건부터 '왕재산 사건'까지

이진한 차장은 대검 공안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시절 ▲ KF-X(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 기밀유출 사건 ▲천신일 회장의 MB 당비 대납 의혹 사건 ▲ 한국군 전자정보체계 개발사업 기밀유출 사건 ▲ 박형상 서울중구청장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 김만복 전 국정원장 국정원법 위반 사건 ▲ 상지대 김문기 전 이사장 부자 불법 후원금 사건 등을 수사했다.

그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후보 매수 의혹 사건도 맡았다. 지난 2011년 8월 대검 공안기획관으로 발령났지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직무대리로서 곽 전 교육감 사건을 계속 수사했고, 같은 해 9월 곽 전 교육감을 구속기소했다.

이 차장은 대공사건 수사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 반국가단체 '왕재산' 사건 ▲ 파주시의원 김일성 동상 참배 사건 ▲ 가수 신해철씨 '북 로켓 축하' 글 고발사건 ▲ 황장엽 살해지령 남파간첩사건 ▲ 전 안기부 소속 대북공작원 흑금성 간첩활동사건 ▲ '제2의 원정화' 여간첩 김미화 사건 ▲ 자본주의연구회, 한국대학연구소, 한국진보연대의 한상렬·한충목 등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등을 수사했다. 하지만 법원은 왕재산 사건의 '반국가단체 결성'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밖에도 이 차장은 지난 2009년 '2차 시국선언'에 나선 정진후 당시 전교조위원장 등 간부 73명, 무상급식운동을 벌였던 배옥병 무상급식연대 상임위원장, G20 쥐그림을 그린 대학강사 박아무개씨,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한 누리꾼 등을 기소했다. 이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진한 차장이 '간첩'으로 불리고 있다?

검찰 안에서는 이 차장을 '한상대 그룹'으로 분류한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이 차장은 고려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한상대 전 총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의 공안부서 강화에 가장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1년 8월 취임하면서 "종북 좌익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공안역량 강화"를 주장했다. 한 전 총장이 검찰총장에 취임했던 시기에 이 차장은 대검 공안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차장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2010년 7월)과 대검 공안기획관(2011년 7월)에 각각 한 번씩 유임됐을 정도로 공안수사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지난 4월에는 박균택 수원지검 2차장과 경쟁한 끝에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보직 가운데 하나인 2차장에 임명됐다. 2차장은 공안수사를 지휘하는 자리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2차장을 임명할 당시 오전까지만 해도 다른 사람이었는데 오후에 이진한 차장으로 바뀌었다"라며 "이진한 차장이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또다른 공안통 검사출신인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인데 그를 통해 김기춘 비서실장과 연결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대 총장이 키워준 이 차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날아갈 뻔했는데 홍경식 수석을 통해 김기춘 실장의 끈을 잡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 현직 부장검사는 "공안분야의 선두주자가 대검 공안기획관으로 간다"며 "그런 점에서 이 차장은 2차장의 유력한 후보였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이 차장이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의혹 사건을 총괄 지휘하면서 그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검찰 안에서조차 "공안 쪽에서 잘 나가던 검사가 최악의 검사가 됐다"는 거친 평가까지 나온다. 심지어 한 일간지의 법조팀 기자는 "이진한 차장은 청와대와 법무부 등에 국정원 관련 수사기밀을 유출하는 사람으로 의심받아서 지금은 '간첩'으로 불리고 있다"고 악화된 검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수사지휘라인에 복귀한 뒤 2차 공소장 변경 반대

국정원 직원 체포 과정 밝히는 윤석열 전 서울지검 특별수사팀장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상부보고' 논란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참철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정원 직원의 압수수색과 체포에 과정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국정원 직원 체포 과정 밝히는 윤석열 전 서울지검 특별수사팀장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상부보고' 논란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참철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정원 직원의 압수수색과 체포에 과정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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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월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할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특수통인 윤석열 여주지청장 내정자가 팀장을 맡고, 공공형사수사부장 등 검사 7명이 참여했다. 공안통인 이진한 차장이 수사팀을 총괄지휘하고, 과거 서울중앙지검 공안3부가 부활한 조직인 공공형사수사부장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헤아리면, 수사팀은 특수통과 공안통이 섞인 조직인 셈이다. 검찰 일각에서는 "국정원 특별수사팀은 공안과 특수가 섞인 첫 사례다"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는 갈등요소가 구조적으로 잠복해 있었음을 뜻한다.

