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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하는 도로 명 주소(아래 새주소)는 종전의 지번주소 중에서 '동·리와 지번'을 없애고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도시의 경우라도 건물이 없는 곳과 건물이 없는 산야(山野)에는 새 주소를 부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새 주소가 시행된 후에도 건물과 토지의 지번은 그대로 사용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새 주소는 건물 주소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도로 명 주소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전국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새 도로 명 주소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내년 1월 1일 전면 시행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가 51.4%, 자기 집의 도로 명 주소를 '잘 알고 있다'가 56.3%로 나타났다. 전면 시행이 걱정된다.

도로 명 주소 안내 시스템(www.juso.go.kr)에서 서울시청의 새 주소를 찾으면 서울시청의 새 주소는 안나오고 서울시청 남산별관, 서소문 별관이 나온다. 남산별관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삼일대로 231'로 검색되고 '명수대 OO아파트 OO동 OOOO호'의 새 주소는 '서울특별시 동작구 현충로 119 OO-OOOO'으로 나타난다. 이 두 주소를 가지고 길을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아마 두리번거리거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아는 사람은 이 주소에 살거나 근무하거나 해당 동(洞) 직원 정도 일 것이다.

그 이유는 옛 주소에는 건물명인 '서울시청 남산별관' '명수대 OO아파트'라는 이름이 들어 있었는데 새 주소에서는 건물명을 넣지 않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에 쓴 두 주소를 가지고 해당 동(洞)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새 주소와 지번이 동일하지 않은 곳이 많아서 건물을 매매할 경우에 새 주소와 지번 주소를 같이 써야 한다.

그리고 여러 동의 건물이 있는 대학교의 경우에는 건물별로 도로명 주소가 부여되기 때문에 해당 대학교의 새 주소는 검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 주소는 상 대학교의 주소는 없다. 따라서 행정은 물론 생활에도 일대 혼란과 불편이 예상된다.

새 주소에도 건물명을 반드시 넣어줘야 생활에 편리함을 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교와 같이 여러 개의 건물이 있는 곳에는 큰 명칭인 '대학교'으로도 검색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다음으로 새주소 표기 방법 안에는 건물번호가 '12' '12-5' '12, 5' '12-57 7' '12-5 101-703'처럼 표기되기도 하는데 이를 어떻게 읽고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큰 혼선이 예상된다.

또한 새 도로명의 형평성과 불안전성도 문제다. 서울시의 경우 종교 색을 배제하기위해 '화계사로'를 '덕릉로'로 '보문사길'을 '지봉로'로 변경했지만 충북도는 법주사로, 구인사로, 성당길 등을 계속 사용한다고 한다. 주소는 영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천태만상으로 부품모듈화산업로, 국제금융로, 자동차로, 먼우금로. 새들백길, 크리스털로 등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주소가 많이 있다. 도로 명 주소 변경고시가 2013년 10월 1일 기준으로 수백 회 있었다는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끝으로 도로와 길 수(數)가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같은 이름 또한 많이 있으며 새 주소와 함께 바뀌어야 할 새 우편번호가 있는지 없는지 오리무중(五里霧中)인 상태다.

안행부에서는 외국인의 길 찾기 비용, 택배업체의 길 찾기 등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만 연간 3조4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길을 찾는 것은 스마트 폰과 내비게이션이 있기에 별 문제가 안 된다.

새 도로명 주소와 지번주소가 따로 놀지 않고 '도로명 주소=지번 주소'가 되는 주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반드시 주소에 건물명을 넣어줘야 생활에 편리하다는 것을 첨언해 본다.

지금부터라도 지역주민과 향토사학자·역사학자·문화전문가·언어학자 등의 자문을 받아 역사문화성과 전통성을 살리면서 실생활에 편리하고 영원한 주소가 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이리여고교장, 전라북도교육청 장학관, 과장, 교육부교육정책심의회 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으로 있습니다.



태그:#새 주소, #도로명 주소, #주소, #도로명 새주소, #건물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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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에서 퇴직하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 이리여자고등학교 교장, 전 교육부 교육정책심의회 위원, 현 좋은교육운동본부 회장, 도덕성회복국민운동본부 부총재, 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으로로 봉사활동에 입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잘 보고 있으며, 우리교육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기자회원으로 가입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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