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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없이 살기'라는 주제로 처음 글(관련기사 : 불가능할 줄 알았던 '냉장고 없이 살기', 가능했다)을 쓸 때도 미루고 미루다가 마무리 지었던 게 2010년 3월이었다. 그런데 그 글을 보고 지난해부터인가 한국의 언론매체 몇 곳에서 내게 연락을 해왔다. 심지어 올해 여름에는 MBC 다큐멘터리 촬영팀이 우리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니, 몇 년 전에 쓴 글 하나로 너무 우려먹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한국에서 생태적인 삶,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는 생활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진 이유 때문이겠거니 생각하기로 했다. 새삼 기사를 쓴 보람이 느껴졌다.

사실 독일은 지리적으로 한국보다 고위도에 있기 때문에 보통 여름이 한국보다 서늘하고 건조한 편이다. 때문에 독일에서 냉장고 없이 사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냉장고 없이 사는 것은 독일에서도 결코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한국처럼 대형 냉장고를 많이 쓰진 않지만, 독일에서도 일반 냉장고에 냉동고를 따로 갖추고 사는 가정이 적지 않다.

기후 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독일도 최근 몇 년간 한국의 한여름에 견줄 만한 땡볕 더위가 간간이 찾아들기도 했지만, 그런 날도 우리 집 켈러(한국의 고방 비슷한 독일의 지하 혹은 반지하 저장공간)에 보관된 과일 주스 등 음료는 더운 날의 열기를 식혀 주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켈러가 시원하다고는 해도 전력을 사용하는 냉장고처럼 한여름에도 섭씨 0도에서 5도 사이의 저온을 유지하는 건 아니다. 내게는 나름대로 켈러를 이용해 냉장고 없이 음식물을 상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는 다양한 비법이 있다. 이런 노하우를 냉장고 없이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단, 한국에서도 실천해볼 만한 것을 중심으로 말이다.

거의 모든 식품을 저장할 수 있는 보관법, '병조림'

올 가을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 
켈러(독일의 반지하 또는 지하 저장소)에 저장하기 위해 숯 알갱이를 담은 상자에 묻어 준비했다.
▲ 올 가을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 켈러(독일의 반지하 또는 지하 저장소)에 저장하기 위해 숯 알갱이를 담은 상자에 묻어 준비했다.
ⓒ 김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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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혹은 식료품을 저장하는 데는 냉장, 냉동, 건조, 염장, 설탕 절임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중에서 일반 요리에 필요한 채소를 오래 두고 먹는 방법 중 생태적인 방법을 꼽자면 건조와 병조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집에서는 식재료 저장에 이 두 가지 방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독일 할레(Halle)로 이사 오며 텃밭을 갖게 된 이후로 우리 집은 채소 저장에 병조림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병조림의 대명사라 불릴 만한 과일 쨈이나 과일 조림 외에 버섯이며 각종 채소 종류를 병조림 해두면 경제적·시간적으로 많은 장점이 있다. 각 채소를 제철에 저렴하게 사들여 병조림해 두면, 종류에 따라 몇 개월에서 1년 넘게 두고 먹을 수 있다. 연간 식료품 구매 비용이 상당히 절감된다. 덤으로 제철이 아닌 채소들을 생태적인 양심에 거리낌 없이 (게다가 제철과 같은 비용으로!) 원할 때마다 먹을 수 있다.

또 병조림을 이용하면 음식 준비가 한결 수월해지기도 한다. 식사를 준비할 때 병조림 해둔 채소 한두 가지를 활용하면, 끼니마다 필요한 재료를 일일이 손질할 필요도, 채소를 익히느라 오랜 시간 조리를 할 필요도 없어진다. 병뚜껑을 열고 팬에 음식물을 따뜻할 정도로 데우기만 하면 되므로 요리 시간이 상당히 단축된다. 특히 무더운 여름날에는 병조림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열을 발생하는 조리기구를 이용해 요리하는 게 고역인 날, 나는 켈러에서 몇 가지 채소 병조림을 가져와 후다닥 요리를 해내기도 한다.

