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노블레스. 시계방향으로 컬 임보나, 기타 조영민, 베이스 배진주, 보컬 이동훈, 키보드 희정애, 드럼 김도일

밴드 노블레스. 시계방향으로 컬 임보나, 기타 조영민, 베이스 배진주, 보컬 이동훈, 키보드 희정애, 드럼 김도일 ⓒ 김양균


기타와 드럼 소리가 쿵쾅댔다. "녹음 중이니 조용히 들어오라"는 지인의 신신당부를 잊은 것은 아니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기도 전에 일제히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쉿"하는 소리가 날아들었다. 넥타이와 정장 차림의 남녀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임보나·이동훈(보컬), 조영민(기타), 배진주(베이스), 김도일(드럼), 희정애(키보드) 등으로 구성된 직장인 밴드 노블레스의 연습실을 찾은 건 지난 6일. 이들은 양재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한창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8일 첫 공연을 앞두고 퇴근 후부터 자정까지 강행군이 계속됐다. 피곤할 법도 한데, 얼굴에선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를 맡고 있는 조영민씨가 직접 쓴 곡을 비롯해 기존에 발표된 곡까지 다양한 레퍼토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는 이들은 록 음악을 기본으로 펑크, 재즈,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해 실험적이면서도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다고 했다.

"베이스가 안 들릴 정도로 키보드 소리가 컸어" "내 목소리가 안 들려" "스트레스받아" 

한 곡이 끝날 때마다 탄식이 쏟아졌다. 이날 연습이 좀처럼 만족스럽지 않은 눈치였다. "아직 투박하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클래식과 실용 음악을 전공한 멤버가 2명을 넘고, 작곡 실력도 수준급이다. 조씨의 자작곡 '10월15일'에 얽힌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이 곡을 들은 아내가 '이건 또 어떤 여자 얘기냐'고 추궁하더군요. 억울하긴 해도 마음을 움직인다는 얘기니까요. 주변 반응도 나쁘진 않았어요. 제목이 왜 '10월15일'이냐고요? 이날, 밴드 멤버들이 이 곡을 듣고 울었거든요.(웃음)"

인근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간은 새벽 1시를 넘기고 있었다. 멤버들은 이날 연습에 대한 소회를 돌아가며 말했다. 결국 "우리가 즐겨야, 관객도 즐긴다"로 끝났다. 연습실 대여와 공연 비용은 십시일반으로 모아 마련했다. '돈 안 되고 밥 안 되는' 밴드 활동을 왜 돈 들여가며 계속 하는지 물었다.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밥만 먹고는 살 수 없다'는 것. 더 이상 질문을 할 수 없었다. 이들의 음악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열정' 아닐까.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월드코리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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