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길고 리뷰는 짧다" '이 영화 봐? 말아?' 여러분의 친구, 애인, 가족 및 일가친척이 극장 매표소 앞에서 고민할 때, 팝콘을 사는 척하면서 '한뼘리뷰'를 재빨리 참고해보세요. 매주 '핫(Hot)한' 영화를 기자의 시각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푸는 코너입니다. 제 값 내고 보는 영화 아깝지 않게 든든한 조언자가 되겠습니다. [편집자말]
 영화 <동창생>의 공식 포스터

영화 <동창생>의 공식 포스터 ⓒ 더 램프(주), (주)황금물고기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영화 <동창생>이 <은밀하게 위대하게>보다 일찍 만들어졌다면, 과연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북한에서 임무를 받아 내려온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 외에도 <동창생>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참 많이 닮았다. 차이점이라면 전체적인 분위기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약간의 웃음을 담았다면, <동창생>은 웃음기를 빼고 어둠을 더했다.

리명훈(최승현 분)은 여동생 리혜인(김유정 분)을 지키기 위해 공작원이 됐다. 점찍어준 목표물을 제거하는 게 그의 일이다. 문상철(조성하 분)에게는 "조국을 위해" 하는 일이지만, 리명훈에게는 그저 "살인마가 되는" 일일 뿐이다. 남으로 온 그는 동생과 이름이 같은 이혜인(한예리 분)을 만난다. 제목 그대로 두 사람은 '동창생'이다.

시작부터 뚝뚝 끊기는 영화는 도무지 여운이라는 것을 남기지 않는다. 각 캐릭터의 현실이 훨씬 더 처절할 수도, 훨씬 더 북받칠 수도 있건만 도무지 틈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전개가 빨라서 정신없이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아니다. 리명훈이 남한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이 전반전이라면, 두 혜인을 지키는 과정이 후반전이다. 하프타임도 아니건만, 두 부분의 간극은 그보다 길다.

<해를 품은 달>에서 시청자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던 김유정의 한줄기 눈물을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건만, 흐름이 끊기면서 관객이 느끼는 감정선 역시 찾기 힘들어졌다. 섬세한 감정연기보다 눈에 들어오는 건 액션연기다. 고등학생이 된 리명훈이 반사적으로 선생님의 팔을 꺾는 장면, 암살기술자 북두성(정호빈 분)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장면 등은 인상적이다.

한 줄 평: 처음부터 끝까지 비장했던 리명훈보다, 그의 오토바이가 더 기억나는건 왜죠?

영화 <동창생> 세부 정보

 영화 <동창생>의 한 장면

영화 <동창생>의 한 장면 ⓒ 더 램프(주), (주)황금물고기


출연: 최승현 한예리 윤제문 조성하 김유정
제공/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제작: 더 램프(주), (주)황금물고기
각본: 김수영
각색/감독: 박홍수
개봉일 2013년 11월 6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동창생 최승현 한예리 한뼘리뷰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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