혹시 신선한 채소가 아닌, 병조림해 놓은 것을 섭취하는 것을 두고 '영양 면에서 별로 좋지 않지 않을까'라고 염려하는 이들이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이걸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한겨울에 외부와 차단된 비닐하우스에서 인공 조명을 받으며 자라나는 애호박·풋고추·상추 등 겨울(?) 채소들은 과연 얼마나 영양이 풍부하고 건강한 채소일까'를 말이다.

병조림은 뜨거운 내용물을 병에 채워 뚜껑을 닫으면, 병 내부에서 고온으로 팽창됐던 공기가 식으며 수축하는 원리를 이용해 밀봉시키는 방법이다. 여기에는 사과 무스처럼 ①첨가물 없이 재료 100%만으로 병조림하거나 ②과일 쨈이나 과일 조림처럼 당을 첨가해 병조림하거나 ③채소와 버섯의 경우 소금을 넣고 병조림을 하거나 ④오이 피클처럼 식초를 이용해 병조림을 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이 밖에도 과즙이나 전통음료 또는 토마토소스나 패이스트로 병조림을 하는 방법도 있다. 병조림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유리병을 소독해야 하는데, 주의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유리병 준비  병조림을 시작하는 첫 단계로 맨 먼저 유리병을 소독해 준비해 둔다.
▲ 유리병 준비 병조림을 시작하는 첫 단계로 맨 먼저 유리병을 소독해 준비해 둔다.
ⓒ 김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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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유리병은 사용 전에 끓는 물을 부어 뚜껑을 닫고 위아래로 흔들어 준 뒤
② 깨끗하고도 마른 부엌 수건 위에 유리병을 엎어 놓고 물기를 제거한다.
* 끓는 물을 부을 때 온도 차로 유리병이 깨지는 일이 없도록 끓는 물을 부은 뒤 소독한 젓가락을 넣은 상태에서 물을 붓거나, 열 전도가 빠른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싱크대 위에 병을 놓고 물을 붓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이미 조리된 음식이나, 뜨거운 과즙을 유리병에 부을 때에도 온도 차로 인해 병이 깨지는 일이 없도록 주의 한다(싱크대에 병을 놓고 붓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인 것 같다).

병조림, 이렇게 만들어보자

독일식 요리에 종종 사용하는 사과 무스처럼 첨가물 없이 주재료 100%만을 넣고 만드는 병조림은 보통 따로 재료를 끓여 익힌 뒤 완성물을 뜨거울 때 병에 담아 밀봉한다. 이후 그대로 식히거나 1년 이상의 장기 보관을 위해 한 번 더 중탕하기도 한다.

[병조림을 위한 과일 무스 만들기] 
- 대부분 과일이 가능하다, 잘 익은 사과·복숭아·자두·서양 배 등
① 재료를 잘 씻어 꼭지나 씨방 등을 제거하고 껍질채로 작게 잘라 큰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 끓인다.
② 불에 올린 뒤 가끔 나무 주걱으로 재료를 뒤섞어주다가, 재료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눌어붙지 않게 자주 저어 주며 과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곤죽이 될 때까지 계속 약한 불에서 끓인다.
③ 준비된 유리병(하단의 표 '병 중탕 시간' 참고)에 내용물을 1cm 정도 남기고 꽉 채운 뒤 뚜껑을 닫아 밀봉한다.

설탕과 같은 단당류의 당분 섭취를 줄이고 싶은 경우 위의 방법대로 과일만 넣고 끓여 작은 유리병에 나눠 담아 밀봉시켜 과일 쨈처럼 빵에 발라먹거나 집에서 만든 두유 비건 요구르트에 섞어 먹으면 좋다.

