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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패드로 언어 그룹수업 중비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아이패드로 언어 그룹수업 중비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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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을 이끌며 디지털혁명을 주도한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은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지 두 해가 지났다.

네덜란드에서 올해 9월까지 7곳의 학교가 '스티브 잡스'의 이름을 달았다. 스티브 잡스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스티브 잡스 학교는 초등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학교'라는 간판을 걸고 디지털 수업을 선도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교육재단 O4NT의 O4NT는 '새로운 교육의 시간'이라는 의미다. O4NT의 창립을 주도한 이는 교육계 인사가 아니라 네덜란드에서 유명한 여론조사전문가인 마우리스 드 혼뜨(Maurice de Hond)다.

현재 스티브 잡스 스쿨 브레다(Steve JobsSchool Breda)와 스네이크시에 있는 마스트 스티브 잡스 스쿨 (Master Steve JobsSchool in Sneek)은 전적으로 O4NT의 콘셉트로 수업을 진행 중이다. 암스테르담 좌우드오스트의 드 스테르(De Ster), 엠만의 드 레흔보흐(De Regenboog) ,히에른브리이트의 드 드붸스판(De Regenboog), 그리고 알미르에 있는 디 히탈리스(De Tweespan)와 드 아르호나우트(De Argonaut)가 스티브 잡스 학교로 문을 연다. 올해 이들까지 포함해 12개의 학교가 '스티브 잡스 학교'로 문을 연다.

딸을 위해 '스티브 잡스 학교' 설립한 아버지

 마우리스 드 혼뜨와 딸 다프너. 아빠는 딸의 교육을 고민하다가 '스티브 잡스 학교'를 만들었다.
 마우리스 드 혼뜨와 딸 다프너. 아빠는 딸의 교육을 고민하다가 '스티브 잡스 학교'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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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학교' 설립을 주도한 마우리스 드 혼뜨는 자신을 '다프너의 아버지'라고 소개했다. 실상 그가 이 학교 설립을 주도한 이유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인 다프너 때문이었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에 딸이 다녀야 한다고 상상하니 아이의 미래에 걱정이 앞섰다는 그는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고,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하기 시작했다.(아래 박스 인터뷰 참조)

이들은 협의의 과정을 통해 교육부에서 지정하는 교과시간과 교육목표에 부족함이 없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 학교'는 교육부가 아니라 전적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스티브 잡스 학교'는 아이패드를 통한 1:1 개별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각자가 지닌 창의력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7개인 스티브 잡스 학교 가운데 그룹지도를 병행하는 학교가 5개이며 철저히 개별 수업만을 하고 있는 학교는 2개다. 그러나 앞으로 성과를 보면서 개별 수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곳은 네덜란드 다른 학교과 마찬가지로 무상교육이 진행된다.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아이패드 사용 금액인데 이는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월 5유로씩 2년 납입 후 아이패드가 개인 것이 되는 경우도 있다.

기자가 지난 9월 스티브 잡스 학교인 알미르에 있는 디히탈리스 학교를 찾았을 때 떠들거나 수업에 관심 없어 하는 아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이들은 조용한 가운데 아이패드에 있는 내용에 집중하고 있었다. 기술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뷔체는 혼자서 산수 정원이라는 앱을 하며 열심히 메달을 모으고 있었고, 산수가 뒤처진다는 산지나는 교사에게 개별 지도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듀크는 색깔을 만드는 앱을 통해 미술 공부를 하고 있었다.

아이패드와 연동된 개별 맞춤수업

그룹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은 교실의 특성에 맞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언어를 공부하는 교실, 산수를 공부하는 교실 등 학습 특징에 맞는 교구와 전자칠판, 아이패드가 연동돼 교사 지도에 따라 학생들은 앱 사용법을 전달 받아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모습은 새로운 교육 현장을 보는 즐거움 마저 느끼게 했다.

