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가 기나긴 연패의 터널에서 탈출했다.

동부는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80-75로 승리하며 지난 10월 25일 부산 KT전부터 시작된 연패 행진을 12경기에서 끊었다.

구단 역대 최다인 12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추락한 동부의 선수들은 이날 머리를 짧게 깎고 남다른 각오로 코트에 나섰다.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벤치를 지킨 김주성도 머리를 짧게 깎고 경기를 지켜봤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던 동부는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 수비와 과감한 공격으로 SK를 당황케 했다. 이광재와 박지훈의 3점슛이 터지면서 주도권을 잡았고, 이승준도 SK 수비를 파고들며 야투를 성공시켰다.

SK도 2쿼터부터 반격에 나서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동부는 곧바로 이승준의 4개의 자유투를 연속 성공시켰고 키스 렌들맨의 덩크슛까지 터지면서 다시 앞서 나갔다.

SK의 끈질긴 추격은 3쿼터에도 계속됐다. 동부의 골이 빗나가기만 하면 SK는 김선형을 앞세운 빠른 역습으로 착실하게 득점을 올렸다. 애런 헤인즈의 공격까지 살아나며 SK는 동부를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동부의 정신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4쿼터 시작과 함께 박지현의 날카로운 돌파로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냈고, 박병우의 결정적인 3점슛이 터지며 10점 차로 달아나 SK의 기를 꺾었다.

SK 역시 전면 강압 수비로 '맞붙'을 놓으면서 변기훈이 3점포를 꽂아 2점 차까지 쫓아갔지만, 경기 종료 40여 초를 남기고 동부의 줄리안 센슬리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승 중거리포를 터뜨리면서 치열했던 승부는 동부의 환호로 끝났다.

SK의 홈 경기 27연승 저지한 동부

이날 동부는 센들리(13득점), 이광재(13득점), 이승준(11득점), 박지현(13득점) 등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을 펼치며 김주성의 빈자리를 채웠다.

특히 동부에서 가장 많은 14득점을 올린 박병우는 4쿼터에서만 귀중한 3점슛 2개를 터뜨리며 해결사로 등장해 승리를 이끌었다. 동부로서는 무엇보다 선두 SK를 꺾고 연패에서 탈출한 것이 값진 성과였다.

반면 SK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을 노렸지만 동부의 정신력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리바운드 대결에서 앞섰지만 동부의 압박 수비에 실책 13개를 쏟아낸 것이 패인으로 꼽혔다.

동부는 '탈꼴찌'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하필 최하위 동부에 발목을 잡혀 홈 경기 27연승 행진을 마감한 SK는 공동 2위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의 거센 추격에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농구 원주 동부 박병우 박지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