당을 첨가한 병조림, 어떻게 만드나

들장미 열매 주스 병조림 준비 과정 아가베 시럽을 병 밑바닥에 넣고 들장미 열매로 병을 꽉 채운 후, 뜨거운 물을 부어 뚜껑을 닫아 솥에 넣고 중탕한다.
▲ 들장미 열매 주스 병조림 준비 과정 아가베 시럽을 병 밑바닥에 넣고 들장미 열매로 병을 꽉 채운 후, 뜨거운 물을 부어 뚜껑을 닫아 솥에 넣고 중탕한다.
ⓒ 김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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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과일 쨈을 만들 때 농도 조절을 위해 한천을, 저장성을 높이고 단맛을 강하게 하려고 단당류인 설탕을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사실 이 두 재료가 없어도 얼마든지 맛있는 과일 쨈을 만들 수 있다. 농도 조절을 위해 펙틴이 풍부한 사과를, 단맛이 필요하다면 다른 당분(단풍나무나 아가베 시럽 혹은 꿀 등을 첨가하면 되지만, 굳이 추가 당분을 가미하지 않아도 쨈은 만들 수 있다)을 사용하면 된다.

[과일 쨈 만드는 방법]
① 재료는 잘 씻어 꼭지나 씨방 등을 제거하고, 껍질채로 작게 잘라(딸기나 블루베리 등의 부른 과일은 통째로) 큰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 끓인다. 이때 재료가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나무주걱으로 저어가며 끓인다.
② 농도가 너무 무르다면, 만들어놓은 사과 무스 병조림을 열어 ①에 첨가해 끓인다. 단맛을 원하는 경우, 당분을 첨가하고 잘 섞어준다. 하지만 병조림 자체가 장기 보관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원치 않는다면 굳이 설탕이나 그 외의 당분을 많이 첨가할 필요는 없다.
③ 앞 ②의 내용물이 뜨거울 때 준비한 유리병에 넣고 뚜껑을 닫아 밀봉한다.
* 잘 만들어 밀봉한 과일 쨈은 기온 차가 일정한,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면 여러 해 보관이 가능하다.

[과일 병조림 만드는 방법]
① 준비된 유리병에 당분(설탕이나 시럽 혹은 꿀 종류, 500mL 병 기준 두 큰 숟가락 정도)을 넣는다.
② 과일을 잘 씻어 꼭지와 씨방을 제거한 뒤 원하는 크기로 썰어 병에 꽉 채운다. 여기에 통개피(계핏가루 약간)나 생강 작은 한 조각, 정향이나 주니퍼 등 향신료를 병조림에 함께 넣으면 특별한 향이 나는 과일 병조림을 만들 수 있다. 향신료는 과일을 병에 채우기 전에 당분과 함께 처음에 넣어줘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물을 부었을 때 떠오르지 않는다.
③ 끓는 물을 붓는다.
④ 뚜껑을 닫고 밀봉한 뒤 정해진 시간에 맞게 중탕한다(하단의 표 '병 중탕 시간' '병조림 중탕하기' 참고). 과일 병조림 역시 기온 차가 일정한,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서 여러 해 장기 보관할 수 있다.

우리 집에서는 이 과일 병조림을 즙과 알갱이를 분리해 즙은 생수를 타서 과일 주스로 마신다. 알갱이는 주로 집에서 만든 두유 비건 요구르트에 섞어 먹는다.