 아이패드로 개별수업을 받고 있는 산지나.
 아이패드로 개별수업을 받고 있는 산지나.
ⓒ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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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한국과 달리 학군제로 운영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학교 운영 방식이나 종교, 그리고 수업내용 등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각 학교마다 특색있는 교과 과정과 교육 방식을 만들어내는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티브 잡스 학교가 생기자 자녀의 학교를 이곳으로 옮기는 부모들도 생기고 있다고 한다. 21세기는 지금까지 배워온 수업 방식으로는 사회에서 적응하고 생활하기가 힘들 수 있다는 게 부모들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마인드와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만으로 21세기의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스티브 잡스 학교라고 해서 꼭 21세기형 디지털 인재를 만들어내는 학교는 아니다. 그렇다고 소프트웨어 개발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학교에서 아이패드만을 사용하는 다지털 광을 만드는 교육은 더더욱 아니다. 이 학교들의 콘셉트는 종이책을 이용한 다소 지루한 학습 방법을 개선하고,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똑같은 학습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기보다는 개별적인 특성에 맞게 개별 목적을 갖는 교육을 해나가데 있다. 또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학교교육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핵심 목표다.

재단측은  태블릿 PC를 아이패드로 선정한 것은 스티브 잡스 이름 때문이 아니고 아이패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교육용 앱들이 많은 것이 이유라고 했다 . 이는 이미 교육에 아이패드가 사용되기를 열망했던 스티브 잡스의 앞선 노력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렴하면서도 기능이 좋은 다른 기기가 있다면 언제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재단측의 설명이다.

 스티브 잡스 학교 학생들이 아이패드로 산수교실 그룹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스티브 잡스 학교 학생들이 아이패드로 산수교실 그룹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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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어린 나이(초등학교 졸업)에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시험을 치러야 하고, 그 시험을 통해 자신이 대학에 갈지 아니면 기술을 배울 것인지 결정되는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아이들이 초등학교부터 시험 스트레스에 시달려 행복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참 이상한 점은 네덜란드에서는 정규 수업 외에 학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학원과 과외를 비롯한 사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학교 교육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향후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교육 기반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증은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네덜란드에서는 기존 교육의 수술을 갈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 혁신을 꾀하고 있다. O4NT 재단을 설립한 마우리스 드 혼뜨 역시 교육 혁신을 주창하던 사람 가운데 하나다. 지금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다프너가 스무 살이 되는 2037년을 상상하니 지금의 교육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스티브 잡스 학교를 만들었다는 드 혼뜨. 그는 생각을 같이하는 학부모와 교사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가장 힘이 될 교육 방법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험적인 제도 고민 가능

초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충분한 교과 과정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부가 정해둔 시수를 채우는 것에 굳이 학교라는 건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곳은 가정이 될 수도 있고, 부모와 함께 나선 여행지가 될 수도 있으며 또한 기존의 학교 건물이 될 수도 있다. 365일 문을 열어 둔 아이패드를 통해 학교 건물의 이용 빈도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재단의 설명이다.

시공간을 초월한 학습 방법은 이제 학생과 학부모가 방학기간도 자율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배경을 만들고 있다. 네덜란드 교육부는 이미 방학자율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교사의 근무시간 문제와 행정적인 기반을 모두 충족하면서 자율 방학제를 도입하는 게 무리가 따랐다. 그러나 디지털 수업 방식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수업 내용을 아이패드로 충분히 인지할 수 있고 교사와 학부모의 학업 성취에 대한 의견도 아이패드의 앱을 통해 논의할 수 있다. 또한 학업 성취에 따른 교육 평가도 아이패드로 진행할 수 있다.

