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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학 민주당 의원.
 홍종학 민주당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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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열흘 동안 벌써 두 번째 파행을 겪은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번 국정감사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부자감세의 철회와 법인세율 인상, 4대강 재정사업 평가 등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경제 정책에 대한 검증과 평가는 정치보다는 과학의 영역에 가깝다. 계량화된 수치들이 그 자체로 어느정도 명확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기호와 숫자가 난무하는 정부 재정자료들의 핵심을 간추려서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내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지점에서 올해 기재위원들 중 여야를 통틀어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홍종학 민주당 의원(비례대표)다. 주장에 따라붙는 근거가 유난히 탄탄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맥주 주세 395원, 중소기업은 710원', '부동산 임대 고소득자 과세현황 파악 안 된다', 재벌 소득-비과세감면도 독차지', '연수입 1억 이하 개인사업자 세무조사 급증' 등이 그가 공개한 국감 자료들이다.

한국은행 국감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에 있는 주택담보대출 50여 조를 분석해 그중 '깡통주택'에 해당하는 대출액이 1265억 원이라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양극화 해결을 위한 부자감세 철회와 경제민주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들이다.

홍종학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펼쳐진 정부 정책들을 보면 박 대통령에게는 '4대 성역'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세를 안 하는 대신 지하경제 양성화나 세출 축소, 비과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부족한 세원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재벌', '슈퍼부자', '부동산 부자', '금융소득 부자'는 그 대상에서 예외라는 것이다. 이어 "향후에도 이런 박근혜 정부의 모순점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자료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3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대로 가게 되면 박근혜 정부에서 재정적자가 150조 원 이상 나게 되어 있다"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빨리 부자감세를 철회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명박 정부 부자감세의 부작용이 드러났는데 박근혜 정부가 그 실수를 그대로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기초연금 등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핵심 복지공약들이 연이어 후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필연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자감세를 철회하지 않으니까 재정적자가 나게 되어있고 정부가 그 핑계로 복지를 축소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정권이 바뀌어도 복지를 늘리지 못하도록 부자감세를 유지하고 재정적자를 심화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인터뷰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 홍종학 의원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홍 의원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보수의 부자감세, 복지 재원 없애기 위한 것"

- 국감에 맞춰 공개하는 자료들이 독특하다. 기존에는 나온 적 없는 자료들이 많다.
"정치를 시작하고 금방 느꼈던 사실이 당이 다르고 서로 입장이 다르면 설득을 시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주장을 해 봐야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를 놓고 상대방도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 한국은행 국감 때는 국내 최초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를 교차분석한 '깡통주택' 규모를 공개했다.
"주택담보대출 위험성을 예측하기 위해 국회의원 되기 전부터 10년 쯤 계속 정부에 관련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었다. 당시에도 교차분석 자료를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었는데 한국은행 등 정부 관료들이 움직일 생각을 안 했다. 결국 올 7월 가계부채 청문회 때 금융감독원에 요청을 했고 3개월 걸려서 받았다."

- 10년 전부터 이런 자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
"한국은 본격적인 자본주의 역사가 길지 않지만 서구에서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 지가 이미 100년 정도 됐다. 특히 미국은 우리에 앞서 가계부채 문제, 신용카드 문제, 약탈적 대출 문제 등을 이미 겪었다. 그런 역사적 흐름을 보면 위험의 흐름도 보인다. 가령 부자감세 같은 경우는 1920년에 미국 공화당에서 시작한 것이다. 보수가 왜 자꾸 그렇게 부자감세를 하려고 한다고 생각하나."

