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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4일 오후 4시 17분]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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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포털사이트 공작 활동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요원들이 임신·출산·육아 관련 네이버 최대 카페로 꼽히는 '맘스홀릭 베이비'에서도 활동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심리전단 3파트5팀에서 활동한 국정원 직원 황아무개씨는 4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2년 8월 이전까지 네이버 '맘스홀릭'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82쿡' 등을 주로 담당하며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1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부장판사 이범균) 증인으로 나선 황씨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심리전단 3팀 5파트가 맘스홀릭에서 사이버전을 벌였음을 추가로 공개했다. 심리전단이 아고라나 뉴스 등에서 활동한 것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포털의 임신·출산·육아 관련 커뮤니티까지 심리전 활동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기존 범죄일람표에도 수록되지 않은 사항이다. 이에 따라 검찰의 보강 수사가 포털로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이날 재판에서 황씨는 이규열 전 심리전단 3팀5파트장이 오기 전까지 5파트는 인터넷 카페와 커뮤니티를 전부 담당했고, 자신의 몫은 네이버 맘스홀릭이었다고 증언했다. 2003년 7월 만들어진 맘스홀릭은 회원 수가 200만 명을 웃돌고 지난해 네이버 대표카페로 꼽히는 등 유명한 곳이다. 황씨는 '나미소울08', '헬로키티80'이란 아이디로 활동했다.

때와 장소 가리지 않은 야당 비판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12년 7월 12일 나미소울08이란 아이디로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이정희, "이석기 김재연은 화형대에 끌려간 것">을, 이튿날에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 4주기, 관광재개 의지 없는 북한>이란 글을 카페에 남겼다고 밝혀다. 황씨는 법정에서 이를 인정했고, "불안했고, 글이 공개되는 걸 원치 않아서" 해당 아이디로 쓴 글들을 카페 게시판에서 삭제했다고 증언했다.

<오마이뉴스>는 구글 검색으로 이 아이디가 네이버 블로그에 똑같은 글을 남겼음을 확인했다. 다음은 원문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두달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이정희!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군..... (중략) 민주주의의 민자도 모르는 종북 주사파들이 신성한 대한민국 국회에 들어가게 된 데에는 표에 눈이 멀어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적 야합을 한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총선 이후 100여일이 다되도록 이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입도 뻥긋조차하고 있지 않다. 국민들을 두번 다시 속일 생각을 당장 접고, 대한민국 정당으로서의 기본적 자질조차 갖추고 있지 않는 통진당과의 불순한 야합의도를 거두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이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이정희, "이석기 김재연은 화형대에 끌려간 것")

"금강산을 관광중이던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유명을 달리한 일이 발생한지 4년이 지났다. 그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채 4년이 흘렀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진상규명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재개할 수 없었던 탓이다. 모든 책임이 북한에 있는데도 우리 정부만 탓하면서 관광재개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있다니 한심할 따름이다. 국민의 안전보다는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 싫어서 북한이 사과하지 않았는데도 면죄부를 주자는 발상은 위험하기 그지 없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4주기, 관광재개 의지 없는 북한)

검찰의 포털사이트 추가 수사 주목

검찰은 두 편의 글 모두 야권을 비판하는 글이며, 특히 금강산 관광 관련 글은 당시 유력한 대선주자였던 문재인 민주당 예비후보가 '금강산 관광을 반드시 재개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힌 시기에 올라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황씨는 해당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고 글을 올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위 두 글은 상부 지시가 아닌 "내 의견을 쓴 글"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은) 상부로부터 이슈와 논지를 받은 기억은 나지 않고, 북의 사과 없이 관광을 재개하는 데에 반대한다는 내 의견을 게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리전단의 포털 사이트 활동 내용이 추가로 드러나자 원세훈 전 원장 변호인 쪽은 "(검찰이) 지금 범죄일람표와 다른 내용을 신문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이에 검찰은 "이건 (기소) 이후 추가로 찾은 글들"이라며 "나중에 공소장에 합치든지 정황 내용에 넣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또 11월 8일까지 마무리짓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원세훈 전 원장의 다음 공판은 오는 1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태그:#국정원 대선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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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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