교육부는 실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티브 잡스 학교들의 교과 과정이 타 초등학교와 비교해서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학교의 교과 과정을 운영하고 싶은 학교들은 O4NT 재단과 협의하여 교육 시스템을 수용해 진행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앞으로 몇 개의 스티브 잡스 학교가 더 생길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새시대를 위해 교육 방식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교육은 과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마우리스 드 혼뜨의 말처럼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는 교육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육을 이끄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아이패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교육은 아니다"
[인터뷰] 스티브 잡스 학교 주도한 마우리스 드 혼뜨

 '스티브 잡스 학교'를 설립한 마우리스 드 혼뜨.
 '스티브 잡스 학교'를 설립한 마우리스 드 혼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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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블릿 PC는 여러종류가 있다. 굳이 아이패드로 수업하며 '스티브 잡스 학교'라고 명칭을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첫걸음을 훨씬 경쾌하게 만든 인물이다. 그의 이름은 상징적인 의미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아이패드를 이용한 교육과 관련돼 벌써 수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이 스티브 잡스 생전에 공들여 만들어져 전파됐기 때문에, 사실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은 아이패드를 활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스티브 잡스 학교라는 이미지에 맞게 아이패드를 쓰고 있는 셈이다. 교육용 앱과 기기들은 언제든 교과 과정에 용이한 것으로 교체할 수 있다고 본다."

- 스티브 잡스 초등학교 수업 방식과 연계시킬 중고등학교의 디지털 기반이 있나?
"종이책을 없애고 태블릿 PC 기반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학교들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중고등학교도 마찬가지로 학교 마다 특성을 갖춰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교육 방법과 사용기기들은 자동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닐까?"

- 향후 스티브 잡스 학교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가?
"스티브 잡스 학교를 더 많이 늘여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단지 O4NT 재단의 교과 과정과 교육 방법론에 동의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방식이 보편화 될 때까지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 왜 스티브 잡스 학교를 만들게 됐나. 이후 계획도 궁금하다.
"내 딸이 만4세로 이제 학교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교육과정을 살펴보니 세상이 바뀌는 속도에 전혀 맞지 않게 전통적인 교육 방법만을 고수하고 있더라. 내 아이가 스무살이면 2037년인데 지금의 교육 방식으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암담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이 알게 되었다. 학교 교장, 교사, 학부모 등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에 대해 뜻을 모았다. 꽤 긴 시간동안 이러한 협의와 토론과정을 거쳐 지금의 O4NT 재단이 설립하게 된 것이다."

- 교육에 대한 정의를 자신의 관점에서 한다면.
"교육은 교사에 의한 주입식 지식전달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지식은 도처에서 얻을 수 있다. 구글, 위키피디아,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 좋은 지식이든 그렇지 않은 지식이든 자신이 원한다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다. 단지 교사들에 의해 전해지는 책 속의 지식만이 전달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그렇다면 지식을 얻는 것만이 교육이 아닐 수 있다. 지식을 얻었으면 내 것으로 써야 하고 어떻게 내 것으로 쓸 수 있을 것인가라는 방법론을 배우는 것이 교육 아닐까?"

- 학교 설립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학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지정한 교과 과정에 적합한 과목별 교과시간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교육방법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교과과정을 충족해야만 했다. 방법론이 다르다고 기존 교과과정을 모두 무시할 수는 없다. 교육부와는 지금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네덜란드의 전반적인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에 초점을 맞추어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디지털 교육, 가상의 교육, 그리고 시공간을 초월한 교육으로 인지발달과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들을 다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스티브 잡스 학교 교육만으로 충족되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아이패드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디지털 교육에 초점을 맞춘 학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어떻게 아이들이 아이패드만으로 수업을 할 수 있겠나. 교육이라는 것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며 교사들의 경험을 통해 전달되는 많은 정보들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팀워크를 형성하는 것, 건강을 지키는 방법, 문화예술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부분 등은 디지털 교육만으로 이뤄질 수 없는 부분이다. 스티브 잡스 학교는 교육 방법론에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디지털 교육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고,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서 더 많은 정보 공유를 터득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철저히 아이들의 미래에 중심을 둔 교육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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