채소도 병조림 할 수 있다

양송이 버섯 병조림 자신의 요리 스타일과 가족의 섭취량을 고려해 병의 크기를 결정하고, 요리 종류에 따라 꼬치구이에 쓸 양송이는 4 등분을, 피자용 양송이는 편으로 두툼하게 썰어 병조림해 놓는다.
▲ 양송이 버섯 병조림 자신의 요리 스타일과 가족의 섭취량을 고려해 병의 크기를 결정하고, 요리 종류에 따라 꼬치구이에 쓸 양송이는 4 등분을, 피자용 양송이는 편으로 두툼하게 썰어 병조림해 놓는다.
ⓒ 김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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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송이 버섯 병조림]
① 준비된 유리병에 소금(500mL 병 기준 한 큰 숟가락 정도)을 넣는다.
② 취향에 따라 향신료나 허브 등을 첨가한다.
③ 준비한 재료를 잘 씻어 원하는 크기로 썰어 병을 꽉 채운다.
④ 끓는 물을 붓는다.
⑤ 뚜껑을 닫고 밀봉 후 정해진 시간에 맞게 중탕한다.
* 표에 기재돼 있는 중탕 시간은 단단하거나 가스가 발생하기 쉬운 채소(채소콩·꽃양배추·셀러리 등)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토마토처럼 무른 재료는 과일처럼 30분 정도만 끓여도 충분하다. 꽃양배추나 브로콜리는 서너 달 이상 보관하기가 쉽지 않고, 맛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식초를 넣은 채소 병조림]
- 오이 피클 등 각종 채소 식초 절임이 여기에 해당
① 준비된 유리병에 향신료를 넣는다.
② 잘 씻어 다듬은 각종 채소를 원하는 크기로 썰어 병에 꽉 채운다(잘게 썬 양파와 파프리카를 몇 조각 넣어도 좋다).
③ 준비한 식초물을 끓는 물에 붓는다.
④ 뚜껑을 닫고 밀봉 후 정해진 시간에 맞춰 중탕한다.
* 오이·무·당근·양배추 외에 양송이 등 각종 버섯도 식초 병조림을 할 수 있다.

[식초물 만드는 법 : 물 1리터 기준]
① 11큰 숟가락(25% 식초 에센스, 농도가 진한 식초) 또는 일반 식초 22큰 숟가락에
② 설탕 또는 당 성분의 재료 5 큰 숟가락(버섯 식초 절임에는 두 큰 숟가락만)
③ 소금 2 작은 숟가락
* 향신료는 취향에 따라 넣으면 된다. 500미리리터 유리병 기준으로 당 겨자씨와 통후추 각각 한 작은 숟가락씩, 말린 허브(오레가노·타임·딜 등)를 한두 작은 숟가락 첨가한다(직접 허브를 기르는 경우 손가락 길이만 한 딜 줄기를 두 개 정도 함께 넣어줘도 좋다).

과즙이나 음료 병조림

건강을 위해 먹는 배즙이나 각종 과즙은 한국에서 주로 플라스틱 비닐용기에 포장돼 판매된다. 환경호르몬 문제 등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저장된 액즙이 과연 건강에 좋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우리 집에서는 해마다 각종 과일주스를 만들어 뜨거울 때 유리병에 넣어 밀봉한 뒤 다음해 새로 주스를 만들 때까지 1년 내내 두고 먹는다. 우리 집에는 끓는 물의 수증기를 이용해 과일즙을 만드는 냄비가 있어서 주로 이것을 이용하지만 주서기 같은 것을 이용해 즙을 짠 다음 유리병에 넣고 중탕하는 방법도 있다(섭씨 70~80도 이내에서 15분~30분 정도 중탕). 식혜나 수정과 같은 전통 음료도 금방 만들어 뜨거울 때 유리병에 부은 뒤 밀봉하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음료수처럼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또, 나는 토마토소스나 빵에 발라서 먹는 처트니와 패이스트 등도 한 번에 많이 만든 뒤 병조림을 해두고 사용한다. 뜨거울 때 재빨리 병에 담아 밀봉하고, 장기 보관을 위해서는 한 번 더 병을 중탕하면 된다.

