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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의 저서 '룰을 지배하라' 표지
 송영길 인천시장의 저서 '룰을 지배하라' 표지
ⓒ 중앙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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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소리 한 번 치지 않고도 부락민을 똘똘 뭉치게 하는 그 영도력의 비결이 뭡니까?"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서 인민군이 동막골 촌장에게 물었다. 촌장은 단 한 마디로 응수했다. "뭐를 마이(많이) 멕여(먹여)야지."

송영길 인천광역시장은 3년 4개월 전 취임 당시 '인천을 어떤 도시로 만들어갈 것인가'의 고민에 대한 실마리를 이 동막골 촌장의 답변에서 찾았다고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도시는 먹고살 만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모이고,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시민들이 오랫동안 먹고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을 유치하고, 투자를 끌어내고, 도시가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면서 또 다른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는 게 핵심이다." (<룰을 지배하라> 261쪽)

'빚더미 재정' 인천시가 성장 가능성 세계 2위 도시로...

문제는 안상수 전임 시장으로부터 넘겨받은 인천시의 재정이 파탄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송영길 시장은 선거운동 당시 피켓과 플래카드에 '부채 7조 원'이라는 문구를 넣어,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샀다. 그러나 인천시의 부채는 7조 원이 아니라 9조 원이었다. 전임 시정부의 분식결산부터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과 불필요한 예산 지출 등으로 인천은 파산 직전의 기로에 서 있었다. 심지어 시청 직원의 수당 지급을 미뤄야만 했던 때도 있었고, 공사공단 통합으로 인력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

송영길 시장은 최근 발간한 저서 <룰을 지배하라>에서 "하루하루 출근하는 것이 무서울 정도로 재정 문제 때문에 고통스러운 나날들이었다"고 취임 초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돈이 충분하면 누군들 일을 못하겠는가? 부족한 재정에서도 새로운 룰을 찾아내는 혁신과 창조의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빚더미 재정'과 '경제자유구역 꼴찌'라는 오명을 가졌던 인천은 현재 외국인 투자유치 전국 1위, 성장가능성 세계 2위 도시로 거듭났다. 국내 최초로 UN 본부 녹색기후기금(GCF)과 세계은행 한국사무소를 유치했고, BMW 드라이빙 센터와 삼성 바이오로직스 등 여러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이 터를 잡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위기에 처했던 인천시의 변화를 이끌어낸 송영길 시장의 비책은 과연 무엇일까?

송 시장은 취임 이후 시정 상황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매일 인천시 홈페이지에 시정일기를 올렸다. '룰을 지배하라'는 시정일기에 다 담지 못했던 그간의 도시 경영 노하우를 사례별, 전략별로 세세하게 담고 있다. 송 시장은 "어디서든 성공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룰에 순응하느냐 룰을 장악하느냐에 있다"며 "자신감을 가지면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는 존재로 보이지만, 자신감을 잃으면 모든 것이 자신에게 적대적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송 시장은 책에서 '룰의 공유'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소수만이 모여 구상한 이상적인 룰을 다수에게 요구할 수 있는가. 어느 누구도 함께 공유하지 못한 룰은 소수만을 위해 움직일 뿐이다. '내 구상은 이렇게 대단한데 왜 그것도 몰라주고 따라오지 못하는가' 하며 상황이나 다른 이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만 혼자 앞으로 달려 나간다면 자신이 어디쯤 왔는지 때론 그 위치를 망각하기도 하고, 쉽게 지쳐 넘어지기 마련이다. 함께 가야 하는 구조라면 룰을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 (<룰을 지배하라> 203쪽)

송 시장은 책에서 '룰을 지배'하기 위한 다섯 가지의 경영법칙을 제시했다. ▲불가능해 보였던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할 수 있었던 도전의 법칙, ▲재정 문제를 위해 용기 있게 위기상황을 공개하고 관행을 벗어던진 생존의 법칙, ▲얽히고설킨 아시아경기대회 준비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한 협상의 법칙, ▲오래된 원도심의 조화로운 개발을 이끈 상생의 법칙, ▲최고의 투자지역이 되기 위해 발상을 전환한 영업의 법칙 등이 그것이다. 또한 신세계백화점 부지의 롯데 매각, 삼성 바이오로직스 하이재킹, GCF 유치 과정 등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이야기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송영길 인천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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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북 콘서트 개최... "공무원들은 오지 마세요"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추천사에서 "때로는 길을 정확히 보고 대안을 제시하고, 때로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또 때로는 시민에게 답을 구해가면서 지난 3년간 인천시를 경영해나간 CEO 송영길의 면모를 이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진 영화감독은 "인천을 살리기 위해 발품 파는 시장, 자신의 정치적 미래보다 지금 자신을 믿고 기다리는 시민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시장, 이 책의 문장과 문장의 여백엔 우리가 몰랐던 그의 모습을 분명히 만나게 될 것"이라고 책을 추천했다.

송 시장은 책 발간 기념으로 11월 1일 오후 6시30분 인천 남동구에 있는 시티은행 빌딩에서 장진 감독을 초청해 북 콘서트를 연다. 특히 송 시장은 이번 북 콘서트에 공무원들이 참석하지 말 것을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송 시장은 지난 3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직원 월례조회에서 "공무원들은 북 콘서트 장에 절대 오지 마라"며 "(선거법과 관련)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자연스럽게 행사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1963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연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고,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노동운동가로, 1990년대에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3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가 2010년 인천광역시장에 당선됐다.


태그:#송영길, #인천시장, #룰을 지배하라, #북 콘서트, #인천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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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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