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 <어떤 시선> 포스터

인권영화 <어떤 시선> 포스터 ⓒ 영화사 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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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중인 인권영화 <어떤 시선>에 대해 누군가가 비정상적인 예매를 통해 관객들의 관람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상영 전에 티켓을 대량으로 예매해 매진시켰다가 상영 직전에 취소하는 방식으로 다른 관객들의 관람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어떤 시선>을 제작한 민용근 감독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발생한 '수상한 예매'에 대한 전말을 공개했다. <어떤 시선>에 참여한 박정범·신아가·이상철 감독과 함께 공동 명의로 올린 글에 따르면 수상한 예매를 통한 관람 방해는 최근까지 3차례 진행됐다.

"동일인 소행 의심...영화에 나쁜 감정 품었나"

우선 지난 10월 21일 대학로의 극장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갖는 '시네마톡'이 예정됐던 특별상영이 2회 모두 매진됐으나, 4분의 1에 해당하는 좌석이 상영 직전 모두 취소됐다. 15분 전까지만 취소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고 전액 환불받을 수 있는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 때문에 100석이 채 안 되는 극장에서 매진됐던 좌석은 상당수 빈자리가 됐고, 정작 영화를 관람하고 싶었던 사람들은 예매가 매진된 상황에서 영화 관람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똑같은 일은 10월 31일 부산에서도 발생했다. 부산 서면의 한 극장에서 상영 후 '시네마톡' 행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수십 장의 티켓이 역시 상영 직전에 취소되면서 좌석의 3분의 1이 빈 상태로 상영과 행사가 이어졌다.

감독들은 "대학로 시네마톡 행사 때 취소했던 그 관객 분이 똑같은 방식으로 좌석을 예매하고 상영 몇 분 전에 취소시킨 것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해당 관객분의 정보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시선>이 그리고 있는 사안에 대해 나쁜 감정을 품고 있는 어떤 분이 이런 일을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만 할 뿐 이었다"면서 "그 후 개봉 과정에서 매진이 된 상영의 경우, 같은 방식의 예매 취소가 있을 것을 대비해 한 개인이 수 십장을 예매한 사항이 있나 확인해보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전했다.

감독들은 "다행히 그 이후에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는데, 최근에 같은 일이 발생하면서 혹시나 추후에라도 절대로 지난 두 차례와 같은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알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은 28일 개막하는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이 모두 매진된 과정에서 확인됐다. <어떤 시선>은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 특별 초청돼 2번 상영이 예정돼 있다. 그런데 예매 시작 후 며칠 되지 않아 모두 매진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아 봤더니 이전 두 번의 일과 같은 방식이었다고 감독들은 밝혔다.

이번에는 한 사람이 좌석의 절반을 예매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극장 측이 26일부터 27일 오전까지 이틀 간 해당 관객과 접촉을 시도했고, 결과적으로 27일 오전에 어떤 한 사람이 독점적으로 예약했던 티켓은 모두 취소됐다.

"영화를 보고자 했던 다른 분들이 피해 입어"

 인권영화 <어떤 시선> 중 박정범 감독이 연출한 단편 <두한에게>는  장애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권영화 <어떤 시선> 중 박정범 감독이 연출한 단편 <두한에게>는 장애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 영화사 진진


이번 일과 관련해 네 명의 감독들은 "두 차례의 갑작스런 예매 취소로 인해, 영화를 보고자 했던 다른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라며, "만약 이것이 고의적인 의도를 가진 행동이라면 커다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가 다루고 있는 사안에 민감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 정상적인 상영행위를 방해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떳떳하지도 못한 방법"이라면서, "영화에 대해 동의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면, 영화를 보지 말거나,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게 떳떳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극우 커뮤니티가 집단적으로 특정영화들에 최하 평점을 주는 '별점테러'를 자행하고, 일부 멀티플렉스 극장이 <천안함 프로젝트> 일방적 상영 중단 등으로 논란이 일으킨 가운데, 신종 방해수법이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계가 예민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어떤 시선>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영화 프로젝트로 제작한 옴니버스영화로 장애인 문제를 다룬 박정범 감독의 <두한에게>, 노인 문제를 다룬 신아가·이상철 감독의 <봉구는 배달중>, 양심적 병역거부를 다룬 민용근 감독의 <얼음강> 등 모두 3편의 단편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0월 24일 개봉과 함께 다양성 영화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하며 관객 몰이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11월 27일 현재 독립영화 흥행기준 1만 관객을 훌쩍 넘어 2만 5천명에 다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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