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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칠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진이 걸음을 붙잡았다. 가볍게 포옹한 남녀가 서로 마주보고 웃고 있었다. 그 아래, "2002년 9월 1일 도라산역, 경의선 철도 개통 기념식"이란 설명에 이르자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고작' 11년 전 일인데,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 같았다.

"1993년 3월 12일에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고 준전시체제에 돌입한 즈음의 판문점 경비병 모습. 그 표정이 어느 때보다 삼엄하다"는 사진에서는 오랜만에 영화 JSA가 떠올랐다. 모두, 관광 박람회장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사진들이었다.

29개 지자체 참여, '역사'가 눈에 띄네

제11회 경기국제관광박람회에서 DMZ를 테마로 꾸민 경기도 전시 부스
 제11회 경기국제관광박람회에서 DMZ를 테마로 꾸민 경기도 전시 부스
ⓒ 경기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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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를 바라보는 인간의 상처는 갈수록 깊어 가는데, 인적이 완전히 끊어진 후 그 땅은 세계적인 생태 보고로 새롭게 태어났다"는 글이 아련한 기억에서 돌아오게 만들었다. '지금', 이 곳은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7홀, DMZ 60주년을 테마로 꾸민 경기도 전시부스였다.

'여행, 그 설렘의 시작'을 주제로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도관광협회가 주관하는 제11회 경기국제관광박람회가 8일 개막했다. 250개 기관 및 관광사업체가 참여, 모두 545개 전시부스가 10일까지 3일 동안 관람객을 맞는다. 지자체에서는 경기도 19개 기초단체와 10개 전국 광역시도·기초단체 등 모두 29곳이 참여해 각각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려 관람 경쟁을 벌인다.

개막 첫 날부터 그 경쟁은 자못 치열했다. 그 중 '역사'를 전면에 내세운 경기관광공사 DMZ 생태문화팀 김용완 과장은 "경기관광공사와 독일연방 자연보존청이 MOU를 맺고 후속 사업으로 제작한 공동 사진집에 실린 사진들로 꾸몄다"며 "한국 전쟁 이후 현재 생태 문화에 이르기까지를 하나의 줄거리로 담았다"고 소개했다.

가학광산 동굴을 부각시킨 광명시도 '역사'를 함께 담았다. "6.25 한국 전쟁 당시 피난처로 사용된 곳"이자 "5.16 군사 쿠데타 이후 발생한 첫 노동운동 장소"란 설명과 함께 수도권 유일의 동굴 관광지란 점을 내세웠다. 김태영 광명시 문화관광과 관광종무팀장은 "KTX와의 만남을 형상화해서 접근성을 강조, 전시 공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세계문화 페스티벌 함께 열려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제11회 경기국제관광박람회가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열린다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제11회 경기국제관광박람회가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동안 열린다
ⓒ 경기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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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좋아할 거예요."

불가리아 전통 장미 향수를 손등에 살짝 발라주며 건넨 말은 뜻밖에도 유창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불가리아 전통 음식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다는 미카엘(32·남)씨는 전통 인형이나 수제 테이블보 등을 가리키며 잇따라 추천을 연발했다. 그의 잘생긴 외모와 유창한 한국어는 특히 여성 관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번 박람회 기간에는 세계문화 페스티벌도 함께 열린다. 아시아 12개국, 유럽 9개국, 중동 8개국, 남아메리카 7개국, 아프리카 8개국 등 모두 44개 나라가 참여했다. 대사관 직원들이 직접 자국의 관광 명소를 소개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전통 의상, 축제 물품, 전통 공예품 등을 전시 판매하면서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름을 아랍어로 써주는 캘리그래피 체험, 인도 전통 타투 체험 등이 눈에 띈다. 이날 오후에는 각국 대사와 외교관들이 한복과 자국 전통 의상을 입고 '패션쇼'를 선보이는 '세계 의상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다.

여행 잡 페스티벌, 여행상품도 현장 할인 판매

제11회 경기국제관광박람회 개막식 모습
 제11회 경기국제관광박람회 개막식 모습
ⓒ 경기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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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번 박람회에는 취업 전문 포털인 잡코리아가 참여한 'JOB 페스티벌'도 함께 열린다. 현장에서 채용 면접과 취업 상담 등이 진행되며, 호텔, 여행사 등 여행 관련 30여 개 기관·업체가 참여했다. 취업 관련 특강과 경기도 일자리 설명회 등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경기도 내 32개 휴양시설 및 숙박업체가 현장에서 할인 예약 판매도 실시한다. 하나투어, 한진관광 등 12개 여행사의 할인 상품들도 확인할 수 있다. 유럽, 미주, 동남아, 중국 등 해외 여행 상품에 대한 할인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박람회 입장료는 무료다.

한편 이날 박람회 개막식에는 김문수 경기도 지사와 함께 루이스 리베르만 긴스버그 코스타리가 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슬로바키아, 엘살바도르, 터키, 아프카니스탄, 튀니지, 우즈베키스탄 대사 등 모두 45명이 개막 테이프 커팅에서 금빛 가위를 들었다.


태그:#DMZ, #불가리아, #향수, #경기국제관광박람회,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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