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4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
 14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
ⓒ 심상정 의원실

관련사진보기


삼성그룹의 노조파괴 전략이 담긴 문건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삼성이 '무노조경영'을 내세우며 노골적인 노조 탄압을 한 정황이 있어 왔지만 그 실체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문건에는 삼성이 그룹차원에서 노조와해를 계획했고 실제로 이를 이행한 결과까지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불거진 신세계 그룹 이마트 사례에 이어 재벌 대기업들의 불법적인 무노조 경영이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4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이하 노사전략문건)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JTBC 9시 뉴스를 통해 공개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삼성은 이 문건에서 노조가 설립될 경우 노조 해산, 교섭 거부, 노노 갈등 유도 등의 대응을 계획해 놓고 있다. 또 사내에 노조대응세력을 조직해 놓고, 문건에서는 '알박이 노조'로 표현되는 일명 유령노조를 준비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전문 법지식이 있는 법학과 출신을 직원 280명당 1명씩 담당자로 두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작성된 것으로 확인된 이 문건은 ▲ 2011년 평가 및 반성 ▲ 2012년 노사 환경과 전망 ▲ 2012년 노사 전략 ▲ 당부 말씀 등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특히 복수노조가 시행된 2011년 그룹 계열사 전체에 대해 2차례의 대응 태세 점검을 했으며, 2만9천명을 대상으로 특별 노사교육과 모의훈련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복수노조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온갖 불법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는 게 심 의원의 설명이다.

이 같은 문건의 내용은 지난 1월 <오마이뉴스>가 최초 보도한 신세계 그룹 이마트의 문건과 거의 동일하다. 당시 공개된 신세계 그룹 문건에는 그룹차원에서 노조를 와해하기 위한 전략이 세워져 있었고, 삼성의 사례가 본받아야 할 예시로 제시됐다.(관련기사 : 이마트 사찰,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계획, 신세계 문서에서 삼성이 보인다 )

개인 주량까지 파악한 <100과 사전> 제작

삼성은 신세계 그룹과 마찬가지로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사찰하고 때로는 징계를 위한 비위 채증까지 준비했다. 삼성의 노사전략문건에는 문제인력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개개인에 대한 <100과 사전>을 제작한 SMD(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사례가 언급돼 있다. 여기에는 "개인 취향, 사내 지인, 자산, 주량까지 꼼꼼히 파일링하여 (현재) 사용 중"이라고 명시된 것으로 비춰볼 때 실제로 그룹 전반에 시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를 업무에 관한 것으로 정해 놓은 법을 위반한 것으로 지적받는다. 기업이 직원의 개인정보를 일정 관리할 수 있지만 그것은 업무에 한정돼야 하며 또 본인의 동의가 있는 정보만 수집할 수 있다. 그 범위를 넘어선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지난해 노사 전략의 기조를 '노사 사고 예방을 위한 총력 대응체제' 구축과 '노조 설립 시 전 부문 역량 집중, 조기 해결'을 토대로 '항구적 노사안정 기반 구축'으로 잡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추진 과제를 마련했다. 삼성은 특히 노조가 설립될 경우 "전 부문 역량을 집중"하고 "노조 대응 전략과 전술을 연구 보완하여" 노조를 '조기에 와해'시키고, '고사'시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사 사고 예방'(노조 설립 저지)을 위한 10개 추진 과제의 주요 내용 가운데에는 ▲'문제 인력' 노조 설립 시 즉시 징계를 위한 비위 사실 채증 '지속' ▲임원 및 관리자 평가 시 조직 관리 실적 20~30% 반영 ▲노사협의회를 노조 설립 저지를 위한 대항마로 육성 ▲비노조 경영 논리 체계 보강 ▲동호회 활동 독려 등이 포함돼 있다.

삼성은 기존 노조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을 구분해 대응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삼성은 기존 노조가 설립돼 있는 삼성생명 등 8개사에 노조가 만들어졌을 경우에는 ▲기존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을 근거로 신규 노조와 단체 교섭을 거부하고 ▲기존 노조를 통해 신규 노조 해산을 추진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전 노조가 '알박이 노조'로 활용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등 노조가 없는 회사에서 노조가 설립됐을 경우에는 ▲전 부분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여 조기 와해에 주력 ▲불가 시 친사(어용) 노조 설립 판단 후 교섭을 진행하며 '고사화 추진 방침'을 세워놓았다.  

설령 노조가 설립되더라도 "교섭이 개시되면 시간을 끌면서 단호하게 대응"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실무협상을 통해 본교섭을 최대한 지연하면서 노조원 탈퇴 설득 등을 통해 (노조를) 고사"시킨다는 대응 계획을 세웠다. 삼성은 지난 2011년 이 같은 교섭 전술을 성공시키기 위해 인사 담당 임원 167명, 협상전문가 192명 등 모두 359명을 대상으로 모의 단체교섭을 모두 4차례 실시한 것으로 노사전략 문건에 나타났다.

심상정 "삼성의 변화 없이 경제민주화 불가능하다"

 14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
 14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
ⓒ 심상정 의원실

관련사진보기


문제는 삼성의 이런 노조 와해 전략이 실제로 이행됐는지 여부다. 단순 계획만으로는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미 일정 부분은 이행실적이 나와 있는 등 실제 시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8월 설립된 전국금속노조 삼성지부(삼성노조)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도 이 문건 내용이 그대로 시행 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에버랜드 소속 노동자 4인이 설립한 삼성노조는 설립 직후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연이어 징계를 받았다. 최근 법원은 이들이 노조설립을 알리기 위해 유인물을 배포하는 과정에서 삼성 측이 이를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관련기사 : 법원 "무리한 고소로 노조 방해"... '무노조 삼성'에 '일침')

심상정 의원은 "경제민주화라는 것은 '법 앞에 평등'과 '노조 인정', 이 두 가지가 핵심"이라며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선언이 있고 난 이후, 시장권력의 정점에 서있는 삼성의 변화 없이 경제민주화는 불가능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가지고 있는 정치·경제·사회의 비중을 볼 때 무엇보다 삼성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날 JTBC 9시뉴스에 출연해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자료 입수 경로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삼성의 변화 없이 한국사회 미래 변화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분으로부터 제보가 있었다"며 "현재 국회에서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삼성의) 최고위 경영진을 증인으로 심문하거나, 안 되면 별도의 청문회를 추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JTBC에 따르면 삼성은 이날 공개된 노사전략문건과 관련해 "우리가 작성한 게 맞다, 바람직한 조직 문화를 토의하려고 작성한 것이다. 삼성은 노동조합이 불필요한 경영을 해왔다, 경쟁업체인 애플과 구글도 노조가 필요없는 경영으로 세계적인 그룹이 됐다"며 "직원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조직 분위기를 활성화 하자는데 중점을 두고 작성한 문건"이라고 해명했다.
첨부파일
A0001915961.pdf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