이진한 차장과 수사팀의 갈등은 기소단계에서부터 벌어졌다. 윤석열 팀장이 이끌던 수사팀은 지난 6월 만장일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을 적용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반면 공안통인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이진한 차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적용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원세훈 전 원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둘러싸고도 이와 비슷한 갈등이 되풀이됐다. 채동욱 검찰총장과 수사팀은 구속수사에 찬성한 반면, 황 장관과 이 차장은 "불구속수사가 바람직하다"고 맞섰다. 

그런데 채동욱 검찰총장이 지난 9월 혼외 아들 의혹으로 물러나고, 윤석열 팀장마저 지난 10월 국정원 직원들 체포 등을 전결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전보고 누락 등의 이유로 수사팀 직무에서 배제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앞서 이 차장은 수사팀의 국정원 직원들 소환조사까지 막았다. 이후 수사팀장이 공안통인 이정회 수원지검 형사1부장으로 교체됐고, 수사팀의 지휘라인이 '이진한 차장-이정회 팀장-박형철 부팀장-정진우 부부장 등 공안검사들로 채워졌다.

이러한 상황 변화는 2차 공소장 변경 과정에서 갈등을 일으켰다. 수사팀은 지난 10월 트위터글 5만5689건에 이어 11월에는 120만여 건의 공소를 추가로 제기했다. 하지만 수사지휘라인에 복귀한 이진한 차장은 "법원이 공소장 변경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라며 "공소장 변경이 아닌 참고 자료 정도로만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수사팀이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원 사표를 내겠다"고 배수진을 쳐 겨우 공소장을 변경하는 데 성공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과거에는 이 차창검사가 공보 업무만 담당했는데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팀장 사건이 터진 이후에는 공식적인 (수사지휘) 라인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계속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안통과 특수통 대립, 그리고 정권 코드 맞추기

이러한 이진한 차장과 수사팀의 갈등이 공안통과 특수통이 동거한 수사팀 조직 구성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있다. 한 현직 검사는 "공안통은 윗선의 의중을 헤아리는 반면 고집이 센 특수통은 의견이 다르면 들이받는다"라며 "그렇게 기질이 다른 공안통과 특수통이 함께 있어서 수사관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도 "애초 수사팀을 공안통으로만 꾸렸다면 공직선거법 위반도 적용하지 않았을 것이고, 지도부와 수사팀의 갈등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진한 차장의 지나친 '정권 코드 맞추기'가 갈등을 증폭한 측면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 수사에서 일어난 '거짓 해명'이었다. 이 차장은 피고발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을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벌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무성 의원은 아직 조사 방법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쪽에서 "지난달 중순 '우편진술서'를 송부받아 답변을 작성 중이다"라고 설명하면서 그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의혹 사건의 참고인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검찰로 불러 9시간 이상 조사했다. 반면 피고발인인 김 의원의 경우는 서면조사를 벌였다. 수사의 형평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는 수사행태다. 이를 감추기 위해 이 차장이 거짓으로 해명한 것이다. 이를 두고 "검찰이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이재화 변호사)는 지적이 나왔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수사기밀 유출과 관련해서도 이 차장과 여권의 연결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윤상현 부대표는 수사팀의 1차 공소장 변경(트위터글 5만5689건 추가)가 이루어진 시기인 지난 10월 20일 "체포된 국정원 직원 2명에게 확인한 것이 2233건이고 나머지 5만여건에 대해선 추정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에는 없고 검찰 내부보고서에만 나오는 내용이었다. 이후에도 윤 부대표는 검찰이 트위터글 2만7000여 건의 공소를 철회했다(11월 21일)는 사실을 언급해 수사기밀 유출 의혹의 중심에 섰다. 이와 관련해 '윤상현-이진한 커넥션'이 의심받고 있다.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차장 뒤에는 법무부(황교안)와 청와대(김기춘-홍경식)가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 실세와 여권 사정라인이 공안통으로 채워지면서 이 차장이 더욱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는 것이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오는 12월에는 검사장과 부장검사급 인사가 예정돼 있는데 이 차장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이 차장이 어느 자리로 가느냐에 따라 현 정부의 의중이 드러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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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