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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1012인 시국선언'이 28일 오전 서울 조계사 대웅전앞에서 열렸다.
▲ 불교계 시국선언 '민주주의 빨간불 켜졌다' '박근혜 정부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1012인 시국선언'이 28일 오전 서울 조계사 대웅전앞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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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개신교에 이어 불교계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내고 나섰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아래 승가회)는 28일 오전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조계종 승려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불교계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승가회는 대한민국 조계종 산하 승려모임이다.

시국선언에는,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 승려 1012인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승가회 회원은 150명 정도다. 박금호 승가회 총괄국장은 "승가회 회원이 아닌 스님들이 다수 참여했다"며 "조계종에서 활동하는 스님이 8000명가량인 걸 감안하면 많은 인원이 시국선언에 공감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시국선언 참여 승려들 "정치 잘못되고 있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승가회는 극단적인 사회분열과 한국사회 민주주의 훼손을 막고자 정부를 향해 직접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시국선언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가기관의 조직적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경찰·검찰 수사에 정권이 개입하는 사태를 보며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시계가 거꾸로 후퇴하는 절망을 경험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 정부는 자신들과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는 이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며 정국을 극단적인 이념투쟁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매카시즘의 광풍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전 교육원장인 청화스님은 '종교인은 정치에 관여해선 안 된다'는 보수진영의 주장을 언급하며 "나도 이런 자리에 나서기 싫었지만 그래도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성직자가 나서는 것은 정치가 잘못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성직자가 이런 데 나올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청화스님은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긋는 박 대통령의 말을 믿고 싶지만, 최근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이 소위 '찍어내기'를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박 대통령도 공범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을 어겼으면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 이런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 교육원장인 청화스님이 시국선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 교육원장인 청화스님이 시국선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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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회 상임대표인 퇴휴스님은 영하로 떨어져 싸늘한 이날 날씨가 요즘 시국과 같다고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현 사회가 춥고 엄혹하다. 승려가 수행에 정진해야할 시간에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1000명 이상이 뜻을 모아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현재 우리는 사회가 민주주의 체제인지 의심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 바르게 보고 듣고 말하면 괜히 불이익을 당할까 공포감을 느끼며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슬픈 시대다"

퇴휴스님은 최근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른바 '종북몰이'를 비판하면서 "정부를 향해 문제점을 지적하면 '국론을 분열시킨다'고 하는데, 이런 일을 본인(박 대통령) 때문에 한다는 걸 망각한 것"이라며 "1차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승가회, "정부 태도에 따라 향후 활동방향 수위 고려"

지난 22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 강론 때 한 발언으로 보수진영의 맹공을 받고 있는 박창신 원로신부와 관련해서도 "발언 일부만 떼서 문제 삼는 건 올바르지 않다"며 "사제단이 박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한 이유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본말이 전도됐다"고 우려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승려들은 "작금의 사태를 단순히 부정선거의 차원이 아닌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린 심각한 헌정파괴 질서'로 규정한다"며 ▲ 국가기관 불법선거운동 책임자 처벌·박근혜 정부 참회 ▲ 특검 도입 ▲ 이념갈등 조장 중단 ▲ 대선 민생 공약 추진을 요구했다.

퇴휴스님는 "앞으로 정부가 하는 모습에 따라 수위를 고려해 향후 활동방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금처럼 정부의 태도가 미흡하면 수위가 올라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불교의식에 따라 진행한 승가회는 행사를 마무리할 때 진행하는 '사홍서원(四弘誓願)'을 생략했다. 승가회 사무처장인 법서스님은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마무리를 안 한 것"이라며 "다음에 모일 때 꼭 사홍서원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1012인 시국선언'이 28일 오전 서울 조계사 대웅전앞에서 열렸다. 이들은 '국가기관이 동원된 불법선거운동 과정을 명확히 밝히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고 국민앞에 참회할 것' '대선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국민 의혹을 명확하게 해소하기 위해 특검을 즉각 수용할 것' '이념갈등을 조장해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즉각 중단할 것' '기초노령연금제도 확대 등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민생 우선 정책을 원안에 근거해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완전 정상화를 통한 남북 공존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 박근혜 정권 참회·민주주의 회복 촉구 불교계 시국선언 '박근혜 정부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1012인 시국선언'이 28일 오전 서울 조계사 대웅전앞에서 열렸다. 이들은 '국가기관이 동원된 불법선거운동 과정을 명확히 밝히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고 국민앞에 참회할 것' '대선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국민 의혹을 명확하게 해소하기 위해 특검을 즉각 수용할 것' '이념갈등을 조장해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즉각 중단할 것' '기초노령연금제도 확대 등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민생 우선 정책을 원안에 근거해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완전 정상화를 통한 남북 공존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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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근혜 대통령, #대선개입, #조계종,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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