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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10만인클럽 환경운동연합은 '흐르는 강물, 생명을 품다'라는 제목의 공동기획을 통해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구간을 샅샅이 훑으면서 7일부터 6박7일 동안 심층 취재 보도를 내보냅니다. 전문가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어민-농민-골재채취업자들을 만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또 한강과 금강 구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기획기사를 통해 선보이겠습니다. 이 기획은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가 후원합니다. 10만인클럽 회원, 시민기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과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도 10일 '오마이리버'의 숙소인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을 찾았습니다. 두 분은 내일 '오마이리버'와 함께 자전거에 오릅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과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도 10일 '오마이리버'의 숙소인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을 찾았습니다. 두 분은 내일 '오마이리버'와 함께 자전거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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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4대 문명이 강에서 발생했듯이 강은 문명의 젖줄이며 국가 발전의 동맥이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밝힌 추진 배경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인류의 문명을 강에 비유했다. 틀린 말도 아니다.

하지만 낙동강 낙단보를 건설하면서 화약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마애불상이 훼손됐으며, 충남 공주에서는 공산성이 무너지기도 했다.

강바닥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묻혀있을 것이라며 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자 이명박 정부는 문화재 조사위원을 교체하고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강바닥을 준설하고 보를 만들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4대강 공사구간에 129점의 국가지정문화재와 300~ 400점이 넘는 지방문화재가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을 자전거로 달린 <오마이리버>팀은 지난 10일 오후 경북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과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이철재 에코큐레이터, 김종술 시민기자와 함께 4대강 사업이 문화재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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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백제 삼천궁녀가 봤다면 통곡했을 것"

황평우 소장은 "4대강 주요 지점에 문화재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나를 포함해 비판적인 문화재위원을 모두 교체했다"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위원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백제의 혼이 살아 숨쉬는 공산성이 붕괴된 모습을 처음 취재했던 김종술 시민기자는 "백제의 슬픈 역사마저도 4대강 사업이 다 밀어버렸다는 의혹이 있다"고 입을 뗐다. 김 기자는 "금강은 벡제문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데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금강을 준설했다"고 토로했다.

이철재 큐레이터가 "새누리당의 한 국회의원이 4대강 사업 안 했으면 삼천궁녀가 금강에 뛰어내리다가 머리가 깨져 죽었을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하자 김종술 기자는 "당시 4대강 공사를 했다면 뛰어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삼천궁녀가 본다면 통곡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평우 소장은 "고구려군이 침범해오니 백제가 후퇴하면서 자리를 잡은 곳이 공산성"이라며 "고구려에 대항하면서 백제의 가장 부흥기를 맞았던 공산성을 이명박이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1000년 동안 끄떡없던 성이 무너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종술 시민기자
 김종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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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시민기자는 "지난 8월 초 공산성 성곽에서 배부름 현상이 발견됐다"며 "구덩이가 3미터나 꺼지는 싱크홀도 발견됐는데 국토부는 '4대강 사업 때문이 아니라 비가 많이 와서 그렇다'며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주의 사적지인 공산성이 무너진 것은 백제의 자존심이 무너진 것이고 공주의 자존심이 무너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강 주변의 문화재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항진 위원장은 "여주에는 2개의 나루터가 있고 수장된 문화재들이 엄청 많다"며 "하지만 이곳도 준설을 해 문화재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이항진 여주환경연합 집행위원장.
 이항진 여주환경연합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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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독일은 엘베강에 현대식 다리를 건설하면서 경관이 훼손,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됐다"며 "경관을 훼손한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문화재 인식은 '꽝'

이명박 전 대통령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은 어땠을까. 황평우 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행했던 청계천 사업에 대해 떠올렸다. 당시 이명박 시장은 문화재를 발굴하자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청계천에서 생활도자기부터 신라시대 유적까지 나왔다"며 "엄청나게 많은 유적들을 보면서 아테네 그리스 로마시대보다 더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명박 당시 시장은 청계천에서 나온 석축을 보고 "이런 돌덩이 하나 가지고 난리냐"라며 역정을 내기도 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황 소장은 "청계천에서 나온 석축들이 하수종말처리장 안에서 방치되고 있다"며 "유적이 나왔는데도 박물관에서 보관하지 못하는 이유는 하천에서 나온 슬러지(폐기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4대강 사업이 끝난 지금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황 소장은 4대강 사업으로 훈장을 받은 사람들 중에 문화재청 관계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들에 대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황 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문화재청장과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들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유산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직시한 헌법9조와 문화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철재 활동가.
 이철재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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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시민기자는 "4대강 공사구간에 대한 문화재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강 주변에는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많은 문화재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재 큐레이터 역시 문화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시민들의 역사인식도 높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의식이 깨어 있어야 조사도 가능하고 책임자 처벌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어떤 문화재가 파괴되고 망가졌는지 조사하고 확인해야 됩니다. 또한 문화재를 파괴한 책임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는 반복 됩니다. 그것이 역사적 교훈이지요."


태그:#4대강공사, #문화재, #공산성?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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