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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광고비, 많이 번 프로 & 많이 쓴 기업(2013년 1~9월, KBS·MBC)
 간접광고비, 많이 번 프로 & 많이 쓴 기업(2013년 1~9월, KBS·MBC)

역시 <무한도전>이었다. 특정 기업의 음료, 스마트폰, 의상 등을 방송에 노출해주는 대가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5억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KBS·MBC의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간접광고 판매액수를 기록했다. <무한도전>에 간접광고를 낸 기업들은 적게는 1500만 원, 많게는 6000만 원을 지불했다. 한 회당 가격이다.

간접광고 광고주 1위는 '삼성전자'였다. 드라마 주인공들이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자사의 PC를 쓰는 장면을 노출시키는 비용으로 18억 원 정도 썼다. 프로그램마다 회당 500만~5000만 원을 지불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방송광고공사(아래 코바코)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3년 1~9월 KBS·MBC 간접광고 판매현황' 자료를 <오마이뉴스>에서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간접광고(PPL, Product Placement)는 방송 프로그램에 기업 이름이나 상품 노고를 노출시키는 광고를 말한다. 공영방송인 KBS·MBC는 코바코를 통해 간접광고를 판매한다. 민영 미디어렙을 통해 간접광고를 판매하는 SBS는 이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무한상사' 정준하가 마포대교 오를 때, 삼성은 <무도>에 5천만 원 줬다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에 나오는 장면. 극중 정준하 과장이 마포대교에 있는 '생명의 다리'를 건너고 있다.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에 나오는 장면. 극중 정준하 과장이 마포대교에 있는 '생명의 다리'를 건너고 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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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시청자가 많다고 알려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올해 들어 9월까지 총 53건, 15억4500만 원어치의 간접광고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KBS·MBC의 전체 간접광고 매출액(134억7140만 원)의 1/10을 넘는 수준이다.

방송에 등장한 간접광고 상품들은 대부분 의상, 음료, 스마트기기 등이다. 방송에 1회 노출 시 평균 단가는 약 2900만 원이다.  

'한국코카콜라'는 '비타민워터'와 '코카콜라 제로' 등을 <무한도전>에 18차례 내보내고 총 3억6000만 원을 지불했다. 유재석, 노홍철, 정형돈 등 출연진 7명이 촬영 도중 비타민워터를 마시는 장면의 가격은 회당 1500만~2500만 원이었다.

지난 6월 <무한도전> '마이너리티리포트' 편에서 출연진들이 입은 스트라이프 반팔 티셔츠는 의류업체 '헤리토리'에서 마련했다. 이들은 1회당 6000만 원, 총 1억2000만 원의 간접광고비를 냈다. 자전거업체 '만도풋루스'는 광고비를 총 1억 원 지불하고 출연진들의 아이템 회의 장소를 제공했다. 

'삼성생명'도 5000만 원을 내고 6월에 방송된 '무한상사' 편에서 간접광고를 했다.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사면초가에 몰린 정준하 과장이 급기야 자살을 할 생각에 마포대교에 있는 '생명에 다리'를 찾아가는 장면이다. 생명의 다리는 삼성생명이 서울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자살 빈도가 높은 마포대교를 새롭게 조성해서 부르는 말이다.

코바코 관계자는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무한도전>은 2010년 간접광고가 법적으로 허용됐을 때부터 기업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다"며 "매월 프로그램 몰입도가 높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고정 시청층이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간접광고 판매액 2위는 KBS 2TV 주말드라마가 차지했다. 최고 시청률 47.6%를 기록한 <내 딸 서영이>, 가수 아이유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최고다 이순신> 등의 KBS 주말드라마는 1~9월 동안 109건의 간접광고로 15억4500만 원을 벌었다. 1회당 평균 간접광고비는 1490만 원이다. 주로 음식점, 커피전문점,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이 노출 상품으로 등장했다.

<내 딸 서영이>에서 극중 주인공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소였던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는 회당 1200~2200만 원, 총 1억1400만 원을 지불했다. 외식업체 '블랙스미스'는 <최고다 이순신>의 여자 주인공인 아이유가 아르바이트하는 음식점으로 노출하는 비용으로 3억3800만 원(회당 1300만 원)을 썼다.

3~5위 역시 간접광고 비중이 높은 드라마들이 장악했다. MBC 수목미니시리즈(76건, 13억7800만 원), KBS 수목드라마(55건, 8억3200만 원), KBS 월화드라마(46건, 8억1400만 원) 순이었다. 드라마 간접광고 매출액은 개별 프로그램이 아닌 방송사 기본 편성 기준에 따라 전산시스템에 기록되기 때문에, 특정 드라마의 이름이 아닌 '요일' 구분에 따라 광고액이 집계된다.

'아빠 어디가'와 '진짜사나이'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아래 <일밤>)은 6위를 차지했다. <일밤>은 27건의 간접광고로 6억8000만 원을 벌었다. 이외에도 두 방송사의 유명한 예능프로그램들이 4억~5억 원대의 간접광고 판매액을 기록했다.

TV 속 주인공이 쓰는 삼성 스마트폰, 회당 800~5000만 원

TV 드라마에 흔히 든장하는 휴대전화 사용 장면.
 TV 드라마에 흔히 든장하는 휴대전화 사용 장면.
ⓒ KBS <상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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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9월 총 KBS·MBC에 간접광고비를 가장 많이 쓴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53차례 제품을 노출하는 대가로 18억4200만 원을 지불했다. 다른 기업이 쓴 전체 비용의 14% 정도 차지한다.

이들이 주로 광고한 제품은 스마트폰, PC, 디지털카메라, 가전제품 등이었다. 프로그램에 1회 노출시킬 때마다 평균 약 2000만 원을 지불했다. 프로그램 출연자가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방송사에 800만~5000만 원 줬다.

삼성전자 뒤로는 '한국코카콜라'(34건, 6억 원), '카페드롭탑'(34건, 4억8200만 원), '웅진식품'(36건, 4억 원) 순으로 간접광고비를 사용했다. '멜론', '오뚜기', 'LG패션' 등은 3억 원대의 광고비를 썼다. 9위인 '현대자동차'는 총 28건, 2억7600만 원어치 간접광고를 내보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자사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에 회당 평균 980만 원 정도 지불했다.

기업의 간접광고비는 방송 시청률, 코바코가 매월 발표하는 프로그램 몰입도, 상품 노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코바코 관계자는 "시청률이 간접광고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태그:#무한도전, #MBC, #KBS, #간접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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