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남북경협기업인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대통령을 향한 남북경협기업인 메시지 전달식'을 열어 남북경협 재개와 피해기업의 생계대책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5년 넘게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업과 5.24 대북제재 조치로 3년 넘게 중단된 사업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며 남북경협 및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했다.
▲ 남북경협 재개 촉구하며 큰절하는 기업인들 남북경협기업인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대통령을 향한 남북경협기업인 메시지 전달식'을 열어 남북경협 재개와 피해기업의 생계대책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5년 넘게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업과 5.24 대북제재 조치로 3년 넘게 중단된 사업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며 남북경협 및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열린 '대통령을 향한 남북경협기업인 메시지 전달식'에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이 참석해 남북경협기업인들의 피해사례를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 목이 타는 남북경협 문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열린 '대통령을 향한 남북경협기업인 메시지 전달식'에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이 참석해 남북경협기업인들의 피해사례를 들으며 물을 마시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런 날이 오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우리는 기업인이지만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북쪽 사람들과 만났고,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 간 경계를 허물어가며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정부의 일방적 조치로 인해 기업이 파산하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온갖 경제적이고 정신적인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유동호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 위원장의 울분에 찬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광화문지사 앞에서 남북경협 비대위 주최로 '대통령을 향한 남북경협기업인 메시지 전달식'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그간 남북한 경제협력에 참여했던 기업인들과 통일을 염원하는 종교계 인사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발언이 진행되던 중, "박근혜 대통령과 국민들께서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의미"라며 세종대로 옆 인도로 나와 큰 절을 세 번 하기도 했다.

사회를 본 송대우 비대위원은 "지금껏 정부를 상대로 시위해 왔지만 아무런 대책도 나오지 않았고, 해결 의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박 대통령을 상대로 기업인들이 직접 외치는 오늘 전달식이 남북 경협이 재개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북경협 비대위에는 127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제외한 1100여 개 남북경협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90년대부터 북한 지역 전역에 걸쳐 농수산물 교역, 금강산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과 경제적 협력을 진행해왔다.

4년째 사업 못하는데도 정부는 묵묵부답... "어떻게 보상할 건가"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남북경협사업 손실보상특별법 통과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 거리로 나선 남북경협기업인들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남북경협사업 손실보상특별법 통과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유동호 위원장은 "금강산 관광과 남북경협은 90년대부터 시행돼 남북 간 관계를 녹여왔던 사업"이라며 "그러나 금강산 관광은 6년째 중단됐고, 개성공단을 제외한 경협기업들도 2010년부터 4년째 사업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정부는 어떤 피해보상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강산 관광은 지난 2008년 7월 11일, 당시 금강산 관광을 갔던 박왕자씨가 북한 초소병에 의해 피살되면서 전면 중지됐다. 최근 정상화 합의에 이른 개성공단을 제외하고는, 경제협력 또한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의 결과로 나타난 5·24 조치(대북지원 및 북한에 대한 신규투자 전면 중단 조치)로 인해 중단된 상태다.

급작스레 중지된 남북경협으로 생겨난 피해자들을 위해 법안도 발의됐지만 통과된 것은 없다. 지난해 9월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 또는 5·24조치로 인한 남북경협사업 손실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안' 등 총 4개의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비대위 운영지원실장인 정숙경(45)씨 또한 당시 북한에 투자했던 기업에서 일했다. 정씨는 "우리 회사는 2006년 무렵 개성공단 바로 옆에 있던 북한 땅을 50년간 임대하기로 계약하고, 막 사업을 시작하려던 차에 박왕자씨 사건이 터져 교류가 금지됐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중지 조치로 인해 회사는 거의 파산하다시피 했고, 100명이 넘었던 직원들도 지금은 다 뿔뿔이 흩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전달식에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은 "공과 과가 모두 있겠지만,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잘했던 일은 줏대 있게 남북협력관계 물꼬를 트고 확장해 나간 것"이라며 "이건 민족사에서 지울 수 없는 대단히 중요한 일로 기억될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어떠한가"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앞서 오후 1시께부터 '남북경협·금강산관광 전면재개'가 쓰인 피켓을 들고 광화문 곳곳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비대위는 지난 9월초부터 시작한 '남북경협사업 손실보상특별법 통과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경협 재개 운동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남북경협, #경제협력, #남북관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