많이 해놓은 음식, 어떻게 보관할까

우리 집은 스파게티 같은 이탈리아식이나 감자에 채소를 곁들여 먹는 독일식 요리와 한식이 어우러진 밥상을 차리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매 끼니 쌀밥을 먹진 않는다. 하지만 가끔 잡곡밥 같은 곡물 조리를 할 때면, 냄비에 우리 가족 두 끼 분량의 밥을 한 뒤 밥이 뜨거울 때 준비해둔 유리병에 담아 식기 전에 재빨리 뚜껑을 닫아 밀봉해 서늘한 곳에 저장한다.

그러면 가을·겨울에는 사나흘 이상, 한여름에도 이틀 정도는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다. 전력이 많이 소비되는 전기 밥솥 대신, 이렇게 냄비에 밥을 해 유리병에 밀봉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작은 냄비에 두세 숟가락 정도의 수분을 더해 밥을 데우면 전기밥솥에 며칠씩 보온해 둔 밥보다 훨씬 맛있다.

매끼마다 음식을 새로 하기는 싫지만, 전력 소모가 많은 전기밥솥이나 냉장고 사용 없이 끼니 준비를 하고 싶다면 위에 언급한 것처럼 한두 끼 더 되는 분량으로 음식을 한 뒤 병에 담아 밀봉하는 게 효과적이다. 대신 이 방법은 일반적인 병조림 같은 장기 보관이 아닌, 단 며칠간의 저장을 위한 말 그대로 단기 보관용이다. 음식이 상하지 않게 가능한 한 며칠 내로 금방 먹는 것이 좋다.

사실 거의 모든 뜨거운 음식은 병조림을 할 수 있으니, 집에서 즐겨 해먹는 반찬이나 요리가 있다면 병조림을 시도해 보자. ▲ 잡균을 없애기 위해 병을 미리 소독할 것 ▲ 병에 담을 때 남는 공간 없도록 가능한 한 눌러 담을 것 ▲ 요리가 막 끝난 상태로 아주 뜨거울 때 용기에 담을 것 ▲ 장기 보관을 하고 싶다면 한 번 더 병을 중탕할 것, 이 네 가지를 유념해 시도해 보면 다양한 음식을 병조림해 보관할 수 있다.

각자 음식에 따라 각각 장기 보관이 얼마나 가능한지 등을 미리 시험을 해봐야 알겠지만, 집에서 자주 해먹는 요리들의 병조림 요령을 나름대로 터득해 정리하게 된다면, 밑반찬으로 가득 찬 여러 대의 냉장고를 가동할 필요가 없다.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탕의 노하우

병 중탕 시간 가정마다 레인지의 화력과 요리에 걸리는 시간이 다른 점을 생각해 중탕시간에 관한 팁을 말하자면, 찬물을 붓고 중간 불에서 냄비를 끓이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바꾼 후 위의 표에 적힌 시간의 절반 정도를 더 끓인다.
▲ 병 중탕 시간 가정마다 레인지의 화력과 요리에 걸리는 시간이 다른 점을 생각해 중탕시간에 관한 팁을 말하자면, 찬물을 붓고 중간 불에서 냄비를 끓이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바꾼 후 위의 표에 적힌 시간의 절반 정도를 더 끓인다.
ⓒ 김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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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바닥에 면포나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낮은 소쿠리를 깐다(유리병이 냄비와 직접 닿아 유리병이 고온에 깨지는 일이 없도록).
② 내용물을 채운 유리병을 냄비에 넣는다.
③ 냄비에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을 붓는데, 뚜껑이 잠기지 않게 병 뚜껑 바로 아래 정도까지 채우는 게 적당하다. 유리병 내용물이 아주 뜨거울 경우, 막 끓인 물을 부어도 좋다. 이때는 위의 표에 적힌 시간의 절반 정도만 더 끓인다.
④ 처음에 중간 불에서 냄비를 끓이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바꾼 뒤 위의 표에 적힌 시간의 절반 정도를 더 끓인다.
⑤ 정해진 시간에 맞게 유리병을 끓인 후, 시원한 곳에서 식힌다.
* 솥은 유리병 높이 보다 깊고, 한 번에 여러 병을 넣고 끊일 수 있을 만큼 넓은 것을 사용한다. 위의 표에 적은 중탕 시간은 찬물을 붓고 물을 끓이는 시간을 고려해 정리한 시간이다. 각 가정의 가열 도구(전자레인지·가스레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물이 끓기 시작하면, 펄펄 끓지 않도록 불을 중간 세기 이하로 줄이고, 표에 적힌 시간의 절반 정도만 더 끓이면 대개 완성된다. 너무 펄펄 끓이면 영양소가 많이 파괴되는 경우가 생긴다. 불의 세기를 잘 조절해서 적당히 끓여내는 게 관건이다.

