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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머드> 포스터

영화<머드> 포스터 ⓒ 주)드림웨스트 픽쳐스(수입)

<테이크 쉘터>를 통해 극작가들의 호평과 칸 영화제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제프 니콜스 감독의 또 다른 작품 <머드>가 28일 국내 개봉됐다.

이 영화는 해외 비평가들의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99%에 달하는 평가지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점 만점에 6점 이상의 호평이 대부분이라는 뜻으로, 일반 누리꾼들을 포함한 많은 관객들로부터 두루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셈이다.

더러운 몰골의 매튜 매커너히가 한 손으로 권총을 만지작거리며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포스터에 적힌 "이것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는 카피 역시 인상적이다. 국내 포스터에 실린 문구지만, 진지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섬세한 느낌을 풍긴다.

영화는 풍광이 꽤나 낭만적인 아칸소주의 미시시피 강변을 배경으로, 이제 곧 사춘기에 접어드는 십대 소년들의 모험을 통해 시작된다. 그런데 이게 <허클베리 핀>이나 <톰 소여의 모험> 같은 느낌을 주는 부분이 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남자들의 성장영화라고 할 수도 있다.

성장영화에 담아낸 서스펜스 로맨스

 영화 <머드> 스틸컷

영화 <머드> 스틸컷 ⓒ 주)드림웨스트 픽쳐스(수입)


강가의 판자 집에서 살아가는 소년 엘리스는 친구와 함께 작은 섬을 찾았다가 나무 위에 걸린 보트를 발견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머드라는 사나이와 만나게 되고, 그가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엘리스는 연상의 여학생을 통해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한다. 사랑의 설렘과 간절함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내와 끊임없는 갈등과 불화를 겪으면서, 아들인 엘리스에게 사랑을 믿지 말라고 충고한다.

부모가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 위기에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엘리스는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강가에 살고 있는 엘리스 가족의 집을 곧 철거할 예정이다. 머드는 그런 엘리스의 모습을 통해 어린 시절 자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나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도망자가 된 일들을 숨김없이 말하며, 소년들과 같은 편이 되어 우정을 쌓아간다.

범죄를 저지른 도망자와 소년의 우정이라는 설정은 언뜻 클리트 이스트우드의 <퍼펙트 월드>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들의 물질적인 대립 속에서, 사랑이라는 정신적인 가치를 증명하고 싶은 남자들의 모험에 방점을 찍는다. 또한 머드를 살해하려는 부잣집 아들이 그를 추적하는 상황은 후반부의 클라이맥스까지 조마조마한 서스펜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잔인한 복수를 노리는 이들로부터 사랑하는 여인을 구해내려는 머드. 가정의 문제가 해결되고 달콤한 사랑이 이뤄지길 꿈꾸는 엘리스. 이들의 모습은 아직 세상의 때에 물들지 않은 사춘기 소년의 순수함 그 자체다.

가난한 자들의 우정과 저항에 관한 영화

 영화 <머드> 스틸컷

영화 <머드> 스틸컷 ⓒ 주)드림웨스트 픽쳐스(수입)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겪고 있는 거의 모든 문제는 경제적인 불평등이 주가 되고 있다. 엘리스와 그의 부모도, 머드와 그의 조력자도 모두 다 가난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그들은 사랑마저도 마음 놓고 꿈꿀 수 없는 처지로 곤두박질친다.

세상에서 사랑이 가장 순수한 가치가 맞는 것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남는 것은 도망자 머드와 소년 엘리스의 우정이다. 이들은 무모해 보이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서로의 힘을 모으고 마지막까지 싸워낸다.

사실 대자연의 서정적인 아름다움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치고 이들이 처한 문제는 너무도 현실적이다. 그러한 장애물들에 저항하는 머드와 엘리스의 몸부림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불평등한 모습들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우정과 연대는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깊은 인상을 전달할 것이다.

세상의 끝에 도달한 도망자와 순수함을 간직한 소년이 각자의 사랑을 위해 힘을 모으는 영화, <머드>는 현재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머드 개봉영화 제프 니콜스 매튜 매커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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