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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6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규열 전 국정원 심리전단 3팀 5파트장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민간인 조력자 이정복씨에 대해 "완전히 다 이야기하겠다"면서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고, 재판장은 이를 일부 받아들였다. 원세훈 사건 공판에서 비공개 요청이 받아들여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파트장은 심리전단 직원 김하영씨의 직속 상관으로서, 본인이 직접 다음 아고라 등에 게시글을 올렸을 뿐 아니라 대학 동기 사이인 이정복씨를 사이버 공작 활동에 끌어들여 매월 300만 원을 지급한 장본인이다. 앞서 열렸던 공판에서 최영탁 전 심리전단 3팀장은 외부조력자 이정복씨에 대해 "해당 파트장(이규열 5파트장)이 우리 부서에 오기 전부터 활용해오던 인물"이라며 "알아서 관리했다"고 진술했고, 김하영씨 역시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증인 신문 과정에 이정복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 지인과 관련된 사항은 비공개로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검사가 이미 검찰 조사 때 진술했으면서 비공개로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이 전 파트장은 "검찰에서 진술했다 하더라도 더욱더 상세하게, 완전히 다 이야기할 작정으로 나왔기 때문에, 그럴 경우 수사기밀이라든지 그 친구와 저의 신변 문제 등이 있어서 비공개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장은 "외부조력자에 대한 부분은 기존 언론 보도가 된 형식적인 부분을 제외한 실질적으로 어떻게 연락이 돼서 어떻게 했는지 구체적인 부분은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다고 보인다"면서 이 전 파트장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다만 기존에 알려진 형식적인 부분은 공개된 법정에서 진행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증인 신문 마지막에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진 신문에서 이 전 파트장은 이정복씨에 대한 상세 사항은 "이따 비공개 법정에서 말하겠다"며 비껴갔다. 다만 이씨에게 매월 300만 원씩 지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명목이 사이버 활동에 대한 참여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까지 계속된 이 전 파트장에 대한 공개 증인 신문은 오후 3시45분경까지 계속됐고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다음은 공개 법정에서 오간 일문일답이다.

- 이정복씨의 글 게시 등 사이버 활동과 관련해 증인이 이정복에게 어떤 글을 쓰라고 한 적이 있는가.
"그렇게 지시한 적 없다. 나중에 다 이야기하겠다."

- 이정복씨가 유머글 같은 것을 올리는 것을 보고, 그런 것 쓰지 말고 정통 종북 관련 글을 쓰라고 질책한 적 있나.
"그렇다."

- 그럼 그것도 글 작성 방향 아닌가.
"그건 방향이라기보다도… 그것도 비공개에서 이야기하려 했는데, 그 친구가 우리 국정원 직원도 아니고 심리전단 요원도 아니고 일반인 아닌가. 그 친구가 심리전을 뭘 알겠나.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종북 세력 비난, 북한 3대 세습이라든지 북한 체제 비난하는 것 위주로 작성하라. 특정 정치인 비난하지 마라, 이렇게 이야기했다.

심지어 나는 그 친구와 담배를 수시로 태우는데, 옥상에서 만나서 '야, 우리는 대통령이 누가 되든 아무 상관없다, 문재인 후보가 되든 박근혜 후보가 되든 안철수 후보가 되든 아무 상관이 없다, 당선되는 후보에 따라서도 대북정책은 다 바뀐다, 그런 의미로 정치인 관련해서 쓰지 말고 종북이나 안보 관련해 글을 써라'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 이정복씨는 일가친척의 인적 사항을 받아서 열정적으로 일할 때 증인이 자기를 찾아와서 (사이버 활동에 대해) 물었기 때문에 자신의 활동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증인은 이정복씨의 활동에 대해 다 확인해보지 않았는가.
"비공개 자리에서 제대로 다 말하겠다."


태그:#원세훈, #이규열, #김하영, #이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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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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