병조림 만들 때 알아두면 좋은 것
① 예산이 넉넉하다면 병조림 용기를 따로 구매해도 좋지만, 사실 철제 뚜껑이 달린 거의 모든 유리병(제품 구매 시 밀봉돼  열 때 '딱' 소리가 나며 열리는 모든 유리병)은 병조림에 재활용할 수 있다. 각종 과일 쨈 병, 유자차 병, 토마토소스 병, 200mL 유리로 된 음료수병 등을 버리지 말고 깨끗이 씻어 말려 모았다가 병조림에 활용해 보자.

② 병조림용 유리병을 고를 때 제일 중요한 점은 뚜껑이 제대로 잘 닫히느냐다. ①에서 제안한 것처럼 병을 재활용할 경우, 병과 뚜껑이 제대로 맞지 않거나 뚜껑이 손상되는 등의 경우가 생긴다. 이런 뚜껑을 사용하면 병조림을 한 첫날에는 밀봉된 것처럼 보였다가 일주일 혹은 며칠 더 지난 뒤 갑자기 뚜껑이 팽창해 내용물을 못쓰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있다. 따라서 병을 소독해 병조림 준비를 할 때, 뜨거운 물을 유리병에 약간 부은 상태에서 바로 뚜껑을 닫아 뚜껑 쪽이 바닥을 향하도록 놓아보자. 물이 새어나오거나, '치지직' 하는 소리를 내는 경우는 대부분 뚜껑이 제대로 맞지 않은 경우다. 이때는 다른 뚜껑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③ 병조림을 만들 때는 자신의 요리 스타일과 가족의 섭취량을 고려해 한 끼에 혹은 한 번에 먹을 정도의 양이 들어갈 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령 양송이의 경우, 버섯 하나당 6등분 한 뒤 200미리리터나 350미리리터 작은 병에, 피자용 양송이는 편으로 두툼하게 썰어 500미리리터의 비교적 큰 유리병에 병조림해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④ 식초나 소금을 넣어 병조림하는 경우, 철제로 된 뚜껑은 안쪽에 생긴 약간의 긁힘 만으로도 녹이 슬어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식초나 소금을 이용할 때는 가능한 뚜껑이 유리로 된 병조림 병을 사용하는 게 좋다.

⑤ 각각의 병조림에 허브나 향신료를 첨가하면 나만의 독특한 병조림을 만들 수 있다. 가령 토마토에 생강·정향·통후추와 이탈리안 허브를 줄기채 넣어도 된다.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매운 고추를 함께 병조림해도 되고, 사과나 배즙에는 계피나 생강 등을 첨가해 독특한 주스를 만들 수도 있다.

위에 소개한 방법을 바탕으로 직접 집에서 병조림을 만들어 보면, 생각보다 쉽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수납과 저장성이 뛰어난 '건조'

한국에서는 각종 나물을 건조시켜 겨울철에 묵나물을 만들어 먹는다. 우리 집도 예전에는 채소를 많이 말려 썼다. 나물뿐만 아니라 각종 채소을 얇게 썰어 말렸다가 물에 불려 사용했는데, 이런 말린 채소들은 묵나물처럼 볶아 먹거나 서양식 채소 스프를 끓이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건조 식품 특유의 향미 때문에 생채소나 병조림한 채소를 이용한 요리와는 맛에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텃밭이 생긴 뒤로는 주로 양념과 차를 위한 허브와 텃밭에서 수확한 몇 가지 콩류 정도만 건조해 사용하고 있다.

