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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지난 8월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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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0일 오후 8시 25분]

"대선후보 : 기호 1번 대한민국, 기호 2번 북조선인민공화국 -펌"

"노환의 김대중과 수백억 뇌물혐의로 자살한 뇌물현(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하한 표현)의 죽음이 나랏님 탓? 노무현의 막말로 자살한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없는 후안무치한 문죄인(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를 폄하한 표현)"

"오늘도 기분좋게 5통화했어요~♬ 박근혜 후보 후원계좌 안내 대선승리로 가는 큰 힘이 됩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지난 18일 제출한 공소장 변경 신청서의 트위터 5만5689개 글 중 일부다.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20일 "국정원이야말로 최고의 악질 네티즌"이라며 "국정원이 아예 박근혜 후보의 온라인 선거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서에 첨부된 범죄 일람표 2237페이지를 입수, 분석해 발표했다.

변경된 공소장에 첨부된 트위터 글을 살펴보면, 국정원은 지난해 대선기간(9월 1일~12월 12일) 동안 당시 문재인·안철수 대선후보들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반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서는 지지하거나 찬양하는 글을 트위터에 수만 건 올렸다. 지역감정을 선동하거나 박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글, 야권을 일방적으로 종북으로 모는 글도 상당수 있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국정원 심리전담팀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작성하거나 재전송(리트윗)한 트위터 글을 분석한 결과, 대선개입은 물론이고 지역비하와 인신공격 등 국가기관으로서는 차마 저지를 수 없는 각종 충격적이고 불법적인 트위터 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종북인증 발찌 찬 문재인"... "박근혜 후보 후원계좌 안내해요"

야당 법사위원들의 분석에 따르면, 국정원은 문재인 후보에 대해 색깔론을 적극 제기했다. "종북인증 발찌 찬 문재인", "문재인은 정말 대한민국의 문제人", "종북 문재인이 당선되면 낮은 연방제-적화통일(공산화)을 이루려고 할 것입니다", "(북한 김씨왕조와 뜻을 함께 하는 적화통일 종북세력-문재인 VS 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국민-박근혜) 전쟁 중이다", "문재인 대북관은 종북을 넘어서 간첩수준" 등 종북몰이가 주를 이뤘다.

대선이 가까워지자 표현은 더욱 원색적으로 변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 시기(11월 1일~12월 12일) 국정원이 작성하거나 리트윗한 글은 전체 글의 12%에 달한다. 국정원은 "문재인의 주군은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일", "북한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문재인", "문재인 후보는 사퇴해야 합니다, 도둑놈이 도둑질을 하고 뻔뻔하게 대통령 후보가 되어~", "문재인 부친이 북괴 인민군 장교 출신?" 등의 글을 리트윗하거나 작성했다.

각 시기별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에 의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문제가 불거지자 국정원은 "노무현이 주적에게 넘겨주려 했던 서해안", "노김 비밀대화록 존재 여러 경로로 확인", "문재인 후보의 소위 NLL 사수 발언, 믿을 수 없는 이유" 등의 글을 작성하거나 리트윗했다.

"대통령은 개나 소나 아무나 기어나오면 되는 줄 알고, 국고보조금에 눈깔먼 좌빨갱이 개집년이나 별 미친 변호사들, 거짓부렁하는 잡놈", "박근혜는 마음도 넓다, 빨갱이 개XX들하고 다퉈야 하니" 등 야권을 싸잡아 비난하는 글도 다수였다.

지역감정 자극은 기본이었다. 국정원은 "전라디언은 대췌 어디로 가라능겨, 박근혜는 동교동계와 껴안았지, 촬스(안철수 후보를 폄하한 표현)는 처갓집 연일 미소 짓지, 문죄인은 고향이고 나발이고 다 버리고 전라디안 표 구걸하고 앉아있지", "호남에 진심으로 대하는 박근혜와 호남을 호구로 보는 안철수와 문재인" 등의 글을 작성하거나 리트윗했다.

국정원은 "안철수와 박원순 만남은 협찬, 특혜, 구라, 뻥, 위선을 극대화한 사건", "안철수는 지금까지 단일화 쇼를 한 것이다" 등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등 야권연대 사안에도 적극 나섰다.

반면,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비호하거나 찬양했다. 지난해 9월~10월 정수장학회 문제가 불거지자, 국정원은 정수장학회가 박 후보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2~3초 단위로 재전송했다. 또 "확실하게 준비된 여성 대통령 박근혜 후보의 로고송입니다, 무한 RT 부탁해요", "박근혜 고령자 임플란트, 암 등 4대 질환은 무료로 치료하게 한다" 등 박 후보의 공약 등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공교롭게도 국정원 심리전단팀의 트위터 활동은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자취를 감춘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12월 11일 (국정원 댓글 활동이 처음 드러난) 김하영 사건이 터진다"면서 "(국정원이) 깜짝 놀라서 (트위터 활동 등을) 잠정 중단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거 찾아낸 팀장 직무배제? 윤석열 팀장 복귀시켜야"

한편,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는 그동안 이번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됐던 김하영씨 등이 소속된 심리전단 3팀 5파트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김씨 등은 <오늘의 유머>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댓글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박범계 의원은 이날 '트위터 공작' 주체로 "심리전단 4개팀 중 SNS 등을 담당하고 있는 사이버팀이 한 일"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인터넷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여론조작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진 셈이다.

이와 관련, 야당 법사위원들은 "분석결과, (국정원은) 하루 평균 510건의 트위터를 확대·재생산한 것으로, 검찰이 지난 6월 기소한 '게시글 1970개, 찬반클릭 1711회'와 비교한다면 무려 15.1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선거개입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인터넷 여론의 추세가 댓글에서 트위터로 넘어가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지금까지 밝혀진 댓글사건과는 규모와 파급효과 측면 모두에서 차원이 다른, 심각한 선거개입 범죄"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수사팀 '복귀'를 요구하고 나섰다. 윤 팀장은 '트위터 공작' 혐의를 공소장에 추가·변경하는 과정에서 "중요 사건에서의 지시 불이행, 보고절차 누락 등"을 했다는 이유로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박영선 의원은 "수사팀이 자체적으로 열심히 해서 힘들게 증거자료를 찾아냈는데 그 팀장이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팀장을 배제한 자체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를 축소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춘석 의원도 "여주지청장인 윤석열 팀장이 내일(21일) 법사위 국정감사에 당연히 출석하리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출석하지 않는다면 법사위 차원에서 출석을 강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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