- 부유층이 세금을 감면받으면 그 돈을 소비에 써서 경제가 선순환된다는 논리 아닌가.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다. 최근 미국의 진보진영에서는 'starving the beast(괴물 굶기기)'라고 해서 복지를 억제하기 위해 부자감세를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권이 민주당에 가더라도 복지를 늘리지 못하도록 대규모 재정적자 정책을 펴서 복지 재원을 없애버린다는 거다. 나라 곳간이 비었는데 사회간접자본 같은 건 계속 확충해야 하니까 민영화 얘기가 나오게 된다. 최근 박근혜 정부가 펴는 정책들을 보면 한국의 부자감세도 이렇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부자들 놔두고 영세업자들 세금 걷을 궁리만 하고 있어"

 홍종학 민주당 의원.
 "<4대 성역>이 있다. '재벌', '슈퍼부자', '부동산 부자', '금융소득 부자'다. 이 영역은 건드리지 않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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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감 때 정부와 새누리당 의원들은 '부자감세'가 아니라 '국민 감세'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부족한 세원을 마련하겠다고 내놓은 게 비과세 혜택 감면과 지하경제 양성화다. 그런데 자세히 정책을 들여다보면 '4대 성역'이 있다. '재벌', '슈퍼부자', '부동산 부자', '금융소득 부자'다. 이 영역은 건드리지 않는다. 재벌 대기업 비과세감면 줄이겠다고 했는데 이번 세제개편안을 보면 중소기업 세부담률 증가율은 5.47%, 대기업은 3.21%이다. 이건 부자감세다."

- 국세청에서는 이번 국감에서 임대소득세 납부대상이 몇 명인지 정확한 답을 못 했다.
"법적으로는 3주택 이상 소유자는 임대소득세를 내야 한다. 국세청에서는 주택임대 소득세를 내는 사람이 8만 3000명이라고 했다. 그런데 국세청에서 주택임대소득이 있을 거라고 예상되는 사람들에게 안내장을 보낸 숫자는 34만 7000명 정도다.기재부에서도 확답은 못하지만 15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한다. 3주택 이상 부동산 부자들의 규모 조차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정부에서 지하경제 양성화 한참 강조했는데 부동산 부자들은 무풍지대로 남아있는 셈이다."

- 영세업자에게 세금을 쥐어짠다는 지적도 있었다.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입공제'라고 해서 식당 운영업자들이 농산물을 사면 그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 과세를 일부 빼주는 제도가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이 공제 한도를 축소해서 내년에 세금 3191억 원을 더 걷겠다고 했다. 공제 한도가 줄어들면 규모가 영세한 음식점일수록 타격이 크다. 부자는 놔두고 영세업자들 세금 더 걷을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주세 395원, 중소기업 주세 710원...부총리 '문제 없다' 했다"

- 국감에서 기재부 장관인 현오석 부총리와 각을 세우는 모습이 많이 나왔다. 주세 관련한 논쟁이 독특했다.
"국내 주류업계가 아주 강력한 독과점 구조다. 시장 구조도 대기업에 유리한데 세금도 중소기업이 더 많이 부담한다. 대기업 맥주는 주세가 395원인데 중소기업은 710원을 낸다. 제조원가가 높을수록 주세를 많이 내는 세금 구조 때문이다. 이게 부당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현오석 부총리가 황당한 답변을 해서 나도 현장에서 좀 당황했다."

- 어떤 답변이었나.
"중소기업이 규모를 키워 제조단가를 낮춰가도록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시장 진입도 어렵고 세금부담도 높은데 중소기업이 규모를 키워갈 수가 없지 않나. 이건 손톱 밑 가시를 뽑아주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 몸통 자체를 날려버리는 것 아닌가. 보충 질의 때 다시 물었는데 같은 답변을 했다. 그래서 그게 현 부총리의 확고한 소신이라는 걸 알았다. 이제 그게 개인적인 소신인지 박근혜 정부의 소신인지를 밝혀야 한다."

- 법인세율 단일화 얘기도 나왔다.
"현행 법인세는 기업 규모에 따라 3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중소기업은 세율이 낮고 대기업은 세율이 높다. 현오석 부총리가 법인세 단일세율 추진을 얘기한다는 것은 이런 구조를 차별로 느낀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이 같은 세율을 부담하는 게 평등하다는 생각인데, 놀랍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법인세율 단일화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동의를 받기 어려울 걸로 본다."

- 국감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앞으로는 어떤 문제에 집중할 예정인가.
"지하경제 양성화 한다고 하면서 서민들에게 세금 뽑아내는 사례들을 계속 지적해 갈 계획이다. 아울러 성역에 있는 부동산 부자들과 금융소득 부자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생각이다. 금융소득을 많이 올리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과세를 거의 못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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