허브 잎이 여린 봄과 가을, 볕이 좋고 건조한 날 허브를 줄기채로 잘라 다발을 만들어 그늘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면 된다. 차를 위한 용도로 말린 허브는 줄기채 유리병에 담으면 되고, 양념을 위한 허브는 잎만 분리해 병에 담으면 된다. 양념용 허브의 경우 요리를 할 때 잎을 손으로 비벼 잘게 가루 내 사용한다. 필요에 따라 말린 허브를 잘게 부순 상태로 용기에 담아 보관할 수도 있다(이탈리안 허브 믹스 등 몇 가지 허브를 섞어 만들어 놓고 쓸 경우).

채소는 어떻게 말려 보관할까. 텃밭 없이 살던 때는 겨울나기용 채소를 몇 가지 말리곤 했는데, 요즘에는 저장 채소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채소를 거의 말리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묵은 나물용으로 채소를 말리는 것 외에 뿌리채소(당근·셀러리·뿌리 등)나 대파를 말려서 쓰면 국물을 낼 때 맛이 깊어진다. 이들을 말릴 때는 손톱 크기 정도로 썰어 말리거나, 라면 건더기 스프에 들어있는 말린 채소 정도의 크기로 아주 작게 썰어 건조시키면 된다. 말린 뿌리채소는 요리 전 두 시간가량 물에 불렸다가 사용하면 된다.

여러 해 두고 먹을 수 있는 '염장'

김치 냉장고나 냉동고 없이 김치를 몇 개월 이상 저장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간장이나 고추장 등에 식재료를 절이는 장아찌 종류는 비교적 장기보관이 가능하다. 우리 집 켈러에는 2년 전에 담근 깻잎 장아찌가 아직도 몇 병 남아있다.

장아찌를 만들 때는 350미리리터나 500미리리터 크기의 유리병에 나눠 담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큰 통에 담가서 수시로 덜어 먹는 것보다 공기 접촉 빈도를 줄여 장기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장 식품 역시 유리 뚜껑이 달린 병이나 플라스틱 뚜껑이 달린 병을 사용하는 게 좋다. 철제 뚜껑에 플라스틱 비닐을 한 겹 보호막으로 둘러도 소금기 때문에 뚜껑이 녹슬거나 부식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깻잎 장아찌]
서리가 내리기 전에 깻잎을 딴 뒤, 유리병에 차곡차곡 눌러 담는다. 여기에 알코올(맥주 혹은 포도주)과 집 간장을 1:1 비율로 섞은 액체를 부어주면 끝.

[고추장 장아찌]
다듬어 씻은 뒤 물기를 제거한 채소(양배추·비트·무·당근·마늘 등)를 원하는 크기 대로 썰어 약간 소금을 뿌려둔다. 여기에 이들 채소를 고추장과 섞어준 다음 용기에 담는다. 양념을 하지 않은 생김 말린 것을 위에 덮어 공기를 차단하면 더욱 좋다.

(* ②번 기사로 이어집니다... 보러 가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 다음과 My-ecolif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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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저널리스트, 쓰레기를 양산하는 조형물 대신 인생을 조각하는 작가(소로우의 글에 감화받아), 2001년 비건채식을 시작으로 ‘생태토양학자’인 독일인 남편 다니엘과 함께 독일에서 지속가능한 텃밭 농사를 지으며‘ 날마다 조금 더 생태적으로, 생태 순환의 삶을 살기’에 힘을 다한다. 올 봄 냉장고와 헤어진 어느 부부의 자급자족라이프, ≪생태부엌≫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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