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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불의 여신 정이> 마지막 회의 한 장면

MBC <불의 여신 정이> 마지막 회의 한 장면 ⓒ MBC


앞에 '국민남편'과 '국민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상윤과 문근영이 주연을 맡아 주목을 받았던 MBC <불의 여신 정이>가 지난 22일 유정(문근영 분)이 일본으로 떠나는 것으로 뒷맛이 개운치 않은 막을 내렸다.

<불의 여신 정이> 마지막 회에는 끝까지 악행을 저지르던 이강천(전광렬 분)이 아들인 이육도(박건형 분)를 대신해 칼에 맞아 비참한 최후를 맞고, 유정은 분원 사람들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일본으로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불의 여신 정이>는 조선 왕실의 도자기를 제작했던 분원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 사기장이 된 유정의 삶과 사랑을 그리겠다는 기획 의도를 내세웠다. 때문에 사기장 유정의 예술혼이 흥미롭게 그러질 것으로 기대됐고, 더불어 그동안 사극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기장들을 조명해 신선할 것이라 전망됐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첫 회 이강천과 유을담(이종원 분)의 경합에서부터 보기 좋게 깨지고 말았다. 그동안 MBC 사극에서 경합 장면이 여러 번 나온 탓에 'MBC 사극은 경합 없으면 안 되나?'라는 비아냥 섞인 평까지 들어야 했다. 거기에 사골국 보다 더 우려먹은 '출생의 비밀'과 '궁중암투'까지 그려지며 사극의 진부한 패턴을 그대로 반복했고, 애초의 기획 의도는 사라져 버렸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의 핵심소재였던 도자기는 유정의 복수 이야기의 도구정도로 전락했고, 극의 흐름은 갈피를 잡지 못하였다. 또한 지지부진한 시청률을 만회하고자 종영을 앞두고 뜬금없이 임진왜란을 넣는 무리수를 두었지만 이 역시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보통의 드라마 결말은 그동안 악행을 저지르던 악인이 죄를 뉘우치고 주인공과 화해하는 모습이 그려지거나 출생의 비밀이 들어나면서 전에 없던 부성애나 모성애가 그려지곤 한다. 하지만 <불의 여신 정이> 속 이강천은 유정을 일본에 넘기는 등 악행을 저지르며 끝까지 딸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드라마는 끝내 사기장의 제대로 된 삶을 보여주지 못했다. 극 중심이 복수로 흐르면서 '불의 여신'이 아니라 '복수의 여신'이 아니냐는 조롱도 받았지만 그 복수도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또한 드라마의 한 축인 광해(이상윤 분)와의 로맨스도 복수에 가리긴 마찬가지였다.

따뜻한 감동도, 시청자에게 이렇다 할 메시지도 주지 못하고 <불의 여신 정이>는 막을 내렸다. 비록 극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지만 주연을 맡은 문근영과 이상윤 그리고 김범과 서현진, 이외에도 전광렬·정보석·변희봉들 신구 조화를 이룬 배우들의 열연은 칭찬 받아 마땅할 것이다.

한편 <불의 여신 정이> 후속으로는 하지원·주진모·지창욱·백진희 등이 출연하는 <기황후>가 방송된다.


불의 여신 정이 문근영 이상윤 전